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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민수기 (7)] 책임을 다하는 신앙

20220623 청파교회 새벽설교

 

책임을 다하는 신앙

 

<민수기 32장 25-27절> 

 

25,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이 모세에게 말하였다. "어른의 종인 우리는, 어른께서 명령하신 대로 따르겠습니다. 우리에게 딸린 어린 것들, 우리에게 딸린 여인들, 

26. 우리가 가진 가축 떼와 모든 짐승은 여기 길르앗 여러 성읍에 남게 하겠습니다. 

27. 그러나 어른의 종인 우리는, 말씀하신 대로, 모두 각자 무장을 하고, 요단 강을 건너가 주님 앞에서 싸우겠습니다."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의 요구 

 

민수기 31장에서 미디안에게 복수를 마친 이스라엘은 대열을 정비한 뒤, 다시 가나안을 향해 전진할 준비를 합니다. 현재 그들은 요단강 서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제 이 요단강만 넘으면 곧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 때,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 가운데 두 개의 지파가 존재를 드러냅니다.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 두 지파는 바로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였습니다. 르우벤과 갓 지파는 다른 지파들과는 달리 아주 많은 수의 가축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막상 요단 서편을 떠나 가나안에 들어가기엔 현재 머물고 있는 땅이 가축들을 목축하기에 너무 적합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세와 엘르아살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했습니다. 

 

이곳은 “주님께서 이스라엘 모든 자손 앞에서 정복하신 땅으로서, 가축 떼가 많은 우리에게는 목축하기에 알맞은 곳입니다. 우리를 좋게 여기신다면, 이 땅을 우리에게 주셔서 우리의 차지가 되게 하시고, 우리는 요단 강을 건너가지 않도록 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3-5절)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의 요구는 정당해 보입니다. 이스라엘의 민족이 이 비옥한 땅을 떠나 가나안에 들어간다면, 현재 이 땅은 텅 비게 될 것이고, 다른 누군가가 이곳을 차지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초목이 무성한 땅을 다른 이방 민족에게 줄 바에야 이스라엘이 차지하는 게 훨씬 나을지도 모릅니다. 

 

운명 공동체 

 

그러나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직 이스라엘 민족은 약속의 땅을 받은 것이 아니고, 그 땅을 유업으로 받기 위해선 여전히 넘어서야 할 위험들이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르우벤과 갓 지파에게 실망한 모세는 말합니다. “당신들의 동족 이스라엘은 전쟁하러 나가는데, 당신들만은 여기에 머물러 살겠다는 말이오? 이스라엘 자손이 주님께서 주신 땅으로 가려고 하는데, 어찌하여 당신들은 동족의 사기를 꺾으시오?” (6-7)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모세는 과거 가네스 바네아 사건 이야기를 꺼냅니다. 여러분께서도 이 가네스 바네아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가네스 바네아 사건은 달리 말해, ‘가나안 정탐 사건’을 말합니다. 

 

바란 광야에 머물던 이스라엘 민족은 현재 가나안의 상황이 어떤지 정탐꾼을 보냅니다. 그리고 가나안을 정탐한 12명의 정탐꾼들 가운데, 오직 여호수아와 갈렙 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하였고, 10명의 정탐꾼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겁을 먹은 탓에 이스라엘 민족의 사기를 떨군 적이 있었습니다(민13장). 

 

모세는 자신을 찾아 온 르우벤과 갓 지파의 요구를 들으며, 정탐할 당시 부정적인 반응을 했던 두 지파의 선조들을 떠올렸습니다. 모세는 역사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두 지파 때문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만일 당신들의 선택 때문에 남은 백성 모두가 멸망하게 되면, 두 지파 때문인 줄 알라며, 당장의 눈앞에 이익에 흔들린 르우벤과 갓 지파를 꾸짖었습니다. 

 

좋은 땅에 눈이 멀었던 르우벤과 갓 지파는 모세의 이야기를 듣고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래서 그들도 끝까지 민족의 운명과 함께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초목이 무성한 이 땅을 포기할 수 없었던 두 지파는 가나안을 차지하고 난 후, 다시 돌아와 이곳을 자신들의 터전으로 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모세는 얼마든지 그렇게 하도록 하되,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는 그날까지 1. 철저히 무장하여 동족들을 지키고 2. 주님을 위해 끝까지 싸우라고 당부했습니다. 

 

책임을 다하는 신앙

 

사실 우리도 살다보면, 당장의 이익 때문에 누군가를 실망시킬 때가 있습니다. 실망시키는 대상은 나와 무관한 어떤 사람이 아니라, 주로 나와 가까이 있는 이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의 제안은 그리 무모한 제안은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그들도 살아가야 할 자신들만의 삶이 있었습니다. 두 지파는 많은 가축의 수 때문에 목축하기에 알맞은 땅이 필요했습니다. 넓고 비옥하며 적들로부터 가축들을 잘 보호할 환경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땅이 현재 그들이 서 있는 요단강 서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살다보면,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쫓는 바람에 안 좋은 결과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가족과의 관계도 어긋나고 직장 동료나, 이웃 혹은 친구들과 그 관계가 어긋날 때가 있습니다. 만약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가 다른 열 지파와 동행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요단 서편에 남았다면, 구약의 스토리는 전혀 다른 결론으로 맺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을 믿는 일이 계속 추상적인 이상만을 쫓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신앙인의 나아갈 길은 보이지 않는 희망과 약속을 끝까지 붙들고 따르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책임을 다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사람의 지혜보다 더 지혜롭고, 사람의 강함보다 더 강한”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셨으면 좋겠습니다(고전1:25). 지혜롭고 강한 주님께서 우리 삶을 책임지시고,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눈앞의 달콤한 이익을 쫓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우리에게 인내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시고, 때에 따라 적절한 것들로 채워주십시오. 아멘!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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