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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살롱 2025. 6. 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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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8일 수요일 / 문제는 늘 우리 가까이 도사리고 있다 

 

"어느 자리에서도, 어느 시간에서도 희망보다 더 강렬한 것도, 희망보다 더 오래 살아남는 것도 없다. 영화 속 연인들이 늘 헤어져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키스의 시간은 얼마나 짧으며 희망은 얼마나 격렬한가. 첫 키스가 날카로운 것도 그 때문이다." (황현산, <사소한 부탁>, 난다, 2024, p.272) 

 

사람은 참 단순한 동물이기도 해서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할 때 그는 크게 절망하거나 그것을 끝까지 희망한다. 물론 여기서 절망과 희망은 대립의 개념이 아니다. 절망하기에 그것을 가질 때까지 끝까지 희망한다. 사람이 그러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소유로부터 자유롭다고 한다면 그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 거다. 희망은 부재의 다른 표현이다. 부재하기에 그것을 끝까지 희망한다. 그런데 만약 희망하는 그것이 내가 이미 경험한 바가 있던 거고, 그 경험이 내게 큰 즐거움을 주어서 반복에 대한 열망까지 생긴 거라면 그 희망을 내려놓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테다. 연인들의 만남이 그러하고, 연인들의 키스가 그러하다. 달콤한 만남과 달콤한 키스를 더 이상 반복할 수 없게 되면 사람은 그에 대한 희망을 얼마나 강렬히 품게 되겠는가. 그래서 연인이 서로를 더 갈망하고 더 열망하기 위해서는 가장 좋을 때 헤어지면 된다. 이렇게 말하니 참 변태적인 발상 같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거다. 그때 발생하는 희망은 매우 강렬하고 매우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말씀살롱 l 잔잔한 묵상의 시간

말씀을 나누고 공부하는 살롱(salon)입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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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의 신작 산문집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2013년 3월 9일에 시작되어 2017년 12월 23일에 끝나는 글을 담은 이번 산문집은 첫 번째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이후 5년 만에 펴낸 것으로, 첫 글부터 마지막 글까지 그 어떤 흐트러짐이나 곁눈질 없이 황현산이라는 사람의 방향성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번역가로서의 소임을 다하면서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참혹하리만치 망가져버렸던 우리 정치사회의 면면
저자
황현산
출판
난다
출판일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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