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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인간의 외로운 몸짓

 

폴 틸리히Paul Tillich 같은 신학자들이 취하고 있는
더 급진적인 해석에 따르면
하느님으로부터의 소외는 자유로운 인간 실존의 필연적 결과다.
어쩌면 인간은 강렬하며
심지어 압도적인, 전능하신 하느님에 대한 감각에서
자유롭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욕망과 공격성은 인간이 진화라는 투쟁 속에서
다른 종들과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기심과 갈등은 불가피하며,
하느님이 궁극적으로 원하시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향한
성장 과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타락한 채 태어난 것도,
실패할 운명에 처한 것도 아니다.
어떠한 인간도 자신이 실제로 잘못을 행하기 전에는 죄가 없으며,
그 누구도 그가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강요받지 않는다.

키스 워드, <그리스도교와 만나다>, 차건 옮김, 비아, 2021, p. 76-77

 

진리는 곧 자유이고, 자유는 인간의 실존 개념이다. 자유한 인간은 진화라는 투쟁의 과정 속에 욕망, 공격성 추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이는 죄가 아니라 인간 성장 과정의 일부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곧 하나님으로부터 소외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죄는 단순 타락이라기보단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상태에서 오는 외로운 인간의 몸짓 아닐까.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성경에 담긴 생명과 평화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with 청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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