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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새벽] 요단강 앞에 멈춰선 사람들

20190601 청파교회 새벽설교 

요단강 앞에 멈춰선 사람들

<여호수아 3장 5절~13절> 

5.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자신을 성결하게 하시오. 주님께서 내일 당신들 가운데서 놀라운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6. 여호수아가 제사장들에게 언약궤를 메고 백성보다 앞서 건너가라고 명령하자, 그들은 언약궤를 메고 백성들 앞에서 나아갔다.
7. 주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바로 오늘부터 내가 너를 모든 이스라엘 사람이 보는 앞에서 위대한 지도자로 세우고,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처럼 너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게 하겠다.
8. 이제 너는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에게, 요단 강의 물 가에 이르거든 요단 강에 들어가서 서 있으라고 하여라."
9.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였다. "이 곳으로 와서, 주 당신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10. 여호수아가 말을 계속하였다. "이제 이루어질 이 일을 보고, 당신들은, 살아 계신 하나님이 당신들 가운데 계셔서, 가나안 사람과 헷 사람과 히위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기르가스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여부스 사람을 당신들 앞에서 쫓아내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11. 온 땅의 주권자이신 주님의 언약궤가 당신들 앞에서 요단 강을 건널 것입니다.
12. 이제 이스라엘의 각 지파마다 한 사람씩 열두 사람을 뽑으십시오.
13. 온 땅의 주권자이신 주님의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바닥이 요단 강 물에 닿으면, 요단 강 물 곧 위에서부터 흘러 내리던 물줄기가 끊기고, 둑이 생기어 물이 고일 것입니다."


기다려본 경험

주님의 평화가 이곳에 계신 모든 분과 함께 하길 빕니다. 

여러분께서는 무언가를 애타게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십니까? 직장이나 결혼 때문에 출가한 자녀를 기다려보신 분도 계실 테고, 아니면 어여쁜 손주들을 안아볼 날을 기다려보신 분도 계실 겁니다. 또는 상황에 따라 월급날을 애타게 기다려보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날을 간절히 기다려보셨을 수도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가끔 택배 기사님을 몹시 기다릴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와 같이 무언가를 기다려본 경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께서는 이 기다림이 늘 좋게만 여겨지시던가요? 저는 기다린다는 것이 가끔 설렘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기다림은 매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뭐 이런 것들이 생각이 납니다. 어서 빨리 내 기도가 응답 됐으면 좋겠는데 하나님께서 묵묵부답으로 계실 경우 또는 마음에 드는 이성의 마음을 어서 빨리 얻고 싶은데 내 뜻대로 잘되지 않을 때 혹은 공부한 결과가 바로 돌아오지 않을 때 등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것이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멈춰선 백성들

정말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다림의 순간이 힘들다 하여, 이 시간을 피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어 보입니다. 우리는 몸을 입고 있는 한계 때문에 모든 순간에는 반드시 기다림의 순간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숱한 경험들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다림‘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알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약속의 땅으로 나아가기 위해 여러 번 멈춰서야 했습니다. 하나님이 여전히 자신들과 함께함을 깨닫기 위해 숨을 고를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에 앞서 반드시 ‘여리고‘를 지나야 했습니다. 그리고 ‘여리고‘에는 이방 민족들이 살고 있었기에, 그들과 부딪침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두 정탐꾼의 정탐 보고를 들은 여호수아는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함을 확신하고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갑니다. 그는 백성들에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내일 당신들 가운데서 놀라운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여호수아와 백성들은 하나님이 자신들과 함께함을 느끼며 매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확신에 가득 찬 여호수아는 곧장 제사장들에게 일러, 언약궤를 메고 백성들보다 앞서 나아가라고 명했습니다. 

확신과 당부의 말씀

그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확신의 마음’ 하나와 ‘당부의 마음’ 하나를 전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이 들려주신 '확신의 말씀'은 다음 구절에 드러납니다. “바로 오늘부터 내가 너를 모든 이스라엘 사람이 보는 앞에서 위대한 지도자로 세우고,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처럼 너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게 하겠다.” 하나님은 다시 한 번 여호수아에게 너를 돕는 이가 누구인지 알려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습니다. 

그에게 용기를 주신 하나님은 이어서 '당부 한 가지'를 말씀하십니다. “이제 너는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에게, 요단강의 물가에 이르거든 요단강에 들어가서 서 있으라고 하여라.” 하나님께선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여리고 입성에 앞서 일단 강 앞에 멈춰 서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쯤 되면 그들은 망설임 없이 앞으로 진군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젠 하나님이 돕는다는 충분한 확신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한 번 더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요단강 가에 이르더라도 곧장 전지하지 말고 강에 들어가 기다리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 홍해 사건

“아니, 신발이랑 옷 젖게 왜 하나님은 물속에 들어가 있으라는 거야?”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일을 이루기 전에 무엇을 보여주려 하심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다시 한 번 기다리라고 하신 걸까요?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 마지막 구절을 보면 이렇게 쓰여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온 땅의 주권자이신 주님의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바닥이 요단강 물에 닿으면, 요단강 물 곧 위에서부터 흘러내리던 물줄기가 끊기고, 둑이 생기어 물이 고일 것입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 아닙니까? 어딘가 익숙한 장면이 떠오르지 않으신지요? 바로 모세의 '홍해 사건'입니다. 

오늘 본문은 모세의 '홍해 사건'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이스라엘 백성들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말 산전수전을 다 겪었습니다. 강대국에 포로로 잡혀가 종살이를 했고 고향을 잃은 채 광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동행한 하나님은 때에 따라 입고 먹을 것을 주셨고 피할 바위를 주셨습니다. 이것의 대표적인 증거가 바로 이집트 군사들을 따돌린 ‘홍해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가장 긴박한 상황에 하나님의 구원 작전이 펼쳐진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기다림이 주는 의미

그렇기에 '홍해 사건'이 재현된다는 말은 곧 하나님이 한 백성을 택하여, 그 백성이 착취와 억압에서 벗어나, 참 자유의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여리고‘ 입성에 앞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요단강 앞에 한 번 더 멈춰 서게 한 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나타냄과 동시에, 노예의 삶을 벗어나 참 자유의 삶을 누리길 바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늘 본문을 보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뭔가 원하고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는데, 그 일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아 기다리게 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시는 어떤 다른 메시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메시지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좋은 때'와 '적절한 상황'으로 다가오고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 다시 한 번 드리는 말씀이지만 '기다린다는 건' 설렘을 주기도 하지만 그보단 더 많이 또 자주 우리에게 '인내'를 요구합니다. 저는 평소 참 느긋하다가도, 원하는 일이 있으면 어서 빨리 그 일들이 이루어지고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겨나는 걸 경험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바로 응답을 주지 않으시는 건, 적절한 때에 더 좋은 것을 주시고자 함임을 이제는 조금씩 알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시인이자 작가인 ‘릴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오늘 말씀을 마치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예술가’는 우리 모두를 일컫는 말일 것입니다. 편하게 들어보십시오. 

"예술가는 나무처럼 성장해가는 존재입니다. 수액을 재촉하지도 않고 봄 폭풍의 한가운데에 의연하게 서서 혹시 여름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일도 없는 나무처럼 말입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여름은 오니까요.   

그러나 여름은 마치 자신들 앞에 영원의 시간이 놓여 있는 듯 아무 걱정도 없이 조용히 그리고 여유 있게 기다리는 참을성 있는 사람들에게만 찾아오는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날마다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오히려 내게 고맙기만 한 고통 속에서 그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인내가 모든 것이라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p.31-32) 

매일 하나님 앞에 의연히 또 여유 있게 기다릴 줄 아는 여러분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께서 기다리시는 그 ‘여름’이 자신도 알아채지 못하는 가장 적절한 때에 찾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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