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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세주

말씀살롱 2025. 6. 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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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2일 목요일 / 어깨가 뻐근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뜻의 '크세주'는 널리알려진 것처럼 서양에서 에세이란 장르를 창시한 르네상스 시대의 사상가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가져온 말이다. 몽테뉴는 이 말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항상 의심하는 상태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담았다. 오늘날의 학자들은 그 주장을 방법적 회의주의라고 부르는데, 지식을 탐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모든 지식을, 특히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의심해 본다는 뜻이다. 한 개인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알 수도 없거니와 어떤 사안이나 현상에 대해 일정한 지식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 앎의 끝일 수 없다. 그 지식은 그의 지적 조건과 근면성과 주어진 자료에 따른 현재 상태의 지식일 뿐이니 모든 지식에 관한 담론은 그 탐구 과정의 중간보고라고 말해야 옳다." (황현산, <사소한 부탁>, 난다, 2024, p.226-227) 

 

무지에 관한 이야기다. 한 개인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알 수 없다. 혹 아는 것이 있더라도 그 앎이 앎의 끝일 수는 없으니 이는 현재 상태에서 발견된 단편의 지식일 따름이다. 황현산 선생이 이를 두고 한 표현이 참 좋았는데 모든 지식에 관한 담론은 그 탐구 과정의 '중간보고'라는 표현이다. 우리의 지식은 끝을 알 수 없는 '중간보고'일 뿐이다. 사람은 먼 미래를 가늠할 순 있어도 그것을 객관화할 순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서 고민의 과정을 멈출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항상 의심하는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크세주. 정말 그렇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말씀살롱 l 잔잔한 묵상의 시간

말씀을 나누고 공부하는 살롱(salon)입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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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의 신작 산문집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2013년 3월 9일에 시작되어 2017년 12월 23일에 끝나는 글을 담은 이번 산문집은 첫 번째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이후 5년 만에 펴낸 것으로, 첫 글부터 마지막 글까지 그 어떤 흐트러짐이나 곁눈질 없이 황현산이라는 사람의 방향성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번역가로서의 소임을 다하면서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참혹하리만치 망가져버렸던 우리 정치사회의 면면
저자
황현산
출판
난다
출판일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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