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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형편없음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아내에게도 아우에게도 친구들과 제자들에게도 좋게 봐 달라고 보채지 않으려 한다. 나는 내가 자기모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 지금 나의 목표는 메마름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김인환, <타인의 자유>, 난다, 2020, p.66)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근사하고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 물론 늘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부러운 사람이 있다. 특별히 다른 이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이다. 그도 그 나름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대상은 존재하겠지만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그 범위가 좁은 사람이다. 사실 누구에게나 형편없는 구석이 있다. 어쩌면 이 형편없는 모습이 꾸밈없는, 진짜 내 모습일 수 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내보이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그렇게 진화해 왔다. 잘 늙고 싶다. 내게 잘 늙는다는 것은 품이 넓은 사람이 되는 것이지만 그 품은 내가 한계에 갇혀 사는 사람이라는 것, 나 스스로 자기모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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