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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만 가능할는지 모른다. 그래서 신형철은 한 소설을 예로 들며, "이 소설의 주인공인 사내를 이해하는 길은 오로지 그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케와키 치즈루가 주연한 영화 <그곳에서만 빛난다>는 바로 그런 영화였다. 인물들은 상황에 떠밀려 어쩔 수밖에 없는 선택들을 해나가고 그 일들은 여러 갈래로 꼬이기 시작한다. 그 꼬임을 푸는 과정 또한 복잡해서 이 영화의 주된 분위기는 계속된 우울함이다. 물론 영화의 제목에서처럼 한 줄기의 '빛'은 결국 사랑을 통해 비춰오고, 그 사랑은 방식은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침묵'이다. 입장의 동일함. 그리고 말의 무상함. 어떤 말로도 사랑하는 여인의 열악한 상황을 바꿔내기 어렵다는 걸 직감한 아야노 고(타츠오)는 그저 그녀 곁을 맴돌며 엉킨 실타래를 풀어주게 된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인물들 간에 어떤 해결점도 보여주진 않지만, 노을이 지는 해변에서의 마지막 장면은 그들이 앞으로 맞이할 삶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준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시작된 '조제 앓이'가 <그곳에서만 빛난다>로 이어졌다. 어떤 인연의 결과이건, 이 감정의 여정은 상대에 대한 이해로 시작해 나 자신에 대한 이해로 이어졌다. 

 

그렇다.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그것이 가능한 일이라면), 그 사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불가능한 일이라면, 결국 이해와-오해의 '계속된 반복', 이 한 가지 시도 밖에 없지 않을까? 

 

 

이작가야의 문학생활

이작가야의 문학생활 (Lee's Literature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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