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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출애굽기 (5)] 오래된 예배 안내서

20220311 청파교회 새벽설교

 

오래된 예배 안내서 

 

<출애굽기 27장 9-13절> 

 

9. "성막 뜰을 두르는 울타리를 만들어라. 가는 실로 짠 모시 휘장으로 울타리를 두르도록 하여라. 남쪽 휘장은 길이가 백 자가 되게 하여라. 

10. 휘장을 칠 기둥 스물과 그 밑받침 스물을 놋쇠로 만들고, 그 기둥의 갈고리와 고리를 은으로 만들어라. 

11. 북쪽에도 마찬가지로, 그 길이가 백 자가 되는 휘장을 치고, 기둥 스물과 밑받침 스물을 놋쇠로 만들고, 그 기둥의 갈고리와 고리를 은으로 만들어라. 

12. 해 지는 쪽인 서쪽 울타리에 칠 휘장의 길이는 쉰 자로 하고, 기둥 열 개와 밑받침 열 개를 만들어라. 

13. 해 뜨는 쪽인 동쪽 울타리도 그 길이를 쉰 자로 하여라. 

 

 

하나님의 예배 안내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계속 광야 길을 걸었습니다. 길을 걷던 가운데, 모세는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지시를 받게 되는데, 그 지시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구체적인 예배 안내서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 안내서의 내용들이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 형식의 초석이 됩니다. 

 

출애굽기 25장부터 등장하는 이 안내서들은 아주 세세하고 구체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향해 성막이나 언약궤의 모양, 등잔대의 생김새, 하나님께 바칠 예물의 종류 등 커다란 틀에서부터 작은 액세서리까지 알려줍니다. 오늘 함께 나눌 출애굽기 27장의 말씀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이 안내서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27장의 첫 단락은 제단 모양에 관한 안내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제단의 길이와 너비는 다섯 자로 하고 높이는 세 자로 만들라고 지시합니다. 여기서 한 너비는 50cm입니다. 이어서 이 제단 모퉁이마다 뿔을 하나씩 만들고, 그 외에 부수적인 기구들도 만들라고 지시하십니다. 

 

두 번째 단락은 성막을 두르고 있는 울타리에 관한 안내서입니다. 성막의 남쪽과 북쪽 울타리의 길이는 백 자가 되어야 했고, 서쪽과 동쪽 울타리의 길이는 쉰 자가 되게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여기서 한 자는 대략 45cm입니다. 바로 이 성막 안에 언약궤도 들어가고, 하나님께 차려질 상도 들어가며 번제단도 들어갑니다. 

 

그리고 27장의 마지막 단락에는 등불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이 등불은 하나님의 언약궤 앞에 두되, 꺼지지 않게 항상 켜두어야 했습니다. 

 

구체적인 예배 가이드 

 

사실 출애굽기 25장부터 등장하는 이 예배 가이드는 현재 우리가 드리는 예배 형식과는 이질감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글로 기록되어 있어서 이 성막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성경책 뒤편이나 인터넷을 통해, 성막의 사진과 그림을 찾아보시면 훨씬 그 모습을 떠올리기 쉬우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성막은 의외로 크지 않습니다. 크고 위대한 하나님을 모시는 곳이라면, 왠지 어떤 우상을 섬기는 제단보다 크고 넓어야 할 것 같은데,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성막의 사이즈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가로 25m, 세로 50m 정도의 크기로 당시 왕들이 살던 궁전에 비하면, 성막의 크기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계속 길을 떠나야 하는 나그네의 처지였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현재 광야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민족의 수와 어떤 비례가 있었기 때문일까요? 

 

성막의 크기뿐만 아니라, 성막을 둘러싼 울타리 또한 그 개수와 높이 등이 세세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성막의 모양새와 울타리의 개수 등에 담긴 의미를 다 알 순 없습니다. 다만 그 시대의 문화와 역사적 맥락 안에서 추측할 따름입니다. 

 

공간과 형식 

 

사실 어쩌면 하나님을 모실 공간은 그리 클 필요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공간에 구애받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규모보다는 그 안에 담긴 정신 혹은 내용이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예배입니다. 

 

형식이 없어도 어떤 모임이 지속되긴 어렵습니다. 일정한 양식 혹은 절차는 하나님을 예배함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Blaise Pascal)은 진실한 믿음은 오직 의례를 통해 발생하게 된다며, 의례들이 내적 신념을 발생시킨다고도 말했었습니다. 물론 외적인 것에 너무 큰 에너지를 쏟진 말아야 합니다. 모셔야 할 하나님은 없고, 일의 무게만 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이 예배 안내서는 출애굽기 후반과 레위기에 가서 구체적인 형상을 띠게 됩니다.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성막 이야기를 인내심을 갖고 잘 묵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최초의 예배는 어떤 방식으로 드려졌는지, 그 예배 혹은 제사는 지금의 예배와 어떻게 달랐는지 비교해 보는 기회로 삼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에게 구체적인 삶의 지향점을 내려주셨습니다. 그래서 딴생각하지 않고 그 지향점을 따라가면 됐었습니다. 하지만 주님, 때때로 삶이 모호하고 불확실하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주님의 가르침이 안개에 가려진 것처럼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주님, 우리 앞에 놓인 모든 과정을 신앙의 성숙을 이루는 디딤돌로 삼게 해 주십시오. 아멘. 

 

 

이작가야의 말씀창고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입니다. 다양한 감수성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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