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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사무엘상 (7)] 침묵의 두 가지 의미

20221201 청파교회 새벽설교

 

침묵의 두 가지 의미

 

<사무엘상 28장 3-6절> 

 

3. 사무엘이 이미 죽어서 온 이스라엘 백성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를 그의 고향 라마에 장사지낸 뒤였다. 그리고 사울이 나라 안에서 무당과 박수를 모조리 쫓아낸 때였다. 

4. 바로 그 때에 블레셋 군대가 모여서 수넴에 진을 쳤다. 사울도 온 이스라엘 군을 집결시켜, 길보아 산에 진을 쳤다. 

5. 사울은 블레셋 군의 진을 보고, 두려워서 마음이 몹시 떨렸다. 

6. 사울이 주님께 물었으나, 주님께서는 그에게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예언자로도, 대답하여 주지 않으셨다. 

 

 

다윗과 아기스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사무엘상 28장입니다. 다윗은 사울을 피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그는 사울의 위협 때문에 지칠 대로 지쳤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생각했습니다. 사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상대 진영인 블레셋 진영에 들어가 숨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는 그렇게 여기저기 도망 다니다가 적진의 땅인 블레셋에 숨어들게 된 것입니다. 

 

블레셋이란 나라몇 개의 지역단위로 묶이는데, 다윗은 그 가운데 가드라는 곳왕자였던 아기스와 만납니다. 아기스다윗이 블레셋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으로 믿고 그와 함께 이스라엘을 대적하러 나갑니다. 사울 또한 블레셋의 공격 소식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과 대적하기 위해 전투태세를 갖춥니다. 그러나 곧 사울의 자신감바닥을 치고 말았습니다. 블레셋 군대의 규모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두려움 때문에 마음의 큰 동요가 일어났습니다

 

사울을 떠난 하나님

 

사울은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이 난간을 헤쳐나갈 방법을 주님께 묻습니다. 사울은 그때까지도 몰랐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자신을 떠난 줄 몰랐습니다. 하나님은 꿈(삿7:13-15)을 통해서도, 빛을 상징하는 우림(삿14:41)을 통해서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지자들(삿22:5)을 통해서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사울은 하나님이 왜 말씀이 없으신가 의아해했습니다. 어쩌면 그는 하나님의 영자신을 떠났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는데 어느 정도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사면초가에 빠진 사울하나님 응답 듣기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는 억지를 써서라도 하나님이 갈 길을 알려주시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마지막 방법무당을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사울은 그의 신하들과 함께 엔돌이라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무당을 만난 사울

 

깊은 밤, 사울은 변장을 한 뒤에 무당을 찾아갑니다. 무당을 만난 사울은 다짜고짜 한 사람을 찾아달라고 청합니다. 그를 어서 자신에게 데려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당은 먼저 자신의 처지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사울 왕이 무당과 박수를 이 나라에서 쫓아낸 사실을 모르냐고 반박하듯 묻습니다. 이 여인은 자신 앞에 있는 자가 사울임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울은 사무엘이 죽었을 때, 이스라엘 땅에서 무당과 박수를 모두 내쫓거나 죽여 버렸습니다. 그래서 살아남은 자들은 이스라엘과 블레셋 경계 그 어딘가에 숨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이스라엘 사람 하나가 찾아와서 자신을 무당처럼 대하니 얼마나 겁이 나겠습니까. 그녀는 이 사람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 찾아 온 자인 줄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자 사울은 주님이 자신을 떠난 줄도 모른 채, 주님의 이름으로 그녀를 안심시켜줍니다. 마음이 놓인 무당은 그제야 누구를 불러올지를 묻습니다 사울은 기다렸다는 듯이 사무엘을 불러 달라고 말합니다. 죽은 사무엘의 영이 나타나자 그제야 무당은 자기 앞에 있는 자가 사울 왕임을 알게 됩니다. 사울은 다시 그녀를 안심시킨 뒤에 자신이 직접 사무엘의 영과 대면합니다

 

사무엘의 단호함

 

여기부터는 뭔가 판타지적인 상황이 펼쳐집니다. 한 사람과 한 영혼이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귀찮은 듯 왜 자신을 불러냈냐고 묻습니다. 사울은 자신의 절박함을 이야기합니다. 주님은 자신을 떠난 것 같고, 궁지에 몰린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어르신을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사무엘은 단호했습니다. 그는 이미 주님의 영이 당신을 떠나 다윗에게로 옮겨갔다고 말했습니다. 왕위는 이미 당신에게서 다윗에게로 옮겨갔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주님께선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손에 넘기실 것이고, 당신과 당신의 자식들도 곧 내가 있는 곳에 오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울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는 너무도 두려운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않고 말았습니다. 그때 무당이 다가와 사울에게 손을 건넵니다. 그녀는 자신이 목숨을 걸고 임금님이 시키신 일을 행했으니 임금님도 자신의 부탁 한 가지를 들어달라고 청했습니다. 그 청은 하루 종일 굶으셨으니 제가 드리는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참 흥미로운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모습은 마치 사울이 왕좌에서 물러나 가장 밑바닥에 떨어진 모습을 형상화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내쫓은 자의 도움이 아니고선 일어설 수 없는 초라한 자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모습입니다

 

사울은 처음엔 이 호의를 거절하였지만, 끝내 무당이 대접하는 음식을 먹고 길을 떠나게 됩니다

 

사울의 자각

 

오늘 이야기는 사울 왕권의 몰락사울 개인의 몰락을 함께 보여줍니다. 그는 블레셋의 위협으로부터 답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찾지만, 주님은 어떤 방법으로도 사울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으십니다. 사울은 주님 앞에 회개하거나 반성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고, 억지로라도 이 위급한 상황을 벗어날 방법만 모색합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바로 자신이 쫓아낸 자들을 찾아가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사울은 무당을 찾아가 이미 떠난 사무엘의 혼을 불러냅니다. 다시 깨어난 사무엘은 사울을 돕지 않고 오히려 그를 질책합니다. 다시 사울의 왕권을 심판하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절망에 빠진 사울은 집으로 돌아갈 힘조차 잃고 맙니다. 결국 그는 사회적으로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 무당의 도움이 아니고서는 돌아올 수조차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사울은 그렇게 자신에게서 주님의 촛대가 옮겨졌다는 사실또 자신이 정말 무력한 존재임자각하게 됩니다. 

 

주님의 침묵

 

우리는 살다보면, 하나님께서 침묵하는 순간을 마주하곤 합니다. 주님의 응답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또 주님의 도움이 가장 필요할 때에 주님이 침묵하시는 걸을 경험하곤 합니다. 물론 이제 우리는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주님이 부재하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주님은 계속해서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심을 말입니다. 늘 우리의 조바심이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러나 때로 주님은 우리가 잘못된 것을 구하고 바랄 때 침묵하기도 하십니다. 그럴 땐 오히려 주님의 침묵이 우리에게 큰 득이 됩니다.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기다림돌아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다림돌아봄의 시간을 통해서 내 뜻보다는 주님의 뜻을 잘 분별해 나가야합니다. 주님의 시간내 생각의 시간과 다르게 흐릅니다. 만약 주님께서 침묵하신다면,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돌아보라는 요청일 수 있음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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