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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커피와 인생 프랑스 작가 볼테르(Voltaire)는 하루에 3-40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의사가 당신 이렇게 커피를 마시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그는 "차라리 커피를 마시다 죽겠다"고 답했다. 독일의 작가 괴테(Goethe) 또한 하루에 2-30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고뇌에 찬 지식인에게 커피는 뮤즈와의 교감 네트워크라고 했던가. 독일의 철학자 칸트(Kant) 또한 엄청난 커피 애호가였다. 그의 시종은 칸트가 호명하기 무섭게 커피를 대령해야 했다. 그 정도로 커피를 사랑했던 칸트. 그런데 그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커피 대신 와인을 찾았다. 와인으로 개종한 걸까. 그는 와인 한잔을 마신 뒤 "아, 좋다"라는 한마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일생을 각성된 상태로 살았던 한 인물. 인생의 잔을.. 더보기
[에세이] 시간은 흐른다 시간이 흐르고 삶이 변한다는 사실은 멈춰 서서 과거의 시간을 돌아볼 때에라야 깨달아진다. 월요일 늦은 오후. 약속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자주 가던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안에 머물며 변하지 않는 시간에 관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걱정에 가까운 생각들. 이렇다 할 문제없이 편안하고 적적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위태로운 고요함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존재에 대한 불만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길었던 단독의 시간. 누구 하나 부담을 주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해 불안하고 후회하기를 반복했던 시간들. 그날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이렇게 지내도 되는 걸까? 주어진 시간에 충분히 깃들지 못하고 낙오되지는 않을까 늘 전전긍긍했던 시간들. 그 길었던 5년의 시간이 끝이 났다. .. 더보기
[에세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 목도의 감정 선생님 책장에 꽂혀 있던, 이미 오래전 선생님이 읽으셨던 카뮈의 책 한 권을 빌려왔다. 손때가 뭍은 책이기에 선생님이 줄 치신 흔적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랬다. 사시는 모습처럼 그는 그랬다. 평소 선생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처럼 끈기, 의지, 초인, 책무 등에 밑줄을 그어 놓으셨다. 삶의 방식을 재확인하고, 책이 건네는 말에 다시 한번 삶의 방.. 더보기
[청파 Note / 새벽] 관계의 축소판, 열두 지파 20200528 청파교회 새벽설교 관계의 축소판, 열두 지파 1. 그 때에 여호수아가 르우벤 사람과 갓 사람과 므낫세의 반쪽 지파 사람들을 불러 놓고, 2. 그들에게 일렀다. "당신들은 주님의 종 모세가 당신들에게 명령한 것을 모두 지켰고, 또 나에게 순종하여, 내가 명령한 모든 것을 다 지켰습니다. 3. 당신들은 오늘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당신들의 겨레를 저버리지 않고,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명하신 것을 성심껏 다 지켰습니다. 4. 이제는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당신들 겨레에게 안식을 주셨으니, 당신들은 이제 주님의 종 모세가 요단 강 동쪽에서 당신들에게 준, 당신들 소유의 땅 당신들의 거처로 돌아가십시오. 5. 당신들은 오직 주님의 종 모세가 당신들에게 명령한 계명과 율법을 열심히 좇아서 .. 더보기
[에세이] 아는 만큼 보인다 하였던가 아는 만큼 보인다 하였던가 자막 없는 영화를 반복해서 보아도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 건, 아는 것만 들리기 때문이리라 고전을 반복해서 읽어도 글쓴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잘 다가오지 않는 것은, 내 인식의 한계 때문이리라 아는 의미만 반복해서 머리에 남고 가끔 오역도 하게 되는 것이리라 친구와 대화를 반복해서 하더라도 같은 반응만 하게 되는 것은, 친구의 의중보다 내게 들리는 의미에만 반응하기 때문이리라 연인의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를 듣더라도 같은 조언만 반복하게 되는 것은, 그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나'라는 자아에 갇힌 장벽 때문이리라 그렇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만 반복해서 보게 되는 한계 속에 갇힌 존재이리라 그래서 우리는 평생, 실수와 후회라는 연금술을 통해 깨닫고 알아가는 수밖에 다.. 더보기
[기도] 7월의 기도, 2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한 해의 절반을 지나온 이 시간, 우리의 지난 과거를 돌아봅니다. 우리가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적이 언제였던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떤 이는 삶을 일러, 놀이기구인 롤러코스터와 같다고 했습니다.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그 롤러코스터처럼, 원래 삶이란 격렬하고 정신없는 놀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삶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것, 위험을 감수하는 것, 그리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랑의 주님, 사실 우리는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삶을 사는 게 두렵습니다. 매 순간이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 롤러코스터와 같은 삶이,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적나라한 삶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 더보기
[기도] 4월의 기도, 3 사랑의 하나님! 봄이 마치 생동을 하듯, 최근 기온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 가슴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솟아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작은 일렁임이라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랑의 주님, 오늘 드려지는 이 예배를 통해 주님께서 주시는 마음을 잘 알아차리게 하시고, 더불어 오늘 우리 마음 가운데에 일렁이는 생동감 또한 경험하게 하옵소서. 주님, 강원도 산불로 인해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커다란 산불은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사라졌지만, 그 소란의 여파는 뭇사람들의 터전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주님, 원치 않는 어려움을 당한 이들을 보살피시고 또한 회복시켜 주옵소서. 우리는 살아가며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아주 가까이서 만나기도 하고 때론 먼 소식이나 브라운관.. 더보기
[청파 Note / 새벽] 가나안을 살아내십시오 20190409 청파교회 새벽설교 가나안을 살아내십시오 1. 주님의 종 모세가 죽은 뒤에, 주님께서, 모세를 보좌하던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2. "나의 종 모세가 죽었으니, 이제 너는 이스라엘 자손 곧 모든 백성과 함께 일어나, 요단 강을 건너서, 내가 그들에게 주는 땅으로 가거라. 3. 내가 모세에게 말한 대로, 너희 발바닥이 닿는 곳은 어디든지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4. 광야에서부터 레바논까지, 큰 강인 유프라테스 강에서부터 헷 사람의 땅을 지나 서쪽의 지중해까지, 모두 너희의 영토가 될 것이다. 5. 네가 사는 날 동안 아무도 너의 앞길을 가로막지 못할 것이다. 내가 모세와 함께 하였던 것과 같이 너와 함께 하며,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겠다. 6. 굳세고 용감하여라. .. 더보기
[기도] 4월의 기도, 1 수요 기도문 사랑의 하나님, 오늘도 우리에게 새로운 하루를 허락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지금 모든 교회는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우리가 이 절기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고 있다면, 오늘 이 예배를 통해 사순절의 의미를 다시금 회복할 수 있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는 자주 ‘삶이 선물’이라는 것을 잊고 삽니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하루만 같고 또 내일은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에 삶이 무료하다고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주님, 이처럼 습관이 되어버린 삶 속에서 오늘 하루가 새로운 가능성으로 가득한, 은총의 시간임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만일 지금 우리가 분주한 일상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 분주한 시간의 관성을 끊어내게 하셔서, 다시 주님께서 가리켜 보이시는 삶의 활력과 생동감들을 발견하게.. 더보기
[에세이] 끝까지 가보는 것 시인이 된다는 것은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그 다음 처음으로 셈을 해보는 것 그 전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 왜냐하면 삶이라는 셈이 그대에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낮게 계산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렇게 어린애처럼 작은 구구단곱셈 속에서 영원히 머뭇거리게 될지도 모르게 때문이지 시인이 된다는 것은 항상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밀란 쿤데라, 내가 아는 나, 남이 보는 나, 내가 살아온 삶, 내가 살아갈 삶, 끝까지 가보지 않으면 도무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삶, 그 가능성. 이작가야의 문학생활 이작가야의 문학생활 (Lee's LiteratureLife) www.youtube.com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