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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와 커피를 마시다 무심코 '넌 사람들한테 연락 자주 하잖아?'라는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발끈해 버렸다. 평소의 나는 먼저 연락을 잘 못하는 편이다. 누군가 내 연락을 받았다면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물론 생각만하고 연락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왜 그 말이 기분 나빴을까, 생각해 본다. 사실 친구의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듣고 싶은 대로 들은 거 같긴 하지만, 쨌든 사람들에게 연락을 자주 한다는 그 말에, 평소 내가 고독과 외로움을 견딜 줄 모르는 나약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느낌을 받은 모양이다.
SNS의 거짓된(!) 인간관계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사는 지인들보다 저 멀리 일본에 사는 H형, 호주에 사는 H님, 인도에 계신 J선생님 등과 왕래가 더 잦은 것만 같다.
연락의 빈도와 밀도로 잘잘못을 따질 필요는 없겠다. 가끔 연락해 안부를 묻고 그 안부에 반갑게 응답하는 것에, 또 참지 못해 보고 싶은 마음을 투박한 언어로 전달하는 그 안달 난 연락에 누가 감히 돌 던질 수 있겠는가. 시의적절함은 금보다 더 귀하다. 영성이 따로 있겠는가.
*instagram: http://www.instagram.com/ss_im_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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