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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쓰임 Note] 가을처럼 무르익는 사람들 20171105 쓰임교회 주일설교 가을처럼 무르익는 사람들 1. 그 때에 예수께서 무리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다. 3. 그러므로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르지 말아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는 않는다. 4. 그들은 지기 힘든 무거운 짐을 묶어서 남의 어깨에 지우지만, 자기들은 그 짐을 나르는 데에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5. 그들이 하는 모든 일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다. 그들은 경문 곽을 크게 만들어서 차고 다니고, 옷술을 길게 늘어뜨린다. 6. 그리고 잔치에서는 윗자리에,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에 앉기를 좋아하며, 7. 장터에서 인사 받기와, 사람들에.. 더보기
[에세이] 사랑을 위해 기꺼이 내어주는 자리, 무릎 에서 이효리가 아이유에게 네가 만든 노래 중에 가장 네 마음 같은 노래가 뭐냐고 묻자 아이유는 ‘무릎’이라고 말한다. 한 사람의 마음이 가장 잘 담긴 노래라기에 호기심에 찾아봤다가 거의 매일 밤 이 노랠 들으며 잠을 청하게 된다. 이효리가 아이유에게 불면증이 만든 노래라고 장난쳤던 것처럼 이 노래에는 이 노래를 만든 이의 잠 못 이룸이 담겨있다. 노래 가사를 보면 노래 속 주인공은 모두가 잠든 밤, 혼자 우두커니 앉아 다 지나버린 오늘을 보내지 못하고 깨어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누군가를 기다리나 아니면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나 그것도 아니면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자리를 떠올리나. 노래 속 주인공은 누군가의 무릎을 베고 누워 아주 어릴 적 그랬던 것처럼 머리칼을 넘겨주고 그 좋은 손길로 인해 잠.. 더보기
[에세이] 가을 속 지기춘풍 가을이네, 은행이 걷는 길목마다 가득차 있는 가을이다. 일찍 해가 지기에 일찍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 떠나는 그런 계절이다. 그래, 머리도 많이 빠지는 그런 가을이다. 가을이란 단어를 메모장 검색란에 쳐본다. 신영복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 ‘대인춘풍 지기추상’에 관한 짧은 각주가 검색된다. 선생님은 이 붓글씨에 관해 설명하시길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게 하고, 반면에 자기를 갖기는 추상같이 엄격해야한다 하신다. ‘자신을 다룸에 엄격해야 한다’ 이 말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자신에겐 엄격하며 동시에 남에겐 관대한 것이 가능한 일이긴 하려나. 대인춘풍 지기추상이란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닐 텐데, 그렇다면 그 일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엄격이란 말은 왠지 정이 가질 않는다. 엄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 더보기
[쓰임 Note] 사랑으로 나아가는 첫걸음 20170910 쓰임교회 주일설교 사랑으로 나아가는 첫걸음 8. 서로 사랑하는 것 외에는,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것입니다. 9. "간음하지 말아라. 살인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탐내지 말아라" 하는 계명과, 그 밖에 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하는 말씀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10.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때 빛으로 오신 주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차가운 겨울이 오기 전인 바로 이 때가 사랑하기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이 무슨 계절을 타는가 의아해 .. 더보기
[에세이] 연락 얼마 전, 친구와 커피를 마시다 무심코 '넌 사람들한테 연락 자주 하잖아?'라는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발끈해 버렸다. 평소의 나는 먼저 연락을 잘 못하는 편이다. 누군가 내 연락을 받았다면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물론 생각만하고 연락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왜 그 말이 기분 나빴을까, 생각해 본다. 사실 친구의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듣고 싶은 대로 들은 거 같긴 하지만, 쨌든 사람들에게 연락을 자주 한다는 그 말에, 평소 내가 고독과 외로움을 견딜 줄 모르는 나약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느낌을 받은 모양이다. SNS의 거짓된(!) 인간관계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사는 지인들보다 저 멀리 일본에 사는 H형, 호주에 사는 H님, 인도에 계신 J선생.. 더보기
[에세이] 책과 사람 오늘 이 책을 펼쳤지만 내일 같은 책을 펼치지 않을 수도 있다. 책과 저자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다. 달라진 건 나일 테다. 그러나 좋은 책은 언제든 다시 찾게 된다. 삶의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와 세대를 묶고 푸는데 유연하여 품이 넓은 책, 뻔한 답을 내려 주지 않고 독자의 판단을 유보할 줄 아는 그런 책. 사람이 내 곁에 남을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다. 오늘 옆에 있던 이가 내일 없을 수 있다. 나라는 사람은 그대로다. 달라진 건 곁에 있던 사람일 테다. 그러나 좋은 사람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다시 찾게 된다. 진정성 있게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삶은 모호함에 자신을 던지며 답 없는 생의 불안을 껴안는 삶일 것이다. 그래서 좋은 사람은 착한 사람은 아니다. 오늘 보기 싫던.. 더보기
[에세이] 그리워하는 마음 좋아하던 무더위와 열대야가 단숨에 사라졌다. 하루 아침에 여름은 갔고 가을도 아닌 겨울을 느꼈다. 여름이 그토록 지나가길 바라도 지나고 나면 그립기 마련이고, 더위가 싫어 겨울을 기다려도 막상 그것이 다가오면 이전 것을 그리워하기 마련이다. 사람이 이렇다. 붙잡으려 해도 결국 놓아주어야 할 것들이 있다. 힘써 그것을 잡으려해도 결국은 마디 사이로 흘러가 버린다. 삶이란 그것을 배우는 지난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사물도, 감정도, 사랑도, 결국엔 나 자신도. 어제 만난 기혼의 내 친구들은 이제 이런 게 뭔지 모르겠다고 한다. 늘 응원한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더보기
[에세이] 우리의 마음이 안녕하기를 삶이 참 고달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왜 인생이라는 것이 늘 과녁에서 빗나가기만 하는 걸까, 그렇게 느껴지는 응축의 시간이 있다. 누군가 인생이란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도 춤을 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했는데, 폭풍 속에 오래 있다보면 춤 추는 법을 잊어 버리곤 한다. 어쩌면 고달픈 삶이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달프게 여기는 내가 있을 뿐. 우리의 삶보다 우리의 마음이 모두 안녕하기를 바라본다. *instagram: http://www.instagram.com/ss_im_hoon 더보기
[에세이] 위로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다갑자기 불쑥 또는 잔잔히 당신과 만났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혼자가 되었다고 했을 때 '잘 헤어졌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다' '사랑, 이별이 다 그런거다' 이게 무슨 말들인가 이게 당신들이 말하는 '위로'라는 것인가 그래, 내가 빨리 잊지 않으면 나만 힘들거라는, 너만 더 힘들어질거라는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었겠지 그런데 정말 나를 위했던 말들이었나 그대들 스스로를 위한 말은 아니었나 파커 파머가 에서 그러더라 "가장 어려운 일은 남의 고통을 ‘고치겠다고’ 덤벼들지 않는 일, 그냥 그 사람의 신비와 고통의 가장자리에서 공손하게 가만히 서 있는 일이다. 그렇게 서 있다 보면 자신이 쓸모없고 무력하다는 느낌이 든다. 바로 우울증에 빠진 사람이 이런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이다(p115.. 더보기
[에세이] 계절이 간다 별삼킨별 김효정씨가 그랬다 "나도 안다 이제는 슬슬 다른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기억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미련을 버려야 하는 것도 알고 부지런해져야 한다는 것도 안다 떠나야 한다는 것도 알고 떠나 보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러지 않으면 한 번은 꼭 앓고 만다는 것을 안다" 밤삼킨별 김효정, , p.112 90년대 유행한 노래를 듣고 자란 나는 90년대 노래에 대한 향수가 있다 오늘 밥을 먹다 틀어논 텔레비젼에서 김정민의 가 흘러 나왔다 좋아했던 노래라 정말 오랜만에 귀를 기울이다 눈물이 흘렀다 ... 아, 이런 마지막 후렴구에 공감을 했던터라 앞부분의 가사를 흘려 ​​넘겼었다 극단적인 표현이 있는 줄 나중에 알았지만 그래도 마지막 가사와 간절함에 감정이입이 됐었나 보다 이제 조금씩 떠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