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2일 목요일 / 어깨가 뻐근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뜻의 '크세주'는 널리알려진 것처럼 서양에서 에세이란 장르를 창시한 르네상스 시대의 사상가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가져온 말이다. 몽테뉴는 이 말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항상 의심하는 상태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담았다. 오늘날의 학자들은 그 주장을 방법적 회의주의라고 부르는데, 지식을 탐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모든 지식을, 특히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의심해 본다는 뜻이다. 한 개인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알 수도 없거니와 어떤 사안이나 현상에 대해 일정한 지식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 앎의 끝일 수 없다. 그 지식은 그의 지적 조건과 근면성과 주어진 자료에 따른 현재 상태의 지식일 뿐이니 모든 지식에 관한 담론은 그 탐구 과정의 중간보고라고 말해야 옳다." (황현산, <사소한 부탁>, 난다, 2024, p.226-227)
무지에 관한 이야기다. 한 개인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알 수 없다. 혹 아는 것이 있더라도 그 앎이 앎의 끝일 수는 없으니 이는 현재 상태에서 발견된 단편의 지식일 따름이다. 황현산 선생이 이를 두고 한 표현이 참 좋았는데 모든 지식에 관한 담론은 그 탐구 과정의 '중간보고'라는 표현이다. 우리의 지식은 끝을 알 수 없는 '중간보고'일 뿐이다. 사람은 먼 미래를 가늠할 순 있어도 그것을 객관화할 순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서 고민의 과정을 멈출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항상 의심하는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크세주. 정말 그렇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말씀살롱 l 잔잔한 묵상의 시간
말씀을 나누고 공부하는 살롱(salon)입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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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황현산
- 출판
- 난다
- 출판일
- 201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