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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중고등부]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20190324 청파교회 중고등부 설교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사도행전 3장 1-10절>

 

1. 오후 세 시의 기도 시간이 되어서,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으로 올라가는데, 

2. 나면서부터 못 걷는 사람을 사람들이 떠메고 왔다. 그들은 성전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게 하려고, 이 못 걷는 사람을 날마다 '아름다운 문'이라는 성전 문 곁에 앉혀 놓았다. 

3. 그는,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보고, 구걸을 하였다. 

4. 베드로가 요한과 더불어 그를 눈여겨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우리를 보시오!" 

5. 그 못 걷는 사람은 무엇을 얻으려니 하고,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았다. 

6. 베드로가 말하기를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 하고, 

7.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는 즉시 다리와 발목에 힘을 얻어서, 

8 벌떡 일어나서 걸었다. 그는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갔다. 

9. 사람들은 모두 그가 걸어다니는 것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보고, 

10. 또 그가 아름다운 문 곁에 앉아 구걸하던 바로 그 사람임을 알고서, 그에게 일어난 일로 몹시 놀랐으며, 이상하게 여겼다.

 

 

 

마음을 잘 살피는 일

 

여러분, 요새 뭐 좋은 일 좀 있나요? 아니면 기다려지는 일 같은 건요? 암울하네요. 누가 청파교회 중고등부 아니랄까봐, 알아서 이렇게 ‘금욕’과 ‘절제’의 사순절을 보내고 있네요. 

 

그냥 궁금했어요. 여러분은 요새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말이에요. 사실은 저도 여러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비슷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다만 저에게 다른 점 하나가 있다면 이거예요. “어떻게 하면 이 반복되는 삶을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하는 것 말이에요. 

 

그럼 어떻게 하면, 이 반복되는 삶을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요?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이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잘 살피는 것이 필요해요. 지금 내 마음이 기쁜지, 슬픈지 아니면 화가 나는지, 불안한지 아는 것이 무척 중요해요. 왜냐하면 내 안의 감정이 늘 나와 하나님 사이에 어떤 ‘벽’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 왜 갑자기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는 경우가 있지 않나요? 물론 자기 마음을 100% 안 다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어떤 마음인지, 무엇을 느끼는지 알려고 노력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알면, 앞으로 나와 하나님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또 풀어갈 수 있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어쨌든 내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내 안에 무엇이 채워져 있는지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세 인물의 이야기

 

말씀을 잠깐 살펴볼게요. 혹시 오늘 말씀에는 모두 몇 명의 사람들이 등장하는지 아는 친구 있나요? 세 명입니다. 그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베드로, 요한, 나면서부터 걷지 못했던 사람(앉은뱅이)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세 인물 가운데,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기도하러 가며 겪었던 일에 관한 것입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서, 오후 세 시쯤, 베드로와 요한은 기도하러 성전으로 향합니다. 그러다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죠? ‘나면서부터 걷지 못하는 사람’ 즉, ‘앉은뱅이’를 만납니다. 사람들은 몸의 장애 때문에 밥벌이를 할 수 없는 그를 매우 안타깝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위해 어떤 일을 합니까? 그가 구걸을 해서라도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매일같이 성전 가까이에 그를 옮겨다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생각하길, 일단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당장을 살아갈 ‘돈’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어나 걷게 된 ‘걷지 못하는 자’

 

마침 그곳을 지나던 베드로와 요한은 자신들을 향해 구걸하는 그를 봅니다. 갑자기 그가 눈에 들어온 베드로와 요한은 멈춰서 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를 보시오!” 그러자 ‘걷지 못하는 자’는 두 사람을 빤히 쳐다봅니다. 그는 오늘, 뭔가 엄청난 득템을 할 것 같은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베드로는 굉장히 뜬금없는 말을 건넵니다. 뭐라고 하던가요? 성경에서 꽤 유명한 문장 중 하나입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6).” 대체 이 베드로가 뭐라고 하고 있는 겁니까? 지금 당장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을 살아갈 한 푼의 돈인데, 자기에게 있는 것을 주겠다더니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좀 어이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 참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베드로가 “일어나 걸으시오.”라고 말하며 ‘걷지 못하는 자’의 손을 잡고 일으켰더니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성경은 아주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즉시 다리와 발목에 힘을 얻어서, 벌떡 일어나서 걸었다(8).’라고 했습니다. 어이없는 말과 어이없는 일이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성경은 말하길, ‘걷지 못하는 자’는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양했다고 했습니다. 

 

못 보던 것을 보고, 새롭게 보게 되는 일

 

오늘 이 이야기에는 아주 흥미로운 요소 ‘두 가지’가 등장합니다. 성령으로 충만해진 사람이 경험하고 또 보여준 두 개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 혹시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한 적 있나요? 저는 ‘금사빠’거든요. 왜 세상엔 이토록 이렇게 ‘아름다운 존재들’이 많은 건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여러분도 누군가가 자꾸 눈에 들어오거나 그 친구 곁에 가면 몹시 긴장되는 경험들을 해본 적 있을 겁니다. 이런 경험은 일찍 해보는 게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그래야 나중에 덜 당황하게 되고 또 남들보다 더 빨리 성숙할 기회를 갖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금사빠’의 반대 경우입니다. 혹시 이런 경우는 없었나요? 처음에는 큰 관심이 없던 친구였어요. 그런데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보니, 점점 그 친구가 마음에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와 함께 있으면 자꾸 눈길이 가고 헤어지면 보고 싶었던 경험, 혹시 이런 경험 안 해봤나요?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베드로와 요한의 이야기 때문이에요. 아마도 그 두 사람은 이날만 기도하러 성전으로 향했던 건 아니었을 거예요. 그들은 매일같이 기도하러 성전으로 향했을 텐데, 어느 날, 갑자기, 문득 ‘걷지 못하는 자’를 다른 눈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된 겁니다. 평소 같았으면 그저 돈만 주고 그 자리를 일찍 벗어났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게 돈이 아닌 다른 것을 나눠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준 것은 당장 오늘 하루 먹고 마실 ‘돈’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스스로 살아내는 법, 스스로 살아낼 ‘힘’을 준 것입니다. 이 말은 곧 ‘배고픈 자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주는 것’과 유사한 이야기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평소와 같은 하루지만,  갑자기 오늘 하루가 ‘특별한 날’로 여겨지게 된 것입니다. 

 

사도행전 2장을 보면, 성령의 불길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위에 내렸다고 했어요. 성령으로 가슴이 따뜻해진 사람들, 성령 때문에 내 안에 가시 돋친 것들이 사라진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고 또 반복된 하루를 새롭게 보게 되는 것이었어요. 별 관심이 없던 친구가 갑자기 내 마음에 들게 되는 일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과 누군가를 보며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

 

어쨌든 오늘 본문에 담긴 흥미로운 요소 두 번째는 6절에 힌트가 있습니다. 베드로는 ‘걷지 못하는 자’에게 무엇을 준다고 했습니까?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준다.’라고 했어요. 재밌지 않나요? 베드로는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준다거나, 하나님의 은혜 또는 자비를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는 그저 ‘내게 있는 것’을 준다고 했어요. 이게 뭐가 특별한 가 싶으시죠? 

 

그러니까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뭐냐면,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밖에 없다’라는 거예요. 저는 스타를 참 좋아하는데, 스타에는 입으로만 훈수 두는 사람을 일러 ‘입스타’라고 합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예요. 축구에 있어서 최고의 어벤져스인 프리미어리그나 프리메라리가 선수들의 실력을 보면서도, 욕을 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 실제로 축구를 잘하는 사람은 아직 한 번도 본적이 없어요. 

 

실제로 스타를 하는 사람과 또 축구를 해본 사람은 훈수를 두는 게 다릅니다. 상대의 실력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거나 또는 그의 실수에 깊은 공감을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한 번도 게임과 운동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하는 말과는 다를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그들은 실제로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에요. 

 

여행도 마찬가지죠. 백번 TV나 인터넷으로 해외를 구경한 사람보다, 한 번일지라도 직접 여행을 나가본 사람은 느끼는 것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를 수밖에 없어요. 

 

내 안에 있는 것으로만 나눌 뿐

 

여러분, 사람은 자신이 직접 느끼고 경험한 것 이상을 말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내가 경험한 일은 내 안에 축적되기 마련이고 또 자신이 깊이 고민하고 느낀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에는 어떤 무게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베드로는 성령으로 충만해진 사람이었어요.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 있다는 경험이 곧 그의 믿음이 되었고 그 믿음으로 당당하게 ‘걷지 못하는 자’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어요. 요즘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한가요? 여러분 안에는 지금 어떤 것들로 채워져 있습니까? 결국, 사람이란 내 안에 있는 것, 그 이상을 나눌 순 없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말씀 서두에도 이야기 드렸듯이,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것이고,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과 대화를 시도하는 거예요. 하나님은 편견이 없는 양반이세요. 진솔하게 내 마음을 나누되, 내 안에 무엇이 가득한지 또 내 안을 무엇으로 채우면 좋을지 자주 물어보세요. 지금 여러분 안에 있는 것을 두고 남들이 뭐라 할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여러분 안에 있는 것 중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 안에 있는 것들은 나를 하나님께로 이끄는 중요한 통로가 될 겁니다. 

 

여러분, 오늘 말씀을 정리하자만 이렇습니다.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성령님은 평소 내가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하는 분이시라는 것 또 성령님은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통하여 하나님께로 향하게 하시는 분임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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