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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세이]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만 가능할는지 모른다. 그래서 신형철은 한 소설을 예로 들며, "이 소설의 주인공인 사내를 이해하는 길은 오로지 그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케와키 치즈루가 주연한 영화 는 바로 그런 영화였다. 인물들은 상황에 떠밀려 어쩔 수밖에 없는 선택들을 해나가고 그 일들은 여러 갈래로 꼬이기 시작한다. 그 꼬임을 푸는 과정 또한 복잡해서 이 영화의 주된 분위기는 계속된 우울함이다. 물론 영화의 제목에서처럼 한 줄기의 '빛'은 결국 사랑을 통해 비춰오고, 그 사랑은 방식은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침묵'이다. 입장의 동일함. 그리고 말의 무상함. 어떤 말로도 사랑하는 여인의 열악한 상황을 바꿔내기 어렵다.. 더보기
[에세이] 외로움의 언어들 두 영화를 엮어본다. 내 아내의 모든 것. 이선균과 임수정은 처음부터 강하게 끌려 뜨겁게 사랑하다가 결혼까지 골인한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임수정은 매사가 신경질적이다. 이선균이 무슨 말만 해도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조제는 쯔네오와 함께 그의 부모님께 인사드릴 계획이었으나, 이 여정이 이별 여행이 될 것을 짐작하게 된다. 조제는 이 여행에서 쯔네오의 거의 모든 말에 어린아이처럼 반응한다. 지쳐가는 이선균. 지쳐가는 쯔네오. 그러나 두 영화 모두 말미로 갈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것이 있다. 이선균과 쯔네오가 지쳐가기 이전에 임수정과 조제가 먼저 외로워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굳이 에리히 프롬의 을 인용하면, 이선균과 쯔네오는 상대에게 보호, 책임, 존경, 지식 이 네 가.. 더보기
[에세이] 조제를 통해 온, 사랑이라는 '결여' 일본 영화를 보다 보면 빠져들게 되는 배우들이 있다. 그것도 흠뻑. 기억을 더듬어 보니, 세 명의 배우가 떠오른다. 의 나카야마 미호와 의 히로세 스즈 그리고 의 이케와키 치즈루.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의 이케와키 치즈루는 의 헤일리 루 리차드슨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외모도 외모지만 그녀들이 맡은 역할이, 그녀들이 풍기는 분위기가 서로 닮아 있었다.  세 명의 배우를 가만히 놓고 공통점을 생각하다 보니, 이내 연애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끌리게 되고 감정이 살아나게 했던 그녀들. 그녀들에게 마음이 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한번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은 내 안의 어떤 '결핍'과 관련된 것이다. 사랑에 관한 결여 혹은 결핍에 관한 이야기는 평론가 신형철이 쓴 책 을.. 더보기
[사진 에세이] 침묵이 잡아먹게 만들지 마세요 살다 보면 말이 없어져요. 한 사람과 오래될수록 더 그렇죠. 서로를 다 안다고 생각하니까 굳이 할 말이 없어지는 거예요. 근데 거기서부터 오해가 생겨요. 사람 속은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말을 시키세요. 말하기 힘들 땐 믹서기를 돌리는 거예요. 청소기도 괜찮고 세탁기도 괜찮아요. 그냥 내 주변 공간을 침묵이 잡아먹게 만들지 마세요. 살아있는 집에서는 어떻게든 소리가 나요. 에너지라고들 하죠. 침묵에 길들여지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에요. ​ 영화, , 정인(임수정)의 독백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살롱에서 나누는 말씀 한잔! www.youtube.com 더보기
[에세이] 누군가 내려준 커피 묵혀둔 영화 을 봤다. 카모메. 일본어로 갈매기를 뜻했다. 이 영화를 모티브로 한 국내 식당 을 몇 번 가 본 적은 있으나 상호명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주먹밥 만드는 음식점 정도로만 생각했었으니. 영화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 주인공 사치에가 키운 뚱뚱한 고양이가 핀란드의 뚱뚱한 갈매기를 통해 식당 이름이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잔잔한 서사와 파스텔톤의 영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영화는 차분함 가운데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그 가운데 한 가지를 붙잡아 끄적여 본다. 자리에서 일했던 전 식당 주인이 을 찾아왔다. 조용히 커피 한 잔을 시켜 먹더니, 사치에에게 더 맛있게 커피를 내리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명량한 성격의 사치에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렇게 .. 더보기
[에세이] 시월애(時越愛) 넷플릭스를 뒤적이다 2000년에 개봉한 영화 를 보게 됐다. 정확히 20년 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시대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는 80년대생을 00년 그날의 감성으로 손쉽게 데려갔다. 사실 이 영화는 전지현, 이정재라는 두 배우가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스토리는 그저 2000년대 감성이 나타낼 수 있는 낭만적 사랑의 모습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장르 분류에 SF도 들어가 있는 걸 보면, 분명 지나친 소재를 넣긴 넣은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대상이 그러하듯, 보아내고자 하면 보이는 것은 반드시 있는 법이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쨌든. 줄거리를 온전히 풀어낼 자신은 없고, 영화가 늘 그러하듯 가슴에 남은 대사 한 가지를 남겨볼까 한다. 물론 허세를 위해 가슴.. 더보기
[에세이] 계속 추구할 뿐 몇 가지 이야기가 하나의 맥락으로 읽혔다. 1. 사람은 노력(추구)하는 한 방황하게 마련이다. 괴테, 2. 그 순간 토마스 제퍼슨이 쓴 독립 선언문이 생각났어요. 삶, 자유, 행복 추구권 부분이요. 그리곤 생각했죠. 행복을 '추구'한다고 적어놓은 건 행복을 성취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결코 가질 수 없다는 걸 그도 알았단 뜻이겠죠. 영화, , 윌 스미스 주연 3.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에는 참아라 기쁜 날은 반드시 올 터이니 마음은 미래에 사니 현재는 항상 어두운 법 모든 것 한순간에 사라지나 지나간 것 모두 소중하리니 알렉산드로 푸시킨, 결국 삶이란, 계속해서 무언가 추구할 뿐 조금 달콤함을 맛보다가 모두 잃기도 하는 것 !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더보기
[에세이] 내가 마음에 품은 것들 언젠가는 내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 이 보잘것없고 별 볼 일 없는 내가 마음에 품은 것들을 영화, 중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들어줄 이가 없을 땐 그림이나 글, 노래 등으로 표현하지만 그에 앞서 눈빛과 표정, 침묵 같은 몸의 언어로 먼저 말하곤 한다 🐾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더보기
[에세이] 영화 ‘Youth’ 그리고 젊음 ​“저 산을 봐봐. 젊었을 때는 이렇게 모든 게 가까워 보여, 미래니까. 반대로 이렇게 봐봐. 늙으면 모든 게 이렇게 멀게 보여, 과거니까” 영화, ​​ 영화는 젊음을 이렇게 비유한다. 망원경을 정방향에서 보면 멀리 있는 것이 가까워 보이지만, 거꾸로 잡고 볼 때는 가까이 있는 것마저 멀리 보인다. 영화는 젊음이란 무엇인지, 젊음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황을 여럿 연출한다. 그곳에서 발견한 젊음의 흔적 몇 가지를 기록해본다. 1. 용기, 감정, 체면: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는 하지만 며칠 째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는 부부. 결국 먼저 ‘용기’를 낸 부인이 아무 말 없이 식사 중인 남편의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은 묵혀왔던 ‘감정’을 터뜨리게 된다. 인생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던 두 부부는 ‘체면’을 버리고.. 더보기
[에세이] 인생이 담긴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아는 단어라고는 '피아니스트'와 '뉴욕' 밖에 없던 이 영화를 볼 기회가 생겼다. 피곤함 땜시 초반에 좀 졸긴 했지만, 정신이 돌아온 후론 영화에 푹 빠져들었다. 지금도 살아 있다는 주인공 세이모어(Seymour) 번스타인. 그는 피아니스트로 음악계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돌연 무대를 떠나 뉴욕의 작은 스튜디오의 피아노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 영화의 감독이자 배우인 에단 호크(Ethan Green Hawke)는 우연히 세이모어를 만났고 그와 소울 메이트가 된다. 이 영화에는 인생 철학이라고 할만한 주옥같은 대사와 이야기들이 순간마다 흘러나온다. 기억할 겸 극 중 몇 가지의 이야기들을 끄적거려볼까 한다. 세이모어: "삶은 갈등과 즐거움, 조화와 부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