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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느헤미야 (2)] 우연한 만남은 없다

20230706 청파교회 새벽설교

 

우연한 만남은 없다

 

<느헤미야 9장 1-4절> 

 

1. 그 달 이십사일에, 이스라엘 자손이 다 모여서 금식하면서, 굵은 베 옷을 입고, 먼지를 뒤집어썼다. 

2. 이스라엘 자손은 모든 이방 사람과 관계를 끊었다. 그들은 제자리에 선 채로 자신들의 허물과 조상의 죄를 자백하였다. 

3. 모두들 제자리에서 일어나서, 낮의 사분의 일은 주 하나님의 율법책을 읽고, 또 낮의 사분의 일은 자기들의 죄를 자백하고, 주 하나님께 경배하였다. 

4. 단 위에는 레위 사람인 예수아와 바니와 갓미엘과 스바냐와 분니와 세레뱌와 바니와 그나니가 올라서서, 주 하나님께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확장된 죄책감의 영역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느헤미야 9장입니다. 느헤미야는 이방 민족들의 방해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합니다(6장). 그렇게 이스라엘 민족은 고향에 돌아와 차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잘 지내고 있던 어느 날! 에스라일곱째 달 초하루에 모든 백성을 광장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일곱째 달 초하루는 현대의 계산법으로 본다면, (대략 주전 445년) 오늘날의 10월쯤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에스라는 10월 중 한 날을 정하여 새벽부터 정오까지 모세의 율법을 낭독해 주었습니다. 모세의 율법은 이미 한 권의 책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고, 에스라는 바로 이 모세 오경을 백성들에게 들려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율법이 낭독되던 그 자리에서 신비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백성들이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백성들은 먼저 금식함으로 자기 몸을 다스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굵은 베 옷을 입고 먼지마저 뒤집어 쓴 채 주님 앞에 회개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실 백성들이 대체 어떤 감정을 느꼈기에 이처럼 너나 할 것 없이 회개의 시간을 가졌는지 알 기 어렵습니다. 다만 문맥 상 추측해 보건데, 아무래도 그들은 율법에 대한 가르침을 집중적으로 받자 하나님 앞에 지었던 죄의 무거움강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백성들이 느꼈던 죄책감이 점점 확장되어 나가는데, 그들은 자기 죄에 대한 감각으로부터 시작하여 조상들이 지은 죄에 대한 감각까지 그 죄책감의 영역이 확장되어 나갔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이 주님 앞에 지은 죄에 더하여 조상들의 죄까지 주님 앞에 자백했습니다. 바로 이 기도의 내용이 오늘 본문인 9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과거까지 돌아보는 회개

 

본문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죄를 자백하는 기도가 길게 서술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6절에서부터 37절까지 기록되어 있는데, 그 회개 기도에는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이스라엘 모든 역사가 마치 요약본처럼 담겨 있습니다. 

 

사실 자신의 근본을 돌아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근본 혹은 과거가 좋지 않다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데 광장에 모인 사람들용기를 냈습니다. 자신들의 과거를 돌아보았습니다.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부터 시작하여 자기 조상들의 실수와 잘못까지 꼼꼼히 떠올려보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최초의 역사부터 돌아봤습니다. 하나님의 창조 섭리부터 돌아보며, 주님의 크심과 놀라움을 인정했습니다(6). 그리고 이어서 아브라함믿음의 조상이 되게 하신 일그로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역사를 떠올렸습니다(7-8). 그리고 이어서는 출애굽 사건광야 생활, 모세를 통해 주신 말씀, 만나와 메추라기로 끼니를 해결해 주신 주님을 찬양했습니다(9-21). 

 

그리고 이번에는 잘못이 있었음에도 한결같은 사랑으로 대해주신 주님을 기억했습니다. 과거에 자신들의 조상주님의 사랑을 잊고, 자꾸 주님 곁을 떠났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차마 들추지 않아도 될 과거용기 내어 직면했습니다(15-21). 그러고 나서, 32절부터 마지막 절까지는 현재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잊지 말아주기를 간구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32-37). 

 

조상들의 불순종까지 받아들이는 공동체 

 

에스라를 중심으로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모세의 율법을 듣던 가운데 회개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우리는 왜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의 마음을 갖게 됐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학자 에스라그저 주님의 말씀(율법)을 전했을 뿐 그 이상의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생각해 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를 떠올려보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떻게 자신의 죄를 뉘우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자기 조상의 죄까지 함께 회개할 수 있었을까요? 

 

광장에 모인 귀향 민들에게는 경계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일조상의 일을 따로 구분 짓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과거 조상들의 실수와 아픔의 역사자신들의 역사로 받아들였습니다. 물론 공동체성은 양면성이 있어서 늘 조심하게 됩니다. 나의 사람, 나의 가족, 나의 교회라는 말이 힘이 있을 수는 있어도 낯선 타인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어떤 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과거 자기 조상들의 불순종까지(부정적인 요소)도 자신들과 무관하게 여기지 않는 공동체라면, 괜찮은 공동체로 여겨도 괜찮지 않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연한 만남은 없다

 

정말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그의 아픔까지도 감싸줘야 합니다. 그리고 우연한 만남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나와 관계 맺은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도 꼭 가지시길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변덕스러운 게 사람의 마음입니다. 주님은 혼자의 힘만으로 불가능한 일을 강행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그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함께 하자고 부르십니다. 오늘 하루, 나와 맺은 모든 관계망을 돌아보며, 회복이 필요한 곳에 주님의 도움을 요청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살롱에서 나누는 말씀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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