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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에스더 (2)] 그 날 밤, 왕은 잠이 오지 않아서

20230720 청파교회 새벽설교

 

그 날 밤, 왕은 잠이 오지 않아서

 

<에스더 6장 1-5절> 

 

1. 그 날 밤, 왕은 잠이 오지 않아서 자기의 통치를 기록한 궁중실록을 가지고 오라고 하고, 자기 앞에서 소리를 내어 읽게 하였다. 

2. 실록에는, 대궐 문을 지키던 왕의 두 내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아하수에로 왕을 죽이려고 한 음모를, 모르드개가 알고서 고발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3. 왕이 물었다. "이런 일을 한 모르드개에게 나라에서는 어떻게 대우하였으며, 어떤 상을 내렸느냐?" 그 곳에 있던 시종들이 대답하였다. "나라에서는 그에게 아무런 상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4. 왕이 다시 물었다. "궁궐 뜰에 누가 있느냐?" 마침 그 때에 하만이 왕에게 자기 집에 세운 장대에 모르드개를 달아 죽일 수 있도록 허락을 받으려고, 궁전 바깥 뜰에 와 있었다. 

5. 시종들은 하만이 뜰에 대령하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왕이 명령하였다. "들라고 일러라."

 

 

아하수에로의 불면증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에스더 6장입니다. 오늘 이야기에도 앞에 등장한 인물들이 반복하여 등장합니다.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먼저 바빌론 왕인 아하수에로 왕이 등장하고 그리고 그의 최측근인 하만이 등장하고 그리고 유대 사람인 모르드개와 마지막으로 왕후이자 모르드개의 딸과도 같은 에스더가 등장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밤이 되어도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뭔가 마음이 심란해서라기보다는 그날따라 그저 잠이 오질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 불면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궁궐에 관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신하에게 부탁하여 궁궐에 관한 기록 책궁중실록을 읽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하수에로는 그렇게 실록을 듣던 가운데, 잠시 잊고 있던 한 가지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 일은 모르드개와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얼마 전, 왕을 죽이려고 음모를 꾸민 자들의 음모를 알고서 고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하수에로는 이 모르드개를 어떻게 대우했는지 신하에게 물었고 그에게 아무런 대우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이 일을 두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논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만의 김칫국

 

그런데 마침 하만왕이 있던 곳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아하수에로는 하만이 도착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그와 이 일에 관해 논의하기 시작합니다. 아하수에로는 먼저 운을 띄웁니다. “내가 특별히 대우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하여 보시오.”(6) 왕의 이 말을 듣자 하만은 갑자기 몹시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습니다. 왜냐면, 왕이 특별대우를 하고 싶은 사람바로 자기 말고 누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대우 받을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임금님께서 높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시면, 먼저 임금님께서 입으시는 옷과 임금님께서 타시는 말을 내어 오게 하십시오. 그리고 그 말의 머리를 관으로 꾸미게 하신 뒤에, 그 옷과 말을 왕의 대신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의 손에 맡기십시오. 그리고 임금님께서 높이시려는 그 사람에게 그 옷을 입히시고, 그 사람을 말에 태워서, 성 안 거리로 지나가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말을 모는 신하에게는 '임금님께서는, 높이고 싶어 하시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대우하신다!' 하고 외치게 하심이 좋을 듯합니다.”(7-9절 수정) 

 

하만은 들 뜰대로 들떴습니다. 그는 자신이 받을 영광스러운 모습을 상상하며, 모른 척 자신의 뜻을 전했습니다. 

 

하만의 이야기를 들은 아하수에로그의 말에 적극 공감하며 그대로 행할 것을 명합니다. “곧 그대로 하시오. 대궐 문에서 근무하는 유다 사람 모르드개에게 내 옷과 말을 가지고 가서, 경이 말한 대로 하여 주시오. 경이 말한 것들 가운데서,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그대로 하도록 하시오.”(10) 

 

하만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왕이 대우하고자 하는 이자신이 아님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하수에로가 고려한 이는 바로 모르드개였고, 왕은 하만에게 그가 제안한 모든 것을 곧장 실행에 옮길 것을 명했습니다. 물론 아하수에로가 하만의 속내를 알면서도 그를 욕보이기 위해 이처럼 말한 것은 아닙니다. 왕과 하만의 사이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하수에로는 그저 음모를 막아 준 모르드개에게 순수한 대우를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모르드개에게 일어난 반전

 

그런데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하만과 모르드개무척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 둘 사이의 갈등극에 달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만이 왕을 찾아왔던 이유그를 죽이려는 계획을 왕과 논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결정적인 순간아주 놀라운 반전이 일어난 것입니다.

 

타이밍으로 본다면, 정말 아슬아슬한 타이밍입니다. 왕이 그날 밤, 잠을 제대로 이루었다면, 모르드개의 업적빛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왕은 하만의 이야기를 먼저 듣게 되었을 거고 충신이었던 하만의 이야기를 안 들어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왕은 모르드개를 향한 하만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모르드개를 살리는 생명의 판단을 먼저 하게 된 것입니다. 의도적이었다기보다우연 혹은 필연이 그런 일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단순히 모르드개죽음을 면하게 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하만보다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된 것입니다. 

 

하만왕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왕이 시키는 대로 그대로 행합니다. 자신이 받고자 하던 것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이에게 해주게 된 것입니다. 그는 옷과 말을 가지고 가서 모르드개에게 입히고, 그를 말에 태워 거리를 거닐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쳤습니다. "임금님께서는, 높이고 싶어 하시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대우하신다!"라고 외치며 다녔습니다(11). 굴욕감을 느낀 채 집으로 돌아왔고, 이제 자신이 모르드개보다 낮은 위치에 처하게 되었다는 사실몹시 분개하며 슬퍼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

 

에스더 6장영화 같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1장을 다룰 때도 말씀드렸듯이, <에스더>분명한 목적을 두고 쓰여 진 책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포로로 잡혀간 백성들을 잊지 않으셨고, 그들을 위해 여전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종종 ‘감동 받았다’라는 말을 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 감동이라는 것은 주로 극적인 상황이나 혹은 예상치 못한 상황일 때 더 극대화되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극적이고 결정적인 개입을 보며, 신실하고 섬세하게 일하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날따라 잠을 이루지 못한 아하수에로의 그 불면의 상황이 없었다면, 이야기의 전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펼쳐졌을 것입니다. 

 

인간의 삶이성을 중심에 두고 그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철저한 계획과 노력, 수고와 애씀인생을 구성하는 근본 요소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주님이 주신 이성과 사고, 지혜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인생인간의 철저한 이성만으로 구성될 수 없습니다. 에는 우연임의적인 요소가 반드시 개입되기 때문입니다. 그날 아하수에로가 겪은 그 불면증으로 인해 모르드개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모르드개의 높아짐으로 유대 백성들이 생명을 이어갈 토대가 마련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이 우연을 일러 섭리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의 섭리나를 통해 그리고 우리를 통해 흘러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살롱에서 나누는 말씀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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