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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에세이] 모르는 사람들 아버지를 원망한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다 원망하던 아버지를 닮아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떤 식의 순환이 일어난다. 일어나고 있다. 그러니 일어났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단편 소설들로 채워진 이승우 작가의 을 읽다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입버릇처럼 말하던 ‘인생은 모호하고, 질문은 가득하며, 사람은 알 수가 없다’는 이 이야기가 책 속에 실재화되어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았으면 보지 않았을, 그러나 보였으므로 보지 않을 수 없는, 지금-여기의 나를 만든 과거의 진실” 그리고 “안다고 믿었던 관계들에 물음표가 붙으며 타인을 향한 전혀 다른 첫걸음이 시작된다.”는 책 뒤표지 문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판단은 그치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를, 부디, 서로가 이작가야의 이중.. 더보기
[사진 에세이] 침묵이 잡아먹게 만들지 마세요 살다 보면 말이 없어져요. 한 사람과 오래될수록 더 그렇죠. 서로를 다 안다고 생각하니까 굳이 할 말이 없어지는 거예요. 근데 거기서부터 오해가 생겨요. 사람 속은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말을 시키세요. 말하기 힘들 땐 믹서기를 돌리는 거예요. 청소기도 괜찮고 세탁기도 괜찮아요. 그냥 내 주변 공간을 침묵이 잡아먹게 만들지 마세요. 살아있는 집에서는 어떻게든 소리가 나요. 에너지라고들 하죠. 침묵에 길들여지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에요. ​ 영화, , 정인(임수정)의 독백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살롱에서 나누는 말씀 한잔! www.youtube.com 더보기
[사진 에세이] 함께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내가 완전히 혼자라는 사실을. ​ 물론 그해의 다른 때에도 저는 자주 혼자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비행기로 두 시간만 가면 되는 곳에 있었고요. 어쨌든 그날처럼 들뜬 오후를 보낸 다음, 누군가와 말을 해야 하는 의무감도 느끼지 않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움을 관조하며 오래된 도시의 거리와 골목들을 산책하는 것만큼 값진 일도 없겠지요. ​ 그런데도 나는 외로움에 마음이 짓눌리는 듯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도시의 풍광을 함께 나눌 사람, 함께 산책하고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말입니다. ​ 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p.326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JH(@ss_im_hoon) • I.. 더보기
[추억] 잠시 비가 멈춘 그 틈 사이로 "안식일의 목적, 이유, 의도는 매주 모두에게 - 집안 식구들, 자녀들, 노예들, 가축들, 이민자들 - 똑같은 휴식을 주는 것이다. 안식일은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한 안식이 아니라, 안식 자체가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다." 존 도미닉 크로산, , 한국기독교연구소, p.113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JH(@ss_im_hoon)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189명, 팔로잉 168명, 게시물 428개 - JH(@ss_im_hoon)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기억의 저장소 : 네이버 블로그 개인적이지만 개인적이지 않은 공간 더보기
[청파 Note / 새벽] 하나님이 일하는 방식 20200813 청파교회 새벽설교 하나님이 일하는 방식 1. 여룹바알이라고도 하는 기드온과 그가 거느리는 모든 군대가 일찍 일어나, 하롯이라는 샘 곁에 진을 쳤는데, 미디안의 진은 거기에서 북쪽 골짜기에 있는 모레 언덕에 있었다. 2. 주님께서 기드온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거느린 군대의 수가 너무 많다. 이대로는 내가 미디안 사람들을 네가 거느린 군대의 손에 넘겨 주지 않겠다. 이스라엘 백성이 나를 제쳐놓고서, 제가 힘이 세어서 이긴 줄 알고 스스로 자랑할까 염려된다. 3. 그러니 너는 이제라도 그들에게 말하여, 두려워서 떨리는 사람은 누구든지, 길르앗 산을 떠나서 돌아가게 하여라." 기드온이 두려워서 떠는 자를 돌아가게 하니, 그들 가운데서 이만 이천 명이 돌아가고 만 명이 남았다. 4. 주님께서 또.. 더보기
[에세이] 미련하고 창조적인 인간 친구가 물었다. 앞으로 어떤 기대를 갖고 살면 좋겠냐고 물어왔다. 한숨 섞인 친구의 그 물음에 잠시 위로의 마음을 전하다, 이야기 말미에 생각지 못한 답변이 튀어나왔다. 1. 미련한 일을 찾을 것과 2. 창조적인 일을 시작해보자는 말이었다. 뜬금없는 소리였다. 무슨 말인지 친구가 이해할리 없었다. 왜냐면, 그 말은 내가 나에게 했던 말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그날의 대화가 되살아났고 한 권의 책에 담긴 몇 개의 문장이 부유하다 생각을 정돈하게 해 주었다. 미련하게 사는 것과 창조적이 되는 것은 다른 일이 아니었다. 그물처럼 얽혀있는 일이었다. 오종우 교수님은 말한다. 1. “우리는 때로 아무 실리도 없고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중심주의의 이기심이 발동하는 이성적 합목적성.. 더보기
[에세이] 사진의 용도 균형 잡힌 구도의 사진만 잘 찍힌 사진이라 할 수 없다. 제목보다는 표지 디자인과 소개글에 끌려 손에 쥐게 된 책이 있다. 아니 에르노의 였다. 그녀는 자신의 애인과 사랑을 나눈 뒤, 널브러진 옷가지와 침구류를 필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욕망과 우연이 낳은, 결국 사라져 버릴 이 배열을”사진으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늦잠을 잘 수 있는 하루, 월요일. 느지막이 일어나 이불을 개려다, 갑자기 카메라를 손에 쥐었다. 흐트러진 모습 그대로를 사진에 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물론 용기가 없어 흑백처리를 했지만). 찰칵! 우중충한 날씨의 연속이라 그런가. 사소한 일로도 자주 마음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요즘. 우연히 내 계정 사진에 하트를 날린 한 분의 계정에 들어갔다가, 푸른 잎사귀들과 맑은 인용구를 보자 갑.. 더보기
[사진 에세이] 원효로 경의선 숲길과 그날의 온도 수전 손택은 책을 읽을 때만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 (생략) 그러다 열두 살 되던 해에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을 굳혔다. "문학이 저를 집어삼켰죠. 제가 정말 원했던 건 다양한 삶을 살아 보는 것이었고, 작가의 삶이 가장 포용적으로 보였어요." ​ 장영은, , 민음사, p.144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JH(@ss_im_hoon)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189명, 팔로잉 168명, 게시물 428개 - JH(@ss_im_hoon)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기억의 저장소 : 네이버 블로그 개인적이지만 개인적이지 않은 공간 더보기
[사진 에세이] 이월 로스터스와 잠시 갰던 날 ​"자신의 삶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면서, 고생했던 순간, 땀 흘리며 일했던 순간, 미소를 머금었던 순간을 찬찬히 되새겨본다고 해도, 타인에게 쓸모 있는 존재였던 순간을 정확하게 알아내지는 못한다. ​ 쓸모없는 삶이란 없다. 모든 영혼은 나름의 이유가 있어 지상에 내려온 것이다. ​ 진정으로 타인을 돕는 사람들은 억지로 쓸모 있는 삶을 살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유익한 삶을 이끌어갈 뿐이다. 남들에게 이래라저래라 조언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조용한 모범을 보이며 살아간다. ​ 자신이 늘 바라온 삶을 사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타인에 대한 비판을 그만두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집중하라. 그런 삶이 대단찮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만물을 주관하는 신의 관점에서는 남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그런 삶이야말로 세.. 더보기
[사진 에세이] 오츠커피와 향하는 길목 커피를 마실 때가 좋다. 생각할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음료 이상이며 일어나고 있는 어떤 현상이다. 커피는 시간을, 본연의 자신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한 잔 더 마시길!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