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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까(그것도 대답을 얻으리라는 희망을 품으면서)?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그 사람 없이도 잘 살아간다면, 그건 우리가 그 사람을, 자기가 믿었던 것과는 달리,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까...?" (롤랑 바르트, <애도 일기>, 김진영 옮김, 걷는나무, 2018, p.78)
슬픔은 참 지독하다. 그리고 끈질기다. 조용히 숨어 지내다가 갑자기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 하지만 시간은 힘이 있다. 시간 속에서 슬픔은 힘을 잃기 마련이고 그러다가 서서히 아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그 사람 없이도 잘 살아간다면 (...)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까...?' 어머니를 잃고 큰 슬픔에 빠진 롤랑 바르트의 말이다. 이별이라는 것 그리고 그 이별 후 산 사람은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인간의 일생이란 참으로 복잡하고 오묘하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가까이서 본 이는 안다. 완전히 지나가는 슬픔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슬픔은 먼 길을 돌아 언젠가 다시 찾아온다. 그러니 그토록 고통스러운 슬픔이 지나(간 것)갔다고 하여 그런 자신을 탓하거나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한번 새겨진 슬픔은 평생 가기 때문이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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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일기(리커버 에디션)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어버린 슬픔을 기록한 롤랑 바르트의 에세이 『애도 일기』가 새로운 디자인을 입은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 텍스트를 재해석한 판형과 아름답고 처절한 슬픔의 감성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표지로 명저의 소장 가치를 높여 선보인다. 이 책은 20세기 후반 가장 탁월한 프랑스의 지성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쓴 일기이다. 인문학과 문학 독자들이 꾸준히 읽고 해석하는 롤랑 바르트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로, 진입장벽
- 저자
- 롤랑 바르트
- 출판
- 걷는나무
- 출판일
-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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