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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신명기 (5)] 율법이 그려온 밑바탕

20220728 청파교회 새벽설교

 

율법이 그려온 밑바탕 

 

<신명기 21장 7-9절> 

 

7. '우리는 이 사람을 죽이지 않았고, 이 사람이 살해되는 현장을 목격하지도 못하였습니다. 

8. 주님, 주님께서 속량하여 주신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죄를 사하여 주시고,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 사람에게 무죄한 사람을 죽인 살인죄를 지우지 말아 주십시오.' 이렇게 하면, 그들은 살인의 책임을 벗게 됩니다. 

9. 이렇게 해서 당신들은 당신들에게 지워진 살인의 책임을 벗으십시오. 이렇게 하는 것은 주님께서 보시기에 옳은 일입니다."

 

 

1. 공동체 정신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신명기 21장입니다. 신명기 말씀을 계속해서 읽어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율법 안에는 정말 삶의 다양한 경우의 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모세는 오늘 본문에서 범인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만일 가나안에서 범인을 모르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이 소식을 들은 장로들과 재판관이 나가 그 살인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성읍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그 그 성읍에 살고 있는 장로들은 암송아지 한 마리를 골짜기로 끌고 가서 목을 꺾어 죽여야 합니다. 이 암소는 주님 앞에 속죄 예식을 치르며, 죄를 짐승에게 떠넘기기 위함입니다. 

 

이 예식에는 장로와 재판관들뿐만 아니라 레위 자손 제사장들도 참여해야 했는데, 이는 하나님의 선택된 사람들로써 모든 소송과 분쟁을 판결해야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들 모두는 물가에 모여, 죽은 암송아지를 주님께 바치는 증언의 예식을 치러야합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음에도 중책을 맡은 사람들이 이 예식을 치러야 하는 이유는 공동체 정신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8-9절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이스라엘 민족은 누군가 살해되는 현장을 목격하지 못하고, 더구나 살인자를 처형하지도 못했을 경우에는 그 죄가 고스란히 이스라엘에게 돌아온다고 믿었습니다. 이는 창세기 4장 11-12절에 암시되어 있는 사상으로, 가인과 아벨 이야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살인자를 처형하여 살인에 대한 속죄를 하지 못할 경우, 살해당한 사람의 피가 공동체에 재앙을 가져온다는 창세기의 정신이 이 이야기에 깔려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공동의 제사를 드림으로 자신들의 죄를 주님 앞에 속죄 받아야 했습니다. 

 

2. 새로운 결혼 관계

 

그리고 이어서 모세는 두 번째 규율을 알려주는데, 이는 포로로 잡혀온 사람을 아내로 맞이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규정입니다. 포로들 가운데 맘에 드는 여성이 있을 경우, 이스라엘 남성은 그녀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민족을 아내로 맞이하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뭔가 새롭게 더해지는 의식이 필요한데, 포로로 잡혀 와 아내가 될 그 여성은 이전 생활과 이별하기 위해 한 달 정도 애도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는 이 여성이 내적으로 이방 가족과의 유대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로로 잡혀 온 아내와 결혼한 남성은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그녀와 쉽게 갈라설 수 있었는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혼 후에는 그 여성이 더는 종의 신분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녀를 돈을 받고 팔아 서는 안 되고, 그녀를 자유롭게 해야 했습니다. 

 

3. 상속권과 4. 어버이에 대한 순종

 

그리고 세 번째로 모세는 맏아들의 상속권에 관해 알려주는데, 만일 두 아내를 둔 사람이 있는데 맏아들이 사랑받지 못하는 아내의 아들일 경우, 결코 사랑받지 못하는 아내에게 난 맏아들을 제쳐두고 사랑받는 아내의 아들에게 장자권을 줄 수 없다는 규정입니다. 이는 아주 오래된 전통으로 옛 사회 질서의 구성요소인 장자의 특권이 여전히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이 장자의 특권은 가장의 편애 때문에 제 마음대로 행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세는 불효자식에게 내리는 벌에 관한 규정을 이야기합니다. 만일 아들이 아버지나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고, 고집과 반항을 부릴 경우 부모는 그 아들을 데려다가 성읍의 장로들에게 호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호소는 어떤 경고나 훈육의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악을 뿌리 뽑는다는 의미로 그를 돌로 쳐 죽여야 했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엄청 잔인한 처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대 사회에서 어버이에 대한 순종은 사회의 질서를 떠받치는 기준이었기에 우리는 그 시대의 시선으로 오늘 본문을 바라봐야 합니다. 

 

율법의 정신 

 

신명기 21장에는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사고와 분쟁, 갈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범인을 모르는 살인사건을 마주했을 경우와 포로를 아내로 맞이했을 경우 그리고 맏아들의 상속권이 가지는 무게와 불효를 일삼는 자녀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사실 구약이 언급하는 율법들을 다 지킬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율법이 갖는 그 시선은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율법은 삶에서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보았고, 발생하는 모든 일은 서민들의 일반적인 삶과 맞닿아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우리가 구약의 율법을 지키진 않더라도 서민들의 일상에 관심을 갖던 그 율법의 정신을 기억하여 자신의 생각과 판단은 가급적 내려놓되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려는 노력, 복잡 난해한 누군가의 삶의 자리에 서 보려는 노력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쉽지 않더라도 그 길이 곧 평화의 길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 안에 있는 날카로운 가시들을 다듬어 주십시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을 수 있게 용기를 주시고, 그보다 앞서 우리에게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주셔서 주님의 마음으로 사람을 바라보게 도와주십시오. 아멘!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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