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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다
갑자기
불쑥
또는 잔잔히
당신과 만났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혼자가 되었다고 했을 때
'잘 헤어졌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다'
'사랑, 이별이 다 그런거다'
이게 무슨 말들인가
이게 당신들이 말하는 '위로'라는 것인가
그래,
내가 빨리 잊지 않으면
나만 힘들거라는, 너만 더 힘들어질거라는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었겠지
그런데 정말
나를 위했던 말들이었나
그대들 스스로를 위한 말은 아니었나
파커 파머가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에서 그러더라
"가장 어려운 일은 남의 고통을 ‘고치겠다고’ 덤벼들지 않는 일,
그냥 그 사람의 신비와 고통의 가장자리에서 공손하게 가만히 서 있는 일이다.
그렇게 서 있다 보면 자신이 쓸모없고 무력하다는 느낌이 든다.
바로 우울증에 빠진 사람이 이런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이다(p115)."
결국 누군가의 고통에
이런 저런 적절치 못한 위로를 하는건
자신의 쓸모없음과 무력함을
느끼기 싫어 그렇게 한 게 아닐까
제발 내 옆에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달라
물론 꼭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고통 받는 사람을 향한 신의 사랑은 우리를 ‘고치는’ 게 아니라
함께 고통 받음으로써 우리에게 힘을 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고독의 가장자리에서 존경과 믿음을 갖고 서 있음으로써
우리는 신의 사랑을 묵상할 수 있다(p117)."
그래서
보이지 않는 신의 사랑이 어려운 건가
오늘도 떠오르는 당신을
가슴에 깊숙히 품고 또 그렇게 흘려보내고
*instagram: http://www.instagram.com/ss_im_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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