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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욥기 (7)]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0831 청파교회 새벽설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욥기 26장 1-4절> 

 

1. 욥이 대답하였다. 

2. 나를 그렇게까지 생각하여 주니, 고맙다. 나처럼 가난하고 힘없는 자를 도와주다니! 

3. 너는 우둔한 나를 잘 깨우쳐 주었고, 네 지혜를 내게 나누어 주었다. 

4. 그런데 누가, 네가 한 그런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너는 누구에게 영감을 받아서 그런 말을 하는거냐?

 

 

주님의 위대하심에 대한 입장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욥기 26장입니다. 26장에 오기까지 엘리바스와 빌닷은 총 세 차례, 소발은 총 두 차례 욥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야기를 나눴다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들은 이야기를 나눴다가 보다는 서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욥은 하나님에 관해 무지하지 않았습니다. 욥은 하나님의 위대함전능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생각을 대화하는 가운데에 친구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어제 나누었던) 욥기 25장에서는 욥의 이 이야기를 듣고, 그의 말에 동의하는 빌닷의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빌닷도 욥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도 욥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위대하시고 인간은 그러한 하나님에 비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빌닷이 욥의 말에 동의했던 것정말 그 말에 동의해서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의 동의는 욥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어떤 비꼼의 동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빌닷은 계속해서 하나님이 욥을 심판하셨다고 믿고 있고, 욥의 사정이 어떠하건 간에 욥이 벌을 받았다면 그는 분명 주님께 큰 잘못을 저질렀을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빌닷은 하나님의 벌하심에는 결코 오류가 없고 주님의 위대하심은 심판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난다고 여겼습니다. 

 

빌닷이 한 말의 무용성(無用性)

 

사람의 대화에서 중요한 것언어화된 텍스트라기보다는 그 텍스트에 깔려 있는 어떤 뉘앙스 같은 것입니다. 욥기 25장에서 빌닷이 했던 말100% 옳은 말입니다. 그가 말했던 하나님의 위대함과 전능성에는 조금의 오류도 없고 불경함 또한 깃들 자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바로 욥에게 말한 그 뉘앙스입니다. 그는 옳은 말을 했지만, 상대의 입장과 처지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말듣는 사람의 가슴상처 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상처 입은 욥은 말합니다. “나를 그렇게까지 생각하여 주니, 고맙다. 나처럼 가난하고 힘없는 자를 도와주다니! 너는 우둔한 나를 잘 깨우쳐 주었고, 네 지혜를 내게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누가, 네가 한 그런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너는 누구에게 영감을 받아서 그런 말을 하는 거냐?”(1-4) 옳은 말도 시기와 상황에 맞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차라리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우리는 너무 자주 하며 살아갑니다. 

 

욥의 친구들의 말이 그러했습니다. 그들의 말은 욥을 변화시키지도 못했고, 그에게 깨달음을 주지도 못했습니다. 욥은 빌닷에게 자신의 말에 동의해 주고 자신에게 가르침을 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곧 태도를 바꿔서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욥은 빌닷에게 말합니다. 너는 누구에게 영감을 받아서 그런 말들을 쏟아내고 있냐고 또 누가 그런 말을 듣기라도 할 것 같나, 며 빌닷을 꾸짖었습니다. 사람들이 바른말, 분명한 말귀를 기울이지 않아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상대를 고치고 바꾸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한 말, 지나치게 바른말도 전혀 경청되지 않는 법입니다. 욥을 향한 빌닷의 말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낯설어진 하나님

 

이번에 욥은 하나님의 크신 권능과 위대함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그는 빌닷의 이야기에 자신이 아는 하나님의 모습을 더하여 설명했습니다. 그는 사람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하나님 앞에는 죽음조차 무릎을 꿇게 된다고 욥은 고백했습니다. “죽은 자들이 떤다. 깊은 물 밑에서 사는 자들이 두려워한다. 스올도 하나님께는 훤하게 보이고, 멸망의 구덩이도 그분의 눈에는 훤하게 보인다.”(5-6) 욥은 빌닷의 말에 지지 않겠다는 듯주님의 크심에 관해 적극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욥은 하나님의 창조의 능력에 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이 북쪽 하늘을 허공에 펼쳐 놓으시고, 이 땅덩이를 빈 곳에 매달아 놓으셨다. 구름 속에 물을 채우시고, 물이 구름 밑으로 터져 나오지 못하게 막고 계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보름달을 구름 뒤에 숨기신다. 물 위에 수평선을 만드시고, 빛과 어둠을 나누신다. 그분께서 꾸짖으시면,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이 흔들린다.”(7-11) 욥이 경험한 하나님은 비와 구름을 주관하시는 분 그리고 낮과 밤을 주관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욥을 통해 만물이 주님 아래에 있음을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욥은 하나님에 관해 모르는 것없었습니다. 그는 하나님과 매우 친밀했던 만큼 그분에 관해 모르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하나님이 갑자기 낯설어진 것입니다. 머리로만 알던 하나님, 전통 속에만 갇혀 있던 하나님이 낯설어진 것입니다. 이제 그에게 남은 숙제는 기존에 알던 하나님의 이미지는 내려놓고 삶 전체로 하나님을 다시 만나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본문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욥은 어딘가 모르게 좀 처절해 보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높으심과 위대하심을 노래하고 있지만, 그의 말 이면에는 마치 주님께서 그런 위대한 능력으로 왜 저를 이토록 괴롭고 힘들게 하는지 울부짖는 듯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만난 하나님은 늘 한결같으셨습니까? 믿음이 좋다는 것은 다른 게 아닙니다. 내가 알던 하나님에 대한 인식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깊어지는 데에 있습니다. 만약 내 뚯 대로 삶이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내가 기대하고 바라던 데로 되지 않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믿고 따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욥기는 바로 우리에게 어둠에서 피어난 희망의 꽃 한 송이를 바라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삶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BibleSa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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