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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에스더 (1)] 보이지 않는 끈

20230713 청파교회 새벽설교
 
보이지 않는 끈
 
<에스더 1장 10-12절> 
 
10. 이레가 되는 날에, 왕은 술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지자, 자기를 받드는 일곱 궁전 내시 곧 므후만과 비스다와 하르보나와 빅다와 아박다와 세달과 가르가스에게 이르기를, 
11. 와스디 왕후가 왕후의 관을 쓰고, 왕 앞으로 나오게 하라고 명령하였다. 왕후가 미인이므로, 왕은 왕후의 아름다움을 백성과 대신들 앞에서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12. 그러나 와스디 왕후는 내시들에게 왕의 명령을 전하여 듣고도, 왕 앞에 나오기를 거절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왕은, 화가 몹시 났다. 마음 속에서 분노가 불같이 치밀어 올랐다.
 


돌아가지 못한 이들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에스더 1장입니다. <에스더>는 에스라/느헤미야같은 역사적 배경을 갖습니다.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유대 민족은 바빌론이 페르시아(바사)에게 무릎을 꿇은 뒤, 꿈만 같던 귀향의 기회를 얻습니다. 첫 번째 귀향은 주전 538년에 이뤄집니다. 그리고 이어서는 두 번째 귀향은 그 후로 80년이 지난 주전 458년에 에스라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이러한 귀향귀향에 따른 적응에 관한 이야기에스라/느헤미야에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포로로 잡혀왔던 사람들 모두귀향하지는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바빌론이 다스리는 그 넓은 영토흩어져서 살고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1절에서 말하기를 비발로아하수에로(크세르크세스) 왕이 다스린 지방의 크기가 인도에서 아프리카(에디오피아/구스)에까지 이른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아프리카까지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길이인데, 전쟁의 포로들그 넓은 영토에 흩어져 살고 있던 것입니다. 
 
이들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정말 고향에 돌아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에게 그런 기회가 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유대 사람들이 기약 없이 이방 땅에 흩어져 살고 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면서도 더 힘들었던 이유는 그들 곁에 있던 이방 민족들의 적개심 때문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인과응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만, 유대 사람들자신들의 종교 전통을 고수했기 때문에 어디서나 눈에 띄었고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반발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반발들이 그저 감정적인 선에 머물렀다면, 나중에 가서는 그들의 신앙을 뿌리 뽑으려는 강제적인 박해까지 발생한 것입니다. 
 
여기까지 본다면, 귀향하지 못한 유대 민족의 운명매우 부정적으로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이 작은 민족에게 구원의 희망도 점점 작아져 갔습니다. 이것이 당시 모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유대 사람들이 처한 상황이었고, 이 뒤로도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염두 한가운데 쓰여진 책이 바로 <에스더>입니다. <에스더>는 뒤로 갈수록 알게 되지만,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포기하지 않는 하나님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세상의 강력한 통치자들 뒤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계획을 꿋꿋이 밀어붙이시는 그런 하나님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에스더>에는 특별히 하나님의 이름이 거론되진 않지만, 이방 민족들 사이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해 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에스더>는 용기를 주는 책, 희망을 심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와스디 왕후의 초대 불응
 
이제 본문을 하나씩 살펴보면, 오늘 함께 읽은 <에스더> 1장유대 사람들이 이방 나라에서 특별한 지위에 오르기 이전지도자들 간에 발생한 분쟁에 관해 보여줍니다. 달리 표현해 본다면, <에스더> 1장은 하나님이 여전히 유대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계신다어떤 증거와도 같은 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아하수에로 왕이 만찬을 열었습니다. 그는 모든 총독들과 신하들을 불러 모아서 바빌론이 지닌 영화로움과 위엄마음껏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만찬은 오래 지속됐는데, 무려 6개월 동안 지속됐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 아하수에로에게는 아름다운 아내가 한명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와스디입니다. 와스디 왕후도 부인들을 초대하여, 자기들만의 축제를 열고 있었습니다
 
아하수에로는 축제를 마음껏 즐겼습니다. 그는 바빌론의 번영과 찬란함이 무척 기뻤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축제를 즐기던 가운데, 아하수에로자기 신하들에게 부탁 한 가지를 합니다. 그는 자기 아내의 아름다움사람들 앞에 뽐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신하들을 시켜서 왕후를 데려오라고 명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와스디 왕후왕의 초대에 응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을 찾아온 신하들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왕의 초대를 거절한 이유무엇인지 알기 어렵지만, 그래도 그녀의 남편이긴 하나 한 나라의 왕의 명령을 거역한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하수에로는 몹시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법에 눈이 밝은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법전문가들나라 안에서 벼슬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므무간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가 대표로 왕에게 말했습니다. 와스디 왕후는 임금님께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각 지방에 있는 신하와 백성들에게도 잘못을 저지른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이 일이 사람들에게 공공연히 알려지게 되면, 왕후가 왕에게 했던 행동이 모든 여인들이 자기 남편을 대하는 판단기준 혹은 행동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라의 귀부인들 또한 궁궐에 있는 대신들을 이 같은 식으로 대할 텐데, 이렇게 되면 이 일을 당한 자들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게 될 거라고 그는 말해주었습니다. 
 
아하수에로므무간의 말을 옳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는 와스디 왕후는 폐위시키고 그 자리에 새로운 왕후를 앉히며 또 칙령을 내려서 여인들이 남편들을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끈
 
오늘 이야기를 커다란 그림 속에서 한번 그려보면 좋겠습니다. 당대 엄청난 번영을 누리고 있던 한 왕이 있었고, 그 왕이 한 가지 명령을 내립니다. 그런데 그런 왕의 명령에 그의 아내인 왕후가 응하지 않은 것입니다. 거절의 이유는 불분명하나, 그녀는 한 나라의 왕의 명령을 거절한 것입니다. 그로 인해, 강대국이었던 바빌론 내분열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빈틈을 통하여 새로운 역사가 유입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써내려 가시는 역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와스디 왕후의 거절곧 하나님이 역사 속에 개입하시는 어떤 발판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와스디는 자신의 선택 때문에 희생(폐위)이라는 큰 책임을 지게 됐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선택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인생의 신비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내가 한 작은 선택나 하나만을 위한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내가 무심코 한 행동판단은 돌고 돌아서 서로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바라기는 내가 한 작은 행동 혹은 선택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드러내는 증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가 바로 그런 날이 되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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