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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창세기 (2)] 말이 뒤섞인 세상

20211224 청파교회 새벽설교

 

말이 뒤섞인 세상 

 

<창세기 11장 1-9절>

 

1. 처음에 세상에는 언어가 하나뿐이어서, 모두가 같은 말을 썼다. 

2.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동하여 오다가, 시날 땅 한 들판에 이르러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3.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서, 단단히 구워내자."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썼다. 

4.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 

5. 주님께서 사람들이 짓고 있는 도시와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다. 

6.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만일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는 한 백성으로서, 이렇게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이 거기에서 하는 말을 뒤섞어서,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8. 주님께서 거기에서 그들을 온 땅으로 흩으셨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 세우는 일을 그만두었다. 

9.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세상의 말을 뒤섞으셨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한다. 주님께서 거기에서 사람들을 온 땅에 흩으셨다.

 

 

노아의 자손들의 욕망

 

창세기 서두는 이 세상이 만들어지는 창조 과정의 밑그림을 보여줍니다. 이 말은 곧 하나님께서 세상을 빚어내는 모든 과정에 관여했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창세기 10-11장은 노아의 방주 사건 이후, 그의 아들들의 번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는 노아의 세 아들로부터 여러 민족이 시작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셈, 함, 야벳으로부터 시작된 자손들은 나날이 번성하여 다양한 민족을 이루게 됩니다. 민족의 다양성은 서로 경쟁할 수 있는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협력한다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다행히 노아의 자손들은 경쟁보다는 협력의 과정을 선택합니다. 

 

그렇게 협력을 선택한 이들이 했던 첫 번째 과업은 무엇이었습니까? 바로 탑 세우기였습니다. 탑을 세우는 일! 그들은 자신들이 거주할 땅을 찾기 위해 이동하고 있었고 시날 땅 한 들판에 적당한 장소를 찾게 됩니다. 그들은 유목민과 같은 삶을 살았지만, 자신들의 몸을 보호할 거처 또한 필요했습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이 노아의 자손들은 큰 어려움 없이 서로 도와가며 자신들이 머물 터전을 만들어 갔습니다. 

 

처음 그들은 탑을 높이 쌓을 생각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저 자신들의 거처를 만들어갔던 것이고, 계속 탑을 쌓다보니 자신들 안에 있는 어떤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협력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은 쓴 소리를 들어야 조금 겸손해진다고 했나요? 그 누구도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지 않자, 노아의 자손들은 자신들의 근원, 즉 뿌리를 잊은 채 조금도 망설임 없이 앞만 보며 달려 나갔습니다. 

 

하나님은 좀 놀라셨습니다.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그들의 능력과 영향력이 실로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노아의 자손들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뒤섞어 놓겠다고 말입니다. 질주하는 욕망을 멈추기 위해 벌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뒤섞어 놓으신 것입니다. ‘언어를 뒤섞어 놓았다’ 이 말은 뭔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결국 탑을 짓던 노아의 자손들은 소통할 수 있는 동일한 언어를 잃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아무 일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자기 말만 하는 세상

 

말을 뒤섞는다는 것은 실제로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졌다는 말일 수도 있지만, 조금 달리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승우 작가는 이 상황을 시간이 흐르고 노동의 피로가 더해지면서 점점 다른 말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고 보았습니다. 불평불만의 목소리가 많아진 것입니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고, 각자 자기 말만 했습니다. 

 

하나님이 아름답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시기하여 그들의 말을 섞어 놓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욕망의 끝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 끝은 분쟁과 지배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생명의 소멸을 가져옵니다. 하나님께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그들을 되돌리기 위해, 언어를 흩어 놓은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입니까? 바벨탑을 쌓고 있는 세상이십니까 아니면 이미 흩어진 세상이십니까? 각자 자기 말만 하는 세상이 바로 언어가 달라진 세상이고, 각자 자기 말만 하는 세상이 곧 흩어진 세상인 것입니다. 성탄을 하루 앞둔 오늘, 여러분께서는 곁에 있는 이들의 그 언어에 한번 유심히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주님을 대하듯, 곁에 있는 이들의 음성에 세밀히 반응하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길었던 대림의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날을 기대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성탄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주님, 속히 오셔서 이 땅에 어둠을 밝혀주십시오. 주님, 우리는 저마다 자기 말을 하기에 급급합니다. 날이 갈수록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보다, 자신의 말을 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주님, 나 자신에게 함몰되어 사느라 곁에 있는 이들을 돌보지 못한 우리를 용서해 주십시오. 오늘 하루, 하나님과 나 자신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시고, 너의 있음이 곧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됨을 잊지 말게 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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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작가야입니다. 말씀을 묵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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