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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에세이] 슬픈 인간 인간은 불쌍한 존재다. 인간은 자연과의 투쟁에서 육체적으로는 이길 수 없었기에 이성을 발달시킨다. 이성의 발달은 곧 문명을 발전시켰고, 이 문명은 인간 세계에 합리성을 창조했다. 이 합리성이 실력을 발휘하려면 인간 내부에 있는 자연, 즉 '내부 자연'을 억압해야 했다. 인간에게는 외적 자연과 내부 자연이 있다. 외적 자연은 순수 자연 그 자체이다. 인간은 이 외적 자연과 끊임없이 싸워 문명을 이룩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내부 자연이 있다. 욕망, 정념, 정서와 같은 것들. 인간은 외적 자연과 더불어 인간의 원초적 고유성인 이러한 내적 자연 또한 억압하게 된다. 인간의 합리성이 결국 승리를 거둔다. 그러나 억압은 늘 돌아오는 법. 승리를 거둔 인간은 이 합리성으로 자연을 지배한다. 하지만 합리성 속에 공포.. 더보기
[에세이] 인간의 외로운 몸짓 폴 틸리히Paul Tillich 같은 신학자들이 취하고 있는 더 급진적인 해석에 따르면 하느님으로부터의 소외는 자유로운 인간 실존의 필연적 결과다. 어쩌면 인간은 강렬하며 심지어 압도적인, 전능하신 하느님에 대한 감각에서 자유롭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욕망과 공격성은 인간이 진화라는 투쟁 속에서 다른 종들과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기심과 갈등은 불가피하며, 하느님이 궁극적으로 원하시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향한 성장 과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타락한 채 태어난 것도, 실패할 운명에 처한 것도 아니다. 어떠한 인간도 자신이 실제로 잘못을 행하기 전에는 죄가 없으며, 그 누구도 그가 잘못된 선택을 .. 더보기
[문학 낭독] 아크라 문서(파울로 코엘료) 🍅 5. 쓸모없는 사람 📚책 : 아크라 문서 (5. 쓸모없는 사람) 📚저자 : 파울로 코엘료 (권장 해상도 : 1080p) 이작가야의 아틀리에 이작가야의 아틀리에(Atelier) www.youtube.com 더보기
[에세이] 인간의 본질은 무엇에 가까운가 지금도, 여전히 근대 사조 중 하나인 실존주의와 관련된 서적을 엿보고 있다. 실존주의를 경유한 문학과 철학의 이야기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본질에 관해 긍정한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선택을 쌓다 보면 각자가 개성화 작업이 이뤄지고, 그러한 결과들은 서로에게 해가 되기보다는 득이 된다고 한다. 지나친 축약이지만 난 실존주의에 큰 위로와 자극을 받았던 터였다. 그러다 손에 잡히는 다른 책들을 읽다가 인간의 본질이라는 것이 과연 긍정할 만한가, 라는 생각을 하게도 된다. 칸트라던가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다층적이어서 가이드가 될만한 자극이 있어야만 더불어 사는 삶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았다. 예수도 죽기까지 사랑하며 사는 삶을 외치지 않았던가. 다시 더 공부하고 더 살아내 봐야 할 테지만, 결국 인간이.. 더보기
[청파 Note / 성서학당] 사랑한다면 투쟁하라: 삼손 20191030 청파교회 수요 성서학당 사랑한다면 투쟁하라: 삼손 안녕하세요! 혹시 여러분께서는 어렸을 때나 젊었을 때, 여러분을 사로잡았던 ‘인물’이 있었나요? 실존 인물이나 성경 인물, 영화 속 인물, 소설 속 인물 누구든 좋습니다. 저는 몇 해 전, 저를 사로잡았던 소설 속 인물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소설 속 인물이었던 ‘조르바’였습니다. 저는 그의 책 를 읽다가 엄청난 흥분감에 사로잡혔던 적이 있습니다. 읽어보신 분 계신가요? 지금도 그런 성향이 우세하지만, 저는 여전히 두루두루 원만하고 완만한 사람입니다. 아주 사소한 것들로 부모님 속 섞인 적은 있었어도, 없던 일을 만든다거나, 부모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난 행동을 했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게 저의.. 더보기
[쓰임 Note] 일상에 귀 기울이십시오 20181230 쓰임교회 송구영신예배 설교 일상에 귀 기울이십시오 1.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마다 알맞은 때가 있다. 2.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 심을 때가 있고, 뽑을 때가 있다. 3. 죽일 때가 있고, 살릴 때가 있다. 허물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다. 4.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다. 통곡할 때가 있고, 기뻐 춤출 때가 있다. 5. 돌을 흩어버릴 때가 있고, 모아들일 때가 있다. 껴안을 때가 있고, 껴안는 것을 삼갈 때가 있다. 6. 찾아나 설 때가 있고, 포기할 때가 있다. 간직할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다. 7.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다. 말하지 않을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다. 8.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다. 전쟁을 치를.. 더보기
[쓰임 Note]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20181225 쓰임교회 & 하늘소망교회 성탄절 설교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7. 놀랍고도 반가워라! 희소식을 전하려고 산을 넘어 달려오는 저 발이여! 평화가 왔다고 외치며, 복된 희소식을 전하는구나. 구원이 이르렀다고 선포하면서, 시온을 보고 이르기를 "너의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 하는구나. 8. 성을 지키는 파수꾼들의 소리를 들어 보아라. 그들이 소리를 높여서, 기뻐하며 외친다. 주님께서 시온으로 돌아오실 때에, 오시는 그 모습을 그들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9. 너희 예루살렘의 황폐한 곳들아, 함성을 터뜨려라. 함께 기뻐 외쳐라.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위로하셨고, 예루살렘을 속량하셨다. 10. 주님께서 모든 이방 나라들이 보는 앞에서, 당신의 거룩하신 능력을 드러내시니, 땅 끝에.. 더보기
[에세이] 제주의 인연 혼자 온 여행객이 많은 장소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기 마련인가보다. 대부분 20대 여행객들로 붐비는 숙소에 간혹 나와 같은 30대 사람들도 눈에 띈다.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형 한 분과 음료 한 잔을 나누게 되었다. 사진작가로 일하는 그 형님은 홍대에서 강의도 하는 멋진 분이었지만, 무엇보다 나의 호기심을 끌었던 건 최근 몰래 이사 간 효리 누님(?)의 제주 집에도 자주 들락날락 할 정도의 사이라는 것. 휴대폰에는 형님이 찍어 준 효리 누님의 사진과 상순이형의 사진이 가득하더군. 아무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그 형님의 독특한 이력을 듣게 됐다. 20대 초반, 까칠하기로 유명한 한 존경하는 교수님과 공부하고자 신학교에 입학했지만, 졸업과 동시에 다시 그 길에서 떠났다고 한다. 마치 대기업 입사를 하기 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