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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117

카뮈

2024.5.30. 카뮈의 책을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이란 책이었는데, 이 책은 카뮈의 책 가운데 처음으로 발행된 책이라서 그의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는 중요한 화두가 두 개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작품을 쓰든지 간에 그는 늘 이 두 개의 개념을 잊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가난과 빛입니다.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과 직접 연관됐을 뿐만 아니라 그가 만난 사람들에 빈곤의 흔적이 늘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가난 혹은 빈곤은 반드시 피하고 없애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카뮈는 그 안에 삶의 진실이 담겨 있다고 말합니다. 빈곤은 그가 태양 아래서라면, 그리고 역사 속에서라면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따라다니는 다른 한 개념은 햇빛 혹은 빛입니다. 그는 빛이 어느 곳보..

Salon 2024.05.31

날씨

2024.5.29.  떠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고요히 빗소리를 듣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한없이 걷기만 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너무 더워서 꼼짝도 하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습도가 높아서 더 조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날씨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습니다. 날씨에 따라 사람의 기분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참 날씨가 좋습니다.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며, 지금 이 날씨에 장소만 포르투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1년 동안 다양한 날씨를 경험합니다.  요즘같이 너무 덥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고 공기조차 맑은 날을 대할 때면, 이 날씨가 내내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Salon 2024.05.30

환경

2024.5.28. 바닷가 근처에서 태어났지만 바다 음식을 즐겨 먹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영향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즐겨 드시지 않다 보니 저 또한 비슷한 식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배경 혹은 환경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가정은 최초의 사회화가 이뤄지는 제1의 학교입니다. 그곳에서 어른이 되어서도 변치 않을 정서와 습관 등을 익히게 됩니다. 이렇게 한번 오롯이 새겨진 나의 '것'들은 세월이 흘러도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이처럼 어릴 때, 노출된 환경에서 갖게 된 것들은 자연스레 나를 형성하는 것들이 됩니다. 물론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은 없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변화되는 것이 또한 인간입니다. 환경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어떤 사람을..

Salon 2024.05.29

경험

2024.5.27.  많은 경험은 내 삶에 자양분이 됩니다. 그래서 경험은 힘이 있습니다. 물론 피하고 싶은 경험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안 좋은 경험도 선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습니다. 상처도 재산이 될 수 있습니다.  경험이 쌓이면 덜 방황합니다. 경험을 쌓으며 충분히 방황을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험은 재산입니다.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입니다.  물론 인간은 살면서 모든 경험을 할 수 없습니다. 인생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별적 경험이 중요합니다. 일찍이 내 인생에 필요한 경험은 무엇인지, 삶의 자양분이 될 경험은 어떤 경험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직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좋은 경험을 선별할 수 있기..

Salon 2024.05.27

운전

2024.5.24.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시작점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운전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운전할 줄 알면 이젠 정말 어른이 된 것만 같았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일까요? 저에게 운전대를 잡는 기회는 늦게 왔습니다. 한동안 미루고 비껴갔던 운전의 기회가 찾아오는 날이 있었습니다. 운전 여부가 곧 내 장래의 여부와 맞물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더듬거리고 긴장하며 시작했던 초보운전의 시간이 어느덧 몇 해가 흘렀습니다. 사실 운전을 할 줄 아는 게 어떻게 어른이 된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저마다의 내면에 자리 잡은 하나의 주관적인 기준일 따름입니다. 운전을 능숙히 할 줄 아는 지금 와 돌이켜 보아도 어른이 된다는 것은 운전의 가능 유무와 전혀 상관없다는 점을 잘 알고..

Salon 2024.05.25

관심

2024.5.23.  희한한 욕망이 있습니다. 몇 해 전, 한 예능에서 연예인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유명해지고 싶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못 알아봤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습니다. 뚱딴지같은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에는 인간의 복합적인 욕망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욕망은 그 연예인만의 욕망이 아니었습니다.  글을 올리고 사진을 올리고 영상을 올리고 섬네일을 만드는 일! 이 모든 일 안에는 바로 이러한 욕망이 담겨 있습니다. SNS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지만, 그 공간은 오롯이 나만의 공간만으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의 적절한 반응과 호응,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의 관심이 골칫거리를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관심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바라지만 바라지 않는 것이 바로 누군가..

Salon 2024.05.23

공감대

2024.5.22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끈이 있습니다. 공감대라는 끈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습니다. 신화 속 인간은 원래 둘이었으나 각각의 하나로 분리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인간은 저마다 하나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둘이 되거나 둘 이상이 되고 싶은 근원적인 열망을 갖습니다. 그렇게 서로 떨어져 사는 사람들이 하나의 끈으로 묶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이 바로 공감대를 경험한 순간입니다.  공감대는 결코 가 닿을 수 없는 타자에게로 다가가는 순간이자 지옥과 같던 타자가 내게로 다가오는 순간을 말합니다. 우연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노력일 수도 있습니다. 공감대는 힘이 있습니다. 외롭던 존재가 누군가의 공감으로 조금은 덜 외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큰 도움이 필요한 것은 ..

Salon 2024.05.23

2024.5.21. 쉼 없이 달리는 사람은 요구합니다. 쉼을 달라. 삶이 지루한 사람은 요구합니다. 쉼 없이 달릴 시간을 달라.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기 형편에 따라 사고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상황, 처지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삶이 건네는 다양한 요구에 일일이 반응하느라 사람은 지쳐갑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삶이 주는 권태로움 때문에 인생이 무의미하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에서 나타나는 두 가지 형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문호 괴테는 자신의 시에서 "화창한 날이 계속되는 것만큼 견디기 어려운 것은 없다."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여기서 화창한 날은 평온한 일상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인간은 한 가지 상황만 지속되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합..

Salon 2024.05.21

통증

2024.5.20. 목에 커다란 가시가 걸린 것 같았습니다. 음식물을 삼킬 때면 슬픔에 목이 메었을 때처럼 목에 커다란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병원에 갔습니다. 편도선이 많이 부었다고 합니다.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이 그리 반갑지 않았습니다. 몸을 잘 살피지 못해서 온 증상입니다. 편도염이 뭐라고 다른 더 큰 통증과 증상들도 많을 텐데 그럼에도 자기 존재감이 뚜렷했습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반드시 커다란 증상만은 아닐 것입니다. 작은 통증이 더 신경 쓰이고 오래가기도 하는 법입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www.youtube.com

Salon 2024.05.20

장례

2024.5.19. 장례식장을 다녀왔습니다. 장례식장은 인생에 끝이 있음을 알려주는 장소입니다. 인생에 끝이 있음을 알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하지만 사람은 쉽게 자기 삶의 끝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눈앞의 현실 때문이거나 삶이 주는 분주함 때문입니다. 물론 자기 생의 끝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서도 안 됩니다. 초조함 때문입니다. 어려운 말이지만 삶과 죽음 그 경계 어딘가에서 사는 것이 좋은 삶일 것입니다. 그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옛날에는 대부분 죽음을 집에서 맞이했는데 요즘은 그 죽음을 병원에서 맞이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옛날에는 집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만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정확히 그 반대의 상황이 되었습니다. 치료의 목적과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하고자 하는 마음..

Salon 2024.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