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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여호수아 (5)] 그릴롯에서 일어난 일

20220915 청파교회 새벽설교

 

그릴롯에서 일어난 일

 

<여호수아 22장 21-23절>

 

21. 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과 동쪽의 므낫세 반쪽 지파가 이스라엘의 천천만만 백성의 가문 대표들에게 대답하였다. 

22. "주 하나님은 전능하십니다! 주 하나님은 전능하십니다! 우리가 왜 그렇게 하였는지, 주님은 아십니다. 같은 이스라엘 겨레인 여러분도 알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한 이 일이 주님을 반역하거나, 주님을 거역하는 일이었다면, 주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살려 두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23. 우리는 주님을 따르지 않고 등을 돌리려고 이 단을 쌓은 것이 아닙니다. 또 드리는 이 단을 번제와 곡식제사와 화목제사를 드리는 제단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만일 이 단을 제단으로 쓸 목적으로 쌓았다면 주님께서 벌써 우리를 벌하셨을 것입니다. 

 

 

요단 동편 세 지파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여호수아서 22장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여호수아의 유언이 등장합니다. 그는 먼저 세 지파를 불러 마지막 유언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세 지파는 르우벤 지파, 갓 지파 그리고 므낫세 반쪽 지파입니다. 이 지파들은 요단강을 건너기 전, 먼저 요단의 동편을 차지한 지파들입니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이 지파들은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가장 먼저 성취한 지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 지파는 가장 먼저 혜택을 누린 지파이긴 했지만, 자신들이 해야 할 몫을 잊은 지파는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몫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유업으로 받은 땅에서 충분히 쉬면서 자기 민족만을 돌봐도 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무책임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나머지 지파가 자신들의 몫을 유업으로 받기까지 외면하지 않고 함께 돕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민수기 32장 16-18절에서 그들은 말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렇게 하겠습니다. 먼저 여기에다가 가축을 기를 우리를 만들고, 또 우리에게 딸린 어린 것들이 살 성을 쌓겠습니다. 이 땅 원주민들도 있고 하니, 우리에게 딸린 어린 것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성을 단단하게 쌓은 다음에, 모두가 무장을 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선발대가 되어, 그들이 가야 할 곳까지 그들을 이끌고 가겠습니다. 이스라엘 자손 각자가 받을 몫의 토지 재산을 차지하기 전까지는, 우리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겠습니다.” 

 

르우벤, 갓, 므낫세 반쪽 지파는 이기적인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모세 앞에 맹세한 대로, 나머지 지파들이 자신들을 몫을 차지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세 지파를 가장 먼저 기억해 주었습니다. 그는 유언의 첫머리에 가장 먼저 세 지파를 언급하며, 이제 당신들의 땅으로 돌아가서 편히 살아도 좋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 돌아가서도 지금처럼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계명(신 6:4-5;10:12)을 잘 지킬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릴롯에 지은 제단 

 

그런데 바로 세 지파가 자신들의 땅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세 지파는 실로에서 그들의 땅이었던 길르앗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9). 그들은 돌아가던 길에 잠시 쉬어가기 위해 요단강 근처인 그릴롯에 멈춰 섰습니다. 이 그릴롯은 요단 서쪽에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아직 자신들의 땅이 아닌, 다른 지파들의 땅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 지파는 어떠한 돌출행동 비슷한 것을 하게 되는데, 그들은 갑자기 자신들이 있는 곳에 제단을 쌓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릴롯에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소 하나를 마련한 것입니다. 그 제단의 규모도 제법 컸습니다. 이 소식은 다른 지파들의 귀에 들어가게 됐고,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세 지파의 돌출행동에 화가 나서 이들과 싸우기 위해 실로에 모였습니다. 갑자기 서로 잘 지내던 동료들이 전투를 벌이려는 것입니다. 

 

새로운 제단을 쌓은 동쪽 지파

 

이 상황을 맞닥뜨린 우리는 좀 어리둥절하게 됩니다. 서로 잘 지내던 지파들이 왜 갑자기 싸우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분쟁의 원인은 바로 제단에 있습니다. 신명기 12장을 보면, 당시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성소 즉, 하나님을 모시는 제단은 한 민족에 하나만 두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제단은 이미 ‘실로’(수 22:9; 18:1; 21:1-2)에 있었습니다. 

 

당연히 다른 지파들은 이 세 지파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자신들만의 처소를 만드는 것처럼 여겼을 것입니다. 이미 떡하니 존재하고 있던 하나님의 성소를 내버려 둔 채, 새로운 성소를 마련한다는 게 좀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왜냐면, 이는 마치 하나님이 두 분시이거나 아니면 이제 한 민족이 아닌 두 개의 민족이 되자는 제스처처럼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단 서편의 지도자들제사장 비느하스와 함께 그릴롯으로 향했습니다. 

 

세 지파의 변론 

 

요단 서편의 지도자들은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묻습니다. 왜 하나님께 이런 악한 일을 저질렀냐고 말입니다. 이미 브올에서 지은 죄(민25장)를 잊었냐고 그리고 아간이 주님의 물건을 탐했던 그 죄(수7장) 또한 잊었냐고 강하게 꾸짖었습니다. 율법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이 세 지파의 행동은 하나님의 법을 떠난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야기를 충분히 들은 동쪽 지파가 말했습니다. 담담히 자신들의 속사정을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의도는 없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사정이 있습니다. 만일 훗날에 당신들의 자손이 우리 자손에게 ‘너희가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무슨 상관이 있냐’며 ‘하나님의 성소는 요단의 서편에 있으니 너희들은 주님께 받을 몫이 없다.’ 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당신들의 자손이 우리의 자손을 막아서서, 주님을 예배하지 못하게 할까 염려되어 이 단을 쌓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제단을 세운 이유는 나중에 서쪽 지파의 자손들이 자신들을 동족 취급하지 않고 모른 채 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세운 하나의 모형(28)일 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들은 결코 이 제단에서 번제물을 드리거나 다른 제물을 바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사람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 

 

동편 지파의 이야기를 들은 서쪽 지파 사람들은 그들의 걱정스러운 속마음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진심 어린 대화로 인해 막혔던 오해가 풀리게 됐습니다. 서로가 갖고 있던 불안한 마음을 나누자 오히려 그들 사이에 근심이 사라지고 기쁨이 자리 잡았습니다. 서쪽 지파 사람들은 동쪽 지파 사람들이 언제-어떤 방식으로 소외될지 모를 미래에 대한 불안감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동쪽 지파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서쪽 지파 사람들은 이 갈등을 통해 하나님이 그들 가운데 계심을 깨닫게 됩니다(31). 

 

우리는 열 두 지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들도 참 우리와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동쪽 세 지파는 열 두 지파가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아갈 때에는 모두 같은 편이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시간이 흘러 상황과 처지가 바뀌게 되면 소수였던 자신들은 내쳐져 버릴까 봐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사람은 참 강하면서도 연약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작은 변화에도 불안해고 초조해하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살다 보면, 다양한 갈등과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다양한 방식으로 당신의 마음을 전하십니다. 하나님은 시간의 흐름과 상황의 변화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오늘 하루도 내가 맺고 있는 관계들을 잘 돌아보되, 그 안에서 세밀하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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