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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슬픈 인간

 

인간은 불쌍한 존재다. 인간은 자연과의 투쟁에서 육체적으로는 이길 수 없었기에 이성을 발달시킨다. 이성의 발달은 곧 문명을 발전시켰고, 이 문명은 인간 세계에 합리성을 창조했다. 이 합리성이 실력을 발휘하려면 인간 내부에 있는 자연, 즉 '내부 자연'을 억압해야 했다. 인간에게는 외적 자연과 내부 자연이 있다. 외적 자연은 순수 자연 그 자체이다. 인간은 이 외적 자연과 끊임없이 싸워 문명을 이룩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내부 자연이 있다. 욕망, 정념, 정서와 같은 것들. 인간은 외적 자연과 더불어 인간의 원초적 고유성인 이러한 내적 자연 또한 억압하게 된다. 

 

인간의 합리성이 결국 승리를 거둔다. 그러나 억압은 늘 돌아오는 법. 승리를 거둔 인간은 이 합리성으로 자연을 지배한다. 하지만 합리성 속에 공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 공포는 인간이 억압한 내적 자연의 회귀였다. 이 무의식이 치고 올라올까 봐 인간은 늘 불안해하고 방어막을 구축하며 산다. 자기 방어를 시작한 것이다(여기서 자기 원한이 발생함). 

 

하지만 인간은 이러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기 원한 관계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자신에게 복수의 칼날을 내미는 이 현대적 에고를 외부로 투사하기에 이른다. 이 외부로부터의 투사가 인간관계의 기초를 형성하고, 이 관계들이 쌓여 하나의 사회를 이룩된다. 끊임없는 나와 타자 간의 원한 관계. 인간의 억압과 불안에 기초한 사회가 바로 '경쟁 사회'인 것이다. 

 

*아도르노 이야기를 경유한 철학자 김진영의 이야기를 나름의 방식으로 기록에 남긴다. (김진영, <상처로 숨 쉬는 법>, 한겨레출판, 2021, p.316-318 참조)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성경에 담긴 생명과 평화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with 청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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