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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슬픔과 눈물

 

슬픔과 눈물. 에코백 같은 존재들이다. 내 옆을 떠날 줄을 모른다. 희망을 나누고 싶어 단상을 남기다 보면 갑자기 슬픔의 기운이 얼굴을 내민다. 빼꼼히. 사람을 만나면 항상 웃음부터 지어지지만 어찌 글은 이 모양인지 모른다. 조민아 선생님은 글 속에 진짜 내 모습이 드러난다고 하시던데. 영화를 보다가 노래를 듣다가 글을 읽다가 눈물샘은 반갑지도 않은 눈물을 자꾸 끌어올린다. 여기저기 기웃대다 <강아지똥>을 쓰신 권정생 선생님의 인터뷰 글을 보았다. 왜 선생님은 평생 슬픈 글만 쓰냐는 질문에 "세상에서 가장 맑은 것이 있다면 눈물이야. 울고 나면 용서를 할 수 있어."라고 하셨단다.

그리고 "나의 동화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 서러운 사람에겐 남이 들려주는 서러운 이야기를 들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 그것은 조그만 희망으로까지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신 대목도 있었다.

지금 이 글을 남기고 있는 사람처럼 시도 때도 없이 눈물 흘리는 사람 말고(이러다 잘하면 너무 맑아져 투명인간이 될 지도 모르겠다), 눈물이 필요한 순간 그것을 흘려 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맑은 것이 눈물이라는 말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권정생 선생님의 맑은 슬픔에 비하면 자기 연민의 탁한 눈물일진 모르나, 나를 채운 슬픔의 눈물이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고 서러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한결 위안이 되는 맑음이 되길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요한의 글을 이렇게 바꿔볼까 한다. '슬픔을 알게 될 것이며, 눈물이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8:32).'​​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안녕하세요! 책과 여행을 사랑하는 이작가야입니다. 책과 여행에 관한 소식을 전합니다. 언제나, 누구든 편하게 머물다 가시길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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