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돌아 다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초등학교 5학년. 지금처럼 약간의 열정과 약간의 비실거림으로 살던 그때. 축구를 좋아했고 운동 신경이 나쁘지 않았기에 동해시 시골 축구팀 중 한 곳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연습 경기가 있던 날. 윙백인지 미들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포지션에 위치해 있었고, 나에게 온 볼을 크게 돌린다고 최종 수비수에게 패스를 했었다. 갑작스레 나타난 상대 공격수가 백패스를 가로챘고 쏜살같이 달리더니 우리 팀 골문의 그물을 흔들었다불곰 같았던 코치님이 나를 부르더니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내 뺨을 후려쳤다. 갈겼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해 보인다. 순간 정신이 멍했고 아픔보다는 두려움과 창피함이 몰려왔다. 어떤 반항도 하지 못하고 다시 운동장에 투입되었는데, 바로 정신이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