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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신명기 (1)]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20220630 청파교회 새벽설교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신명기 1장 6-8절> 

 

6. "우리가 호렙 산에 있을 때에, 주 우리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 산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으니, 

7. 이제 방향을 바꾸어 나아가, 아모리 사람의 산지로 가거라. 그 인근 모든 지역, 곧 아라바와 산지와 평지와 남부 지역과 해변으로 가거라. 또 가나안 사람의 땅과 레바논과 저 멀리 있는 큰 강, 유프라테스 강까지 가거라.

8. 내가 너희 앞에 보여 주는 이 땅은, 나 주가 너희에게 주겠다고, 너희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한 땅이니, 너희는 그리로 가서 그 땅을 차지하여라."

 

 

되풀이 한 계명의 기록

 

오늘부터 모세오경의 다섯 번째 책이자, 토라의 마지막 책인 신명기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신명기는 하나님 말씀을 복습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명기에는 하나님께서 그간 모세를 통해 하셨던 말씀이 다시 한 번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명기를 일러 ‘되풀이 한 계명의 기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신명기는 모세가 전하는 메시지의 성격에 따라 크게 세 단락으로 나뉘기도 하지만, 신명기의 핵심 줄기는 명확합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사는 법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실 모세가 이처럼 율법을 반복해서 전하는 이유가 오늘 본문 3절에 등장합니다. 읽어드리겠습니다. “이집트에서 나온 지 사십 년째가 되는 해의 열한째 달 초하루에, 모세는 주님께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라고 명하신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였다.”(3) 신명기 1장 3절은 현재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에서 보낸 시간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탈출한 후, 광야에서 40여 년간 살았습니다. 그 사이에 새로운 세대가 태어났고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일어났습니다. 신명기는 바로 이 새로운 세대, 즉 광야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2세대를 향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명기의 배경

 

신명기의 배경은 요단강 동편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현재 요단강 동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들은 이 요단강을 넘기만 하면, 곧 하나님의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서게 됩니다. 물론 가나안에 들어가서도 겪어야 할 어려움들이 많겠지만, 그에 앞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전열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모세는 바로 이 약속의 땅에 발을 들이기 전, 이스라엘 광야 2세대에게 그들이 직접 겪고 보지 못했던 일들을 상기시켜줍니다. 

 

모세는 신명기 1장에서 먼저 과거에 있었던 세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줍니다. 1. 가장 먼저 각 지파별로 지도자를 세웠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출18:13-17). 2. 그리고 이어서 가나안에 정찰대를 보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민13:1-33), 3. 마지막으로 부정적인 정탐꾼들의 반응으로 인해 벌을 받는 이스라엘 민족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민14:20-45). 

 

신명기 1장의 에피소드

 

간단히 이 세 에피소드를 짚어보자면, 1. 먼저 모세가 각 지파별로 지도자를 세우라는 이야기는 민수기 11장 10-17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민수기 11장에서 모세는 백성들이 광야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점점 불만이 쌓이는 걸 경험합니다. 그로인해 모세는 엄청난 부담감에 시달립니다. 그는 결국 백성들을 대표하는 짐을 홀로 지기 어려워서 하나님께 이 마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응답을 듣습니다. 죽고 싶어 하는 모세의 심정을 헤아린 하나님은 70명의 장로를 세워 모세를 돕도록 명합니다. 바로 이 모세와 장로들의 동역 스토리가 신명기 1장에 가장 먼저 등장합니다. 

 

2. 그리고 이어서 모세는 가나안 정탐 사건과 그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이야기는 민수기 13-14장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모세는 정탐꾼을 보내어 자신들이 가야 할 길의 방향과 차지해야 할 성읍이 어떤 곳인지 확인케 했습니다. 그런데 정탐을 하고 온 이 정탐꾼들은 아모리 족속을 보고 난 뒤, 위축된 나머지 하나님의 약속을 잊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이스라엘 민족의 사기가 완전히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모세는 그날의 이야기를 재차 꺼내며, 믿음 없던 선조들을 본받지 말기를 바랐습니다. 

 

3.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세는 백성들의 불신앙 때문에 이스라엘을 벌하시는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모세는 말합니다. “당신들은 아직도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믿지 않습니다. 당신들이 진 칠 곳을 찾아 주시려고 당신들 앞에서 당신들을 인도하여 주셨는데도, 그리고 당신들이 갈 길을 보여 주시려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여 주셨는데도, 당신들은 아직도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믿지 않습니다.”(32-33) 이 이야기는 민수기 14장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모세는 정탐꾼들의 반응과 그 반응 때문에 믿음이 흔들린 이스라엘 백성들을 꾸짖었습니다. 그리고 모세의 말에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친 백성들은 다시 경솔히 행동하다가 패배하고 맙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도움 없이 아모리 족속을 공격했고, 그로인해 큰 패배를 경험하고 말았습니다. 

 

새롭게 쓰여 지는 책

 

사실 어떻게 보면, 신명기는 그리 새로운 책은 아닙니다. 이전에 우리가 읽어왔던 이야기의 반복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명기는 이전의 예배, 절기, 법, 사회관계 등과 관련된 다양한 율법들이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시대를 맞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다시 선포되고 있는 것입니다. 전달하는 내용은 동일하지만, 그 내용을 듣는 대상이 바뀐 것입니다. 그리고 모세를 통해 이미 들었던 말씀이지만, 이스라엘 민족의 다양한 경험 위에 새롭게 쌓여지는 말씀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신명기는 이전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책이지만, 시간과 경험 위에서 새롭게 쓰여 지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정신을 가다듬은 것처럼, 여러분께서도 하루를 시작하시거나 어떤 일을 앞두고 있을 때, 늘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주님 말씀이 다시 우리 안에서 활력을 되찾게 도와주십시오.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여가듯, 주님 말씀이 우리 안에서 점점 더 성숙을 이뤄가게 해 주십시오. 아멘.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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