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랭 드 보통

[쓰임 Note] 생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님 20171231 쓰임교회 주일설교 생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님 4. 그러나 기한이 찼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자기 아들을 보내셔서,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또한 율법 아래에 놓이게 하셨습니다. 5. 그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속량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자녀의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6. 그런데 여러분은 자녀이므로, 하나님께서 그 아들의 영을 우리의 마음에 보내 주셔서 우리가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하셨습니다. 7. 그러므로 여러분 각 사람은 이제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자녀이면, 하나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아쉬움과 설렘을 주는 마지막 빛으로 오신 주님의 사랑이 이곳에 모인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오늘은 2017년 마지막 주일입니다. 어느.. 더보기
[에세이] 잘 늙고 싶다 영원히 청춘이고 싶다. 몸은 늙지만 마음 만큼은 청춘이고 싶다. 그래서 영원히 청춘이고 싶었다. 자주 이렇게 되뇌곤 한다. 사진 속 내 모습을 본다. 필터를 거치지 않은 날 것의 사진을 본다. 시간의 직격탄을 홀로 맞은 느낌이다. 웃을 때의 주름과 피부의 생기는 다 어딜간걸까. 휴대전화의 카메라와 디카의 발전이 썩 유쾌하지 않다. 그래서일까. 최근 읽은 책 속의 한 문장이 딱 내 얘기 같다. "가끔 그는 한밤중에 온욕을 한 뒤 불빛 아래서 자신의 몸을 살펴본다. 노화는 피곤해 보이는 것과 좀 비슷하지만, 잠을 아무리 자도 회복되지 않는다.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할 것이다. 올해의 이른바 못 나온 사진이 내년에는 잘 나온 사진이 된다. 자연의 친절한 속임수는 모든 일을 천천히 진행시켜 우리를 상대적으로 덜.. 더보기
[쓰임 Note] 빌립보와 사랑의 여정 20171001 쓰임교회 주일설교 빌립보와 사랑의 여정 1.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에게 무슨 격려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무슨 동정심과 자비가 있거든, 2. 여러분은 같은 생각을 품고,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 마음이 되어서, 내 기쁨이 넘치게 해 주십시오. 3.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4.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5.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6.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 더보기
[에세이] 뒤통수와 미용실 이발 할 때의 기준이 뒷머리의 길이가 된 적이 있다. 어느 날 뒷머리를 거울로 비춰보았는데 정리도 안 되고 보기도 싫어 곧장 미용실로 향했다. 지금 다니는 미용실로 옮기기 전, 마지막으로 갔던 동네 미용실 디자이너 선생님께 조금 전의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자 뒷머리가 무슨 상관이냐며 사람들은 주로 뒷모습보단 앞모습을 보고 머리 자를 때를 판단해 온다고 했다. 나도 늘 그래왔고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뜬금없이 뒷머리가 보기 싫어 미용실로 간 적이 있었던 것이다. 늘 당연하게 여겼는데 그날따라 디자이너 선생님의 대답이 새롭게 들렸던 건 왜일까. 사람이라는 존재가 본모습보다 겉으로 보여 지는 모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좀 서글프고 답답해서였을까. 사실 ‘앞모습’은 우리가 사람들 앞에 비춰지고 싶.. 더보기
[에세이] 낭만적 사랑을 내려놓고 어제가 화이트 데이였던가? 무슨 무슨 데이를 잊고 지낸지 오래다. 저녁 책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중 은행 부스 안에 한 남자가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예쁜 꽃 화분을 옆에 두고 양손에 편지지가 들려 있는 그는 깊은 좌절감에 빠져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과거의 일이 떠올라 그랬는지 몰라도 그에게 닥친 일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았다. 적어도 그에게 있어 오늘 화이트 데이는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당신의 애인과 백색의 관계로 돌아간 날로 기억될 것이다. 사랑 참 어렵다. 그렇다고 안 할 수 없는 게 또 사랑 아닌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세상은 이렇게 우리를 부추긴다.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을지 아는 사람이 된다는 건 타고나는 것이지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 더보기
[에세이] 사랑을 위한 노력 알랭 드 보통의 서문에 보면 이런 글귀가 있다. "우리는 사랑도 믿고 일도 믿지만 사랑을 위한 일의 가치는 믿지 않는다." 에리히 프롬에 이어 알랭 드 보통도 누군가를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연 사랑을 공부의 영역으로 볼 수 있을까? 사랑은 누구나 당연하게 잘 해낼 수 있는 것들 중 하나로 여기면 되지 않는가? 알랭 드 보통은 18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사랑하는 일'과 '가족을 이루는 일'은 별개의 것이었다고 말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우 불온한 말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이어서 말한다. 기술과 상업의 발달로 경제 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하는 가운데 삶의 균형을 이루고자 했던 부르주아에 의해 지금의 결혼 제도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아! 그의 논지를 그저 지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