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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출애굽기 (7)] 제사장의 예복

20220325 청파교회 새벽설교

 

제사장의 예복 

 

<출애굽기 39장 8-15절> 

 

8. 그들은 에봇을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금 실과 청색 실과 자주색 실과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모시 실로 가슴받이를 정교하게 만들었다. 

9. 그것은 두 겹으로 겹쳐서 네모나게 만든 것으로, 길이가 한 뼘이요 너비가 한 뼘인 가슴받이이다. 

10. 거기에 보석을 네 줄 물렸다. 첫째 줄에는 홍보석과 황옥과 취옥을 박고, 

11. 둘째 줄에는 녹주석과 청옥과 백수정을 박고, 

12. 셋째 줄에는 풍신자석과 마노와 자수정을 박고, 

13. 넷째 줄에는 녹주석과 얼룩 마노와 벽옥을 박고, 이 보석들을 모두 금테에 물렸다. 

14. 이 보석들은 이스라엘의 아들들의 수대로 열둘이었는데, 인장 반지를 새기듯이, 보석마다 각 사람의 이름을 새겨서, 이 보석들로 열두 지파를 나타내게 하였다. 

15. 가슴받이를 가슴에 매달 사슬은 순금으로 노끈처럼 꼬아서 만들었다.

 

 

예배 안내서 이후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를 통하여 하나님을 예배할 때 지켜야 할 구체적인 지침서를 받습니다. 이 지침서는 상세한 안내가 되어 있어서 ‘예배 안내서’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머지않아 이 안내서를 실행에 옮기게 되는데, 바로 출애굽기 36장부터 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언약궤, 상, 등잔대, 분향단, 번제단, 물두멍 등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구체적인 성막 짓기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선봉에는 회막 기술자인 브살렐과 오홀리압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이렇게 성막을 이루는 갖가지 외형적인 기구나 장소 이야기에 이어서 제사장들의 의복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을 대표해 하나님께 나아갔던 이스라엘의 제사장! 그는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따로 갖춰 입어야 할 옷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을 대표하는 어떤 상징물들도 몸에 걸쳐야 했습니다. 

 

제사장의 예복과 가슴받이 

 

제사장의 예복 제작도 브살렐과 오홀리압이 담당했습니다. 그들은 아름다운 실을 이용해 옷을 정교하게 짰습니다. 그들은 먼저 (22절부터 등장하는) 제사장의 겉옷 위에 걸치는 에봇(에폿)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에봇의 양쪽으로 멜빵을 만들었는데, 이 멜빵에는 도장이나 반지에 새기듯이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그곳에 새겨 넣었습니다. 

 

그리고 제사장의 가슴에는 가슴받이를 만들었는데, 가슴받이는 에봇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실로 정교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가슴받이에는 보석들이 자리 잡았는데, 총 네 줄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 줄에는 세 개의 보석들이 위치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가슴받이에는 총 12개의 보석이 달려 있는 것입니다. 12개의 보석! 이 보석은 야곱이라 불리던 이스라엘의 열 두 아들을 상징합니다. 22절부터는 제사장의 겉옷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이렇게 제사장의 마지막 겉옷까지 만들어지게 되면 성막과 관련된 모든 공사가 마무리됩니다. 

 

옷을 갖춰 입는 것

 

오늘 본문에도 지금과는 동떨어진 옛 이야기들이 등장하지만, 그 가운데 몇 개는 현재까지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예복이 그러합니다. 이웃 종교인 가톨릭을 비롯해, 전통을 중히 여기는 종교나 교단에서는 목회자를 비롯해 예배를 맡은 이들이 예복을 갖춰 입습니다. 청파교회 목회자분들도 절기에 따라 멍에를 뜻하는 영대 혹은 스톨(Stole)을 걸치며, 성가대나 헌금위원들 또한 예복을 갖춰 입습니다. 

 

지난 시간, 회막 이야기를 하면서 하나님께 온전히 집중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단절을 위해 그렇습니다. 옷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옷이라는 것은 장소에 따라, 역할에 따라 달라지곤 합니다. 집에서는 주로 편한 복장을 하고 외출하거나 일을 할 때는 상황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옷을 입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일상의 관성을 끊어내는 차원에서 옷을 갖춰 입는 게 중요한 것입니다. 옷에는 나의 내면이 담겨 있기 마련입니다. 제사장은 하나님께 나아갈 땐 백성들을 대표하는 에봇과 가슴막이를 함으로써 자신의 마음가짐 또한 돌아봤을 것입니다. 

 

작은 제사장 

 

옷이 바뀐다는 것은 사실 많은 게 바뀌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스타일을 고집해 자신만의 개성을 만드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어려운 일은 입는 옷의 변화입니다. 어떤 이는 ‘옷은 감정을 물질로 변화시킨다’며 ‘옷은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잇는 다리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권미선 옮김, 문학동네, 2010, p.182-183). 제사장의 옷이 눈에 보이는 백성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아론처럼 모두 다 제사장이 될 순 없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저마다의 역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론이 될 순 없지만, 그래도 일상에서 작은 제사장들이 되어 내 곁에 있는 이들, 즉 가족이나 이웃 또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하나님과 연결시켜주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으면 참 좋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사순절에 맞이하는 주일이 작은 부활절이듯이, 여러분께서도 일상의 작은 제사장들이 되어 세상에 빛을 비출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하나님과 타인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또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게 해 주십시오. 그에 앞서, 내가 먼저 주님과 더 친밀히 지낼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아멘! 

 

 

이작가야의 성서 인문학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입니다. 다양한 감수성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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