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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사무엘상 (6)] 하나님이 일하시는 속도

20221124 청파교회 새벽설교

 

하나님이 일하시는 속도

 

<사무엘상 23장 24-28절>

 

24. 이리하여 그들이 일어나 사울보다 먼저 십 광야로 떠나갔다. 이 때에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여시몬 남쪽의 아라바에 있는 마온 광야에 있었다. 

25. 사울도 부하들을 거느리고 다윗을 찾아 나섰다. 누가 이 사실을 다윗에게 알려 주니, 그가 마온 광야에 있는 바위로 내려갔다. 사울이 이 소식을 듣고, 곧 마온 광야로 가서 다윗을 추격하였다. 

26. 이리하여 사울은 산 이쪽에서 쫓아가고,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산 저쪽에서 도망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윗은 사울을 피하여 급히 도망하고, 사울과 그의 부하들은 다윗과 그의 부하들을 잡으려고 포위를 하는데, 

27. 갑자기 전령 한 사람이 사울에게 와서, 블레셋 족속이 쳐들어왔으니, 어서 돌아가야 한다고 보고하였다. 

28. 사울은 다윗을 추격하다 말고 돌아가서, 블레셋 족속을 맞아 싸우러 나갔다. 그리하여 그 곳 이름을 셀라하마느곳이라고 부른다. 

 

 

하나님께 묻는 다윗

 

사무엘상 23장은 사울과 다윗의 계속된 대립에 관해 보여줍니다. 다윗은 사울을 피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헤렛 수풀(22:5)에 정착했습니다. 헤렛 수풀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긴 어려우나, 블레셋과의 접경 지역 어딘가로 추정됩니다. 

 

어느 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윗을 찾아옵니다. 그 사람들은 그일라 성읍 사람들이었습니다. 그일라 사람들의 터전블레셋 사람들의 침범으로 황폐화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일라 사람들은 다윗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찾아 온 것입니다. 다윗은 이 일을 두고 하나님께 뜻을 여쭈었습니다. 하나님은 고통 받는 자들을 외면치 않는 분이시기에 다윗에게 그일라 사람들을 블레셋으로부터 구원하라고 명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다윗의 백성들이 두려워했습니다. 다윗의 백성들은 블레셋에 비해 규모도 훨씬 작았고 늘 외세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블레셋을 친다는 걸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다윗은 다시 주님께 묻습니다. 자신들이 그일라 사람들을 돕는 게 맞는 거냐고 재차 묻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같은 말씀을 반복하십니다. 내가 블레셋 사람들을 너희의 손에 넘길 것이니 담대히 나아가라고 말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블레셋 사람들과 싸웠고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우림과 둠밈

 

승리를 거둔 것도 잠시였습니다. 다윗은 쉴 틈이 없습니다. 그가 그일라를 다녀갔다는 소식이 사울의 귀에 들리게 됩니다. 사울은 여전히 다윗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그일라를 에워싸기 위해 모든 백성을 이끌고 그일라로 향했습니다. 다윗 또한 이 소식을 알게 됩니다. 다윗은 사울이 자신을 해하려는 음모를 알게 되었고,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하나님께 여쭈었습니다. 

 

디윗은 제사장 아비아달에게 에봇을 가져오라고 명합니다. 에봇제사장이 직무를 행할 때 입는 예복을 말합니다. 이 에봇에는 주로  을 상징하는 우림완전함을 뜻하는 둠밈 그리고 흉패가 포함됩니다(우림/둠밈/흉패). 이 우림과 둠밈(Urim and Thummim)은 하나님의 뜻을 판별하는 제비와 같은 도구를 말합니다. 

 

다윗은 에봇을 통해 하나님께 두 가지 질문을 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사울이 정말 자신을 잡으러 오고 있는지 그리고 그일라 사람들이 자신을 사울에 손에 넘기려는 지를 물었습니다. 주님우림과 둠밈을 통해 그렇다는 답변을 주십니다. 두 번째 질문첫 번째 질문의 반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윗은 그일라 사람들이 자신과 자기 백성들을 사울의 손에 넘기는 게 맞느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다시 우림과 둠밈을 통해 그럴 것이라고 답해주십니다. 다윗은 결국 자기 백성들을 데리고 그일라를 도망쳐 나옵니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 말하기

 

그일라에서 도망쳐 나온 다윗은 십이라는 광야에 머뭅니다. 그일라도 그렇고 십 광야도 그렇고 모두 유다 광야에 속한 곳입니다. 다윗은 그곳에서도 사울이 계속 쫓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잠잠히 숨어서 지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에 요나단이 나타나더니 다윗은 그의 입을 통해 최초로 자신이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17). 다윗은 얼떨떨했습니다. 매순간 죽음의 위기 속에 살고 있는 자신이 어떻게 이스라엘의 왕이 된다는 것인지 의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에게 일어난 일과 별개십에 사는 사람들다윗과 그의 군대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십에 사는 사람들은 다윗을 사울에게 넘기기로 작정하고 그에 관한 정보사울에게 은밀히 고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자신을 찾아온 십 사람들에게 한 사울의 답변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유익을 가져다 준 십 사람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21). 사울은 주님의 영이 자기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란 자기 마음에 하나님 없어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존재란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셀라하마느곳

 

다윗의 정보통도 사울과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울이 자신을 쫓아온다는 사실을 듣게 된 다윗 십을 떠나 마온 광야에 이릅니다. 사울의 집착도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다윗이 마온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사울은 전투 병력을 이끌고 다시 마온으로 향합니다. 다윗은 또 다시 사울을 피해 점점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다윗은 이번엔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그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번 정한 주님의 뜻은 다윗을 떠나지 않습니다. 위급한 순간에 블레셋이 이스라엘에 쳐들어 온 것입니다. 사울은 다윗을 쫓던 발걸음을 멈추고 어쩔 수 없이 향로를 바꾸어 블레셋을 막으러 떠납니다. 다윗은 살아날 가능성이 없던 순간에 하나님의 기적과도 같은 손길로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이 일이 있던 장소의 이름을 ‘셀라하마느곳’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말은 ‘도주 혹은 도피의 바위’, ‘분리의 바위’라는 뜻입니다. 

 

서두르지 않는 하나님

 

사무엘상 23장에도 다윗을 쫓는 사울의 끝없는 추격전 이야기가 그려졌습니다. 그는 질투와 복수심에 눈이 멀어 다윗 죽이기에 모든 시간을 바쳤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님의 영이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자신을 도운 십 마을 사람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울은 하나님 없이 하나님의 일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대신 다윗은 위기의 순간마다 주님이 자신과 함께함을 경험했습니다. 그일라를 도망 나올 당시, 다윗은 에봇을 통해 자신을 인도하는 주님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십 광야를 빠져나올 때도 주님께서 사울의 관심을 블레셋을 향하게 하여 자신을 구해내신 것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은 참 서두르지 않는 분이십니다. 사울이 하는 어리석은 짓을 무력으로 제압하거나 큰 벌을 내리지 않고 기다리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울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주님의 뜻을 그르친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라셨을지 모릅니다. 다윗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윗에게도 미리 어떤 해답을 내려주지 않고 임박한 순간, 결정적인 순간에 찾아오셔서 위기를 극복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속도

 

우리는 사울은 나쁘고 다윗은 좋다고 딱 잘라 말하진 말아야 합니다. 사울하나님께 택함 받은 사람이었고 다윗이후에 여러 실수를 저지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나님은 완벽한 사람을 사용하지 않으신다는 사실과 또 사람을 다룸에 있어서 서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합니다. 

 

가끔 하나님이 속도를 좀 내주셨으면 참 좋겠는데 하는 일들도 있을 겁니다. 그럴 땐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애써보십시오. 우리는 주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자신이 하나님이 되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가급적 자기 판단은 내려놓되 하나님이 일하시는 속도를 맞추려 노력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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