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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새벽] 제비뽑기에 담긴 신앙

20191214 청파교회 새벽설교

 

제비뽑기에 담긴 신앙

 

<여호수아 14장 1-5절>

 

1. 이스라엘 자손이 가나안 땅에서 받은 유산을,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자손의 각 지파 우두머리들이 다음과 같이 분배하였다.

2.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그들은 제비를 뽑아서 아홉 지파와 둘로 나뉜 한 지파의 반쪽에게 땅을 유산으로 나누어 주었다.

3. 모세가 이미 요단 강 동쪽에서, 두 지파와 둘로 나뉜 한 지파의 반쪽에게 땅을 유산으로 주었으나, 레위 지파에게는 분깃을 주지 않았다.

4. 요셉 지파는 므낫세와 에브라임 두 지파로 갈리었다. 레위 지파에게는 거주할 여러 성읍과, 그들의 가축과 가축을 기를 목장 외에는 분깃을 주지 않았다.

5. 이스라엘 자손은,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그 땅을 나누었다.

 

우연에 대한

 

안녕하세요! ‘우연’이라고 하면 너무 신앙과 동떨어진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에는 그 ‘우연’도 하나의 중요한 신앙훈련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잠시 지난 시간 이야기를 살펴보면요.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현재 이스라엘 민족은 한창 땅 나누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에 들어섰고, 그곳을 차지했으면 이제 그들에게 남은 일은 그 땅을 적절히 잘 분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이스라엘 민족은 요단강을 기준으로 동-서로 나뉘었는데, 지난 시간까지 요단 동편을 나눠 가진 지파에 관해 알아봤었습니다. 그 지파들은 ‘르우벤 지파, 갓 지파, 므낫세 반쪽 지파’ 이렇게 세 지파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어서, 열두 지파 가운데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요단 서편을 나눠가 진 지파에 관해 알아보려 합니다.

 

가나안 땅 분배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은 요단 서편을 나눠 가진 지파 소개에 관한 서두에 해당합니다. 먼저 14장 1절은 자신들이 분배받은 이 땅이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 또 누구로부터 확정받은 땅인지를 알려줍니다. 그래서 저자는 말하길, 이 땅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임을 가장 먼저 강조하며, 이 땅은 곧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각 이스라엘 지파의 족장들’에게 분배한 것임을 밝힙니다.

 

그런데 재밌는 부분은 이 땅을 어떤 식으로 분배하는가에 관한 부분입니다. 아마 이 분배방식은 성경에 나온 유일한 방식으로, 누가 어떤 선택을 받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법입니다. 그 방법은 바로 ‘제비뽑기’입니다.

 

여호수아는 이 제비뽑기로 요단 동편과 서편의 땅을 각각의 지파에게 분배했습니다. 물론 아시다시피, 한 지파만이 땅 분배를 받지 못했는데, 그 지파는 뭔가 큰 잘못이 있어서라기보단, 그들이 맡은 직무상의 역할 때문에 하나님 그 자체가 그들이 분배받은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 지파는 여러분께서도 다 아시는 ‘레위 지파’입니다. 그러니까 이 레위 지파를 제외하고는 모든 지파는 가나안땅을 분배받을 때 ‘제비뽑기’를 통해서 분배받게 되었습니다.

 

제비뽑기의 추억

 

여기 계신 분들도 학창시절 ‘제비뽑기’ 한두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 학교 수업만 마치면, 그렇게 학교 앞 문구점에 있는 뽑기를 하러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문구점은 사실 저와 친구들에게 방앗간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사실 이 ‘제비뽑기’를 하면, 당첨보다는 꽝이 훨씬 많이 나왔는데, 그러함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렇게 뽑기를 계속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렇게 당첨이 잘 안 되는데도, 왜 그렇게 뽑기를 했나 생각해보면, 이건 나의 ‘능력’보다는 ‘운’의 좋고-나쁨에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제비뽑기’가 운이 아니라 자기 능력-자기 실력에 달린 거라면, 저는 어느 정도 하다가 그만 포기했을 텐데, 이게 운이 훨씬 많이 작용한다고 생각되니 포기가 자꾸 늦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 결과를 맡기는 일

 

사실 저는 성경에 등장하는 이 ‘제비뽑기’가 참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때론 우리는 열심히 일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봉사하고 또 헌신합니다. 직장에서나 교회에서나 가정에서 그러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러합니다. 우리는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잘 챙기기도 잘 돌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와 관련하여, 가장 또 자주 실망하는 부분이 어디냐면, 내가 한 수고와 노력이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거나 또는 그저 그렇게 잊힐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아직도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일’입니다. 대가와 보상을 바라지 않고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내려놓는 마음훈련

 

사실 그러고 보면, 가나안 땅을 차지한 모든 지파는 마지막까지 자신들이 어느 땅을 분배받고 또 어느 땅을 차지하게 되는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제비뽑기 덕분에, 커다란 분쟁 없이, 결과를 하나님의 뜻으로 여기며 각자에게 주어진 땅에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추측하건대, 이스라엘 민족에겐 이 ‘제비뽑기’의 방식은 이미 익숙했을 것입니다.

 

여러분, 이 ‘제비뽑기’는 우연을 가장해, 인간이 마음훈련을 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지금 현재의 우리와 똑같이, 소유하고 정착하기를 좋아했던 이 이스라엘 민족이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집중하게 하는 방법이 바로 ‘제비뽑기’였습니다. 성경 속 이야기는 그렇게, 나를 자꾸자꾸 비워내고 하나님 한 분만 드러내도록 돕습니다.

 

이렇게 이스라엘 민족의 땅 분배는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고, 모든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는 훈련과도 같은 것입니다. 요즘 우리의 삶은 어떠합니까? 성경이 보여주는 ‘제비뽑기’식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쓰고 계십니까? 아니면 더 갖고 더 보상받기 위해 애쓰고 계십니까? 하나님께서는 모든 건 내가 할 테니, 나를 믿고 따라만 오라고 늘 말씀하고 계십니다. 누가 그 음성을 믿고 또 누가 따라가느냐가 신앙의 깊이를 정하리라 봅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의 음성을 민감하게 살피되, 내 마음을 가볍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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