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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감정의 소중함

 

 

글에는 글을 쓴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들어간다고 한다. 당연한 소리인가? 글에는 글쓴이의 생각은 들어가도 감정은 감춰야 하는 줄 알았다. 감정 없는 글쓰기가 가능한 일이었나, 다시 의문 부호를 붙여본다. 


요즘 읽고 싶은 책은 중고 서적에 신세를 지고 있는 내가 오랜만에 새 책을 구입했다. 출판된 지 한 달도 안 된 책이 벌써 4쇄나 인쇄된 걸 보며 굳이 내가 사주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작가이기에 질투가 나긴 했지만, 담백한 그의 생각을 읽고 싶어 <표현의 기술>이라는 책을 손에 집었다. 그는 첫 장에서 글에는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이 들어간다고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를 꺼냈다. 감정? 글에 글을 쓰는 이의 감정이 들어가는 게 당연하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개인적으로 생물학적 욕망 외에 어떠한 사회적 욕망도 발견하지 못했던 난, 잘 쓰여진 글이나 감탄할 만한 문장을 읽게 되면 어떤 흥분감과 부러움이 몰려온다. 앞으로 특별한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하지 않는 한 말하기와 글쓰기를 손에서 놓을 수 없겠지만, 그것과는 조금 별개로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이 있다. 


감정.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감정이 생각에 우선하는 감각이 아닐까하고 말이다. 글을 쓰고 읽는 순간에도 감정은 있었다. 누군가의 글은 좋은 흥분을 일으켜도 또 누군가의 글은 불쾌감을 주기도 하지 않는가. 그러고 보면 은근 글을 읽고 쓰는 행위 속에 감정이 넘쳐흘렀던 모양이다. 


감정은 표현하지 말고 최대한 절제하는 게 좋을 것 같은 사회를 살고 있다. 하지만 감정은 정말 중요한 삶의 요소이다. 사람이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느껴지는 감정을 있는 대로 표현하라는 말은 아니다. 중요한 건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 차리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려 주는 것이다. 우린 자꾸 성숙이라는 명목하에 자신의 감정을 해독할 능력을 잃어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구약에선 신도 감정을 분출할 줄 알았고, 신약에선 신의 아들도 눈물과 웃음과 분노를 느낄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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