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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아동부] 어느 로마 군인이 보낸 편지

20220320 청파교회 아동부 설교

 

어느 로마 군인이 보낸 편지

 

<마태복음 27장 27-31절>

 

27. 총독의 병사들이 예수를 총독 관저로 끌고 들어가서, 온 부대를 다 그의 앞에 불러모았다. 

28. 그리고 예수의 옷을 벗기고, 주홍색 걸침 옷을 걸치게 한 다음에, 

29. 가시로 면류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그의 오른손에 갈대를 들게 하였다. 그리고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유대인의 왕 만세!" 하고 말하면서 그를 희롱하였다. 

30. 또 그들은 그에게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서, 머리를 쳤다. 

31. 이렇게 희롱한 다음에, 그들은 주홍 옷을 벗기고, 그의 옷을 도로 입혔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으려고, 그를 끌고 나갔다.

 

 

억울한 예수님 

 

안녕하세요. 아동부 여러분! 오늘은 사순절 세 번째 주일이에요. 이제 여러분도 사순절이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지요? 오늘은 지난주 성경 말씀을 이어서 살펴보려고 해요. 

 

예수님은 억울한 일로 사람들에게 붙잡히게 됐어요. 왜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붙잡혔나요? 하나님을 모독했다는 이유 때문이에요.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말했다는 이유로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게 했어요. 

 

예수님이 살아날 마지막 기회가 있었지만, 사람들은 바라바라는 사람을 더 좋아해서 예수님이 살아날 마지막 기회가 사라지게 됐어요. 오늘 이야기는 바로 이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예요. 

 

로마 군인이 보낸 편지

 

오늘은 우리에게 특별한 편지 한 장이 도착했어요. 사람들이 예수님을 조롱하고 약 올리는 현장에 있던 어떤 군인이 보낸 편지인데요. 오늘은 그 군인이 보낸 편지를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려고 해요. 그 편지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읽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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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가 여러분에게 편지를 쓰는 이 순간에도 손이 떨립니다.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저 내가 그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을 지워 버리고 싶을 뿐입니다. 

 

'예수'라고 불리는 사람이 총독인 빌라도 앞으로 끌려왔습니다. 빌라도는 유대를 다스리는 총독이지요. 대제사장들이 예수의 죄목을 알리며 처형을 요구했어요. 예수라는 사람이 자신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했다는군요. 대제사장들은 신성모독이라며 예수를 고발했어요. 유월절이라는 명절에는 죄수 한 명을 풀어 주기로 되어 있어요. 빌라도가 바라바와 예수 중 누구를 풀어줄지 물었는데 사람들은 반역자 바라바를 풀어 주라고 하더군요. 

 

바라바는 민란을 일으키고 살인을 저지른 죄인이에요. 솔직히 저는 예수가 풀려나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예수가 죽을 죄를 지은 것 같진 않았거든요.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는데, 병자도 고치고 그의 설교를 들으려고 수많은 무리가 따라다녔다더군요. 그런데 결국 재판에서 예수가 십자가 처형을 당하도록 결정 되었어요.

 

빌라도는 우리 군인들을 불러들였어요. 우리는 예수를 끌고 나가 채찍질을 했어요. 긴 가죽채찍 끝에 날카로운 쇳덩이가 붙어 있어서 그 채찍에 맞은 예수의 살이 찢기고 피가 흘렀어요. 다른 사람 같으면 기절하거나 소리를 지를 텐데, 이 사람은 입을 열지 않았어요. 저는 그게 더 마음에 걸리더군요. 왜 저렇게 변명 한 번, 억울하다고 소리 한 번 지르지 않고 순순히 따르는지 알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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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질이 끝난 후에 더 잔인한 일들이 벌어졌어요. 우리는 넓은 관정으로 예수를 끌고 가서는 옷을 벗기고 로마 군인들의 망토인 홍포를 입혔어요. 예수에게 이 옷을 입힌 것은 왕이라 칭했던 그의 왕권을 조롱하기 위해서였어요. 내 옆의 군인이 말했어요. “흥, 네가 왕이라고? 그러면 이 자를 왕으로 만들어 주자.”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지요. “왕이라면 왕관도 필요하겠군.” 우리는 커다랗고 들쭉날쭉한 가시들을 엮어서 왕관으로 만들어 예수 머리에 씌웠어요. 가시에 찔린 그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리더군요. 전 무서워서 차마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어요. 또 갈대를 오른손에 들게 하여 왕을 상징하는 막대기(홀: 손에 드는 도구)로 보이게 했어요. 그런 다음 우리는 예수 앞에 차례로 나가 무릎을 꿇으며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 지어다."라고 로마의 황제를 빗대어 조롱하고 비웃었지요.

 

가시에 찔린 머리에서 계속 피가 흘러내려 채찍질로 상처 입은 예수의 온몸을 적셨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그에 대한 핍박을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어요. 예수에게 침을 뱉고, 손바닥으로 때리고, 주먹으로 쳤어요. 또 갈대를 빼앗아 예수의 머리를 치기도 했지요. 우리는 이처럼 온갖 방법으로 그를 조롱하며 가지고 놀다가 홍포를 벗기고 도로 그의 옷을 입혀 끌고 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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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흘리는 예수가 기진맥진하여 쓰러질 듯 한 모습을 보고도 무리들은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더군요. 우리나 저 무리나 똑같은 인간들이지요. 동정심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더군다나 저들은 예수라는 사람이 이곳 예루살렘에 왔을 때 “호산나!” 라고 소리 지르며 미칠 듯이 기뻐하던 사람들이었어요. 그랬던 사람들이 이제는 예수를 죽이라고 소리치다니 참으로 변덕스러운 무리더군요.

 

그런데 예수는 이 모든 수모와 핍박을 묵묵히 참아냈어요. 그는 마치 모든 일을 다 아는 사람처럼 굴었어요. 엄청난 고통을 받으면서도 침묵하고 심지어 당당해 보이기까지 하더군요. 영문을 알 수 없었어요. 사실은 뭔가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느꼈는데, 아무튼 저는 마음이 불안하고 지금 하는 이 일이 옳은 건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있었어요. 저희는 군인이니까 많은 죄인들을 다루어 봤어요. 죄인들은 채찍질을 하면 비명을 지르고 기절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욕을 퍼붓고 저주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 예수라는 사람이 우리를 위해 기도했어요. 정말이에요. 분명히 들었어요. 우리가 하는 일을 알지 못해서 그러니 우리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때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어떻게 자신을 채찍질하는 우리와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했던 무리를 위해 기도할 수 있을까요? 예수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어요. 마음이 두려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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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예수가 도대체 누구인지 더욱 궁금해졌어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후 저는 여러 사람들을 은밀히 만나 보았습니다.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거든요.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올라갈 때 따라가며 슬피 울던 사람들, 제자들과 어울렸던 사람들을 찾아서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들이 말하더군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예수는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고난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고요. 그리하여 우리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구원을 이루게 하신 거라고요. 예수는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아시기에 고통과 십자가 처형을 묵묵히 견디고 받아들였다고 말해 주더군요. 

 

아, 그래서 그랬던 거였어요. 우리의 채찍질과 조롱에도 침묵하던 예수님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핍박과 고난을 홀로 묵묵히 견디던 예수, 그리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던 예수…, 예수님! 

 

내가 무슨 짓을 했던 걸까요? 그분에게 우리는 무슨 짓을 한 건가요?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되고 3일 후에 다시 살아난다는 소문이 있어요. 정말일까요? 저는 지금도 가슴이 떨리고 두렵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으로 인해 제 인생이 앞으로 달라지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 친구 되기

 

아동부 여러분! 로마 군인이 보낸 편지 잘 받아봤나요? 편지를 받은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했나요? 목사님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1. 예수님은 참 억울했겠다(외롭다)! 2. 예수님은 보통 사람과는 뭔가 다르다! 라는 생각 말이에요. 

 

아동부 여러분! 예수님은 지금도 예수님의 편이 되어줄 누군가를 찾고 계세요. 그리고 그 예수님은 그 친구와 함께 세상을 사랑으로 치유하길 바라세요. 남은 사순절 기간 동안, 하나님 말씀을 잘 배워서 우리 모두 예수님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함께 기도할게요. 

 

 

이작가야의 성서 인문학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입니다. 다양한 감수성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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