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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욥기 (8)] 바라던 일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20230907 청파교회 새벽설교

 

바라던 일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욥기 31장 35-40절> 

 

35. 이제는, 전능하신 분께서 말씀하시는 대답을 듣고 싶다. 

36. 내 원수가 나를 고발하면서, 뭐라고 말하였지? 내가 저지른 죄과를 기록한 소송장이라도 있어서, 내가 읽어 볼 수만 있다면, 나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어깨에 메고 다니고, 그것을 왕관처럼 머리에 얹고 다니겠다. 

37. 나는, 내가 한 모든 일을 그분께 낱낱이 말씀드리고 나서, 그분 앞에 떳떳이 서겠다. 

38. 내가 가꾼 땅이 훔친 것이라면, 땅 주인에게서 부당하게 빼앗은 것이라면, 

39. 땅에서 나는 소산을 공짜로 먹으면서 곡식을 기른 농부를 굶겨 죽였다면, 

40. 내 밭에서 밀 대신 찔레가 나거나 보리 대신 잡초가 돋아나더라도, 나는 기꺼이 받겠다.

 

 

욥의 마지막 발언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욥기 31장입니다. 욥기 31장은 욥의 세 친구들이 했던 말에 대한 욥의 마지막 답변입니다. 욥은 오늘의 말씀을 끝으로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욥기가 주는 유익은 여러 가지인데, 그 유익은 욥의 답변들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메시지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와 더불어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가난한 자들을 돌보라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본문에 그러한 내용이 잘 드러납니다. 

 

욥은 자신을 악인으로 취급하는 친구들 때문에 외적인 고통에 내적인 고통까지 더해졌습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욥침묵하지 않고, 자신 안에 있는 말들쏟아내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친구들이 한 말에 대한 답변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 이 모든 말은 하나님을 향해 있는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르지 않는 욥

 

욥은 먼저 모든 결과에는 그에 합당한 원인이 있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욥기 전체로 봤을 때, 욥이 생각하는 이러한 인과응보식의 신앙이 맞아떨어지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무흠 한 욥에게 대재앙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욥은 악한 일을 하는 자에게는 재앙이 닥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하나님은 사람이 하는 모든 일다 알고 계시는 분임을 그는 결코 모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5-12절에 직접 자신이 흠 없는 존재임을 낱낱이 밝힙니다. “나는 맹세할 수 있다. 여태까지 나는 악한 일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속이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내 정직함을 공평한 저울로 달아 보신다면, 내게 흠이 없음을 아실 것이다. 내가 그릇된 길로 갔거나, 나 스스로 악에 이끌리어 따라갔거나, 내 손에 죄를 지은 흔적이라도 있다면, 내가 심은 것을 다른 사람이 거두어 먹어도, 내가 지은 농사가 망하더라도, 나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5-8) 

 

사람이 자기 스스로 자신의 정직과 흠 없음을 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욥은 불합리해도 너무나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자신의 처지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무엇보다 침묵하시는 하나님어떠한 응답이라도 듣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나님 편에 선 욥

 

이어서 욥은 다시 한 번, 자신의 공의로움정의로움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욥은 자신과 함께 일하는 종들탄원에 늘 귀를 기울였고, 그들을 공평히 대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있어야 한다욥의 발언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주변국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사상이라는 사실입니다. 욥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15절에 등장하는데, 그는 자신을 창조한 주님께서 종들 또한 창조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하나님이 창조하신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데, 아마 욥은 일찍부터 그러한 사실을 내면화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욥은 특히 구약성경이 관심 갖는 대상을 잘 돌보았다가 말합니다. 그들은 바로 고아와 과부, 나그네입니다. (1) 16-23절에서는 욥은 과부와 고아를 잘 돌보았다고 말했고, 32절에서는 나그네 또한 빠뜨리지 않고 잘 돌보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까 욥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일마치 자기 일처럼 여기며 살았던 것입니다. (2) 그리고 욥은 부정의하게 행동하지도 않았는데, 그는 약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함부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3) 원수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원수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 기뻐한 적도 없으며, 원수들이 죽기를 바라는 기도 또한 드린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욥이 이처럼 행동한 이유하나님의 시선을 늘 의식하며 살았기 때문입니다. 

 

(4) 그는 또한 우상들을 곁눈질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한 우상은 흥미롭게도 해와 달이었습니다. 해의 찬란함달의 아름다움에 홀려 주님보다 그들을 더 아끼고 사랑하지 않았다고 욥은 고백했습니다. 

 

욥은 이처럼 하나님의 편에 서서 하나님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은 그런 정직하고 올곧은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대면하고 싶은 욥

 

욥은 오늘 본문 마지막에 이르러,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꺼냅니다. 그 말은 바로 하나님을 향한 말이었습니다. 욥은 말합니다. “이제는, 전능하신 분께서 말씀하시는 대답을 듣고 싶다. (...) 나는, 내가 한 모든 일을 그분께 낱낱이 말씀드리고 나서, 그분 앞에 떳떳이 서겠다. 내가 가꾼 땅이 훔친 것이라면, 땅 주인에게서 부당하게 빼앗은 것이라면, 땅에서 나는 소산을 공짜로 먹으면서 곡식을 기른 농부를 굶겨 죽였다면, 내 밭에서 밀 대신 찔레가 나거나 보리 대신 잡초가 돋아나더라도, 나는 기꺼이 받겠다.” (35-40) 

 

욥은 너무 답답했습니다. 친구들의 말은 이미 그의 귀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의 말은 납득이 가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은 하나님의 대리자도, 대변인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이 지금이라도 침묵을 깨고, 자신이 이러한 일을 당한 이유에 관해 듣고 싶었습니다

 

주님의 뜻이 그곳에 있다면

 

욥은 여전히 고통 가운데 처해 있습니다. 그의 외로움은 이중적 외로움이었는데, 하나는 사람들로부터 오는 외로움이었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외로움이었습니다. 정직하게 살아 온 욥을 사람들은 정죄하기 바빴고, 하나님은 그의 일에 관심이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계속 따라가다 보니, 과연 그의 외로움과 궁금증이 해소가 될까라는 의심마저 드는 게 사실입니다. 

 

욥의 고통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가 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얻게 되는 몇 가지 유익이 있습니다. 그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시는지 그분의 뜻을 알게 하는 힌트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욥이 자신이 정직하고 무흠하다는 사실알리기 위해 했던 말 속에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말들이 하나님이 지금 우리에게도 바라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있을까요? 

 

(1) 먼저 첫 번째는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신분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누구나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2) 두 번째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도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홀로 독립하기 어려운 존재인 고아나 과부, 나그네들 도와야 하듯이, 우리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도와야 합니다. (3)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원수의 고난을 바라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나를 미워하거나 내게 아픔을 준 대상도 존중해야 합니다. 

 

욥기를 이렇게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가 바라는 결과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주님의 뜻을 지켜나갈 수 있느냐를 묻는 책이라고 말입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주님의 뜻이 그곳에 있다면, 그 길을 걸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주님이 우리의 앞길을 인도해 주시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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