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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형편없음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아내에게도 아우에게도 친구들과 제자들에게도 좋게 봐 달라고 보채지 않으려 한다. 나는 내가 자기모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 지금 나의 목표는 메마름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김인환, <타인의 자유>, 난다, 2020, p.66)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근사하고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 물론 늘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부러운 사람이 있다. 특별히 다른 이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이다. 그도 그 나름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대상은 존재하겠지만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그 범위가 좁은 사람이다. 사실 누구에게나 형편없는 구석이 있다. 어쩌면 이 형편없는 모습이 꾸밈없는, 진짜 내 모습일 수 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내보이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그렇게 진화해 왔다. 잘 늙고 싶다. 내게 잘 늙는다는 것은 품이 넓은 사람이 되는 것이지만 그 품은 내가 한계에 갇혀 사는 사람이라는 것, 나 스스로 자기모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될 거라 믿는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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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자유(양장본 HardCover)
문학평론가 김인환 선생의 새 책을 펴낸다. 문학을 기본으로 하되 인문·예술 전반에 걸쳐 평생의 읽기와 쓰기로 그 고개 숙임의 기울기만큼이나 그 각도로 등이 굽어온 선생의 산문집이며 『타인의 자유』라 하는 바다. 로자 룩셈부르크의 말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유”가 좋아 그 읽힘에서 제목을 비롯해왔다는데 이는 이 한 권의 책이 왜 쓰이고, 이 한 권의 책이 왜 묶였는가에 대한 충분한 힌트이자 근접한 답일 것도 같다. 선생은 머리말 가운데 이렇게
- 저자
- 김인환
- 출판
- 난다
- 출판일
-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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