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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75

사랑

2024년 9월 17일 화요일 "여기서 '힘들여 노력하는'이라는 말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취해졌습니다. 단지 기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는 주된 업무도 있는 것입니다. 늘 활동 상태에 놓여 있어야 하며, 주의해야 하고, 저 자신이나 타자와 함께 결집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생각하고, 행동하고, 변형시켜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힘들여 노력한 일의 내재적 보상으로서 바로 행복이 존재하게 됩니다." 알랭 바디우도 그렇고 에리히 프롬도 그렇고 그들은 사랑을 하나의 살아 숨 쉬는 생명이라고 말했다. 프롬은 사랑은 수동적인 감정이 아니라 '참여'라며,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그에게 '응답할 준비'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바디우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사랑의 주된 업무는 상대에게 늘..

Salon 2024.09.19

진실

2024년 9월 13일 금요일  "문학은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일이다. 아니, 단순한 것이 실은 복잡한 것임을 끈질기게 지켜보는 일이다. 진실은 단순한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진실은 복잡한 것이라는 말도 맞다."  문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다. 나의 내면은 늘 복잡하고 난해했다. 위험하기도 했고 초라하기도 했다. 사람들과 몇 마디의 말을 주고받으면 알 수 있다. 저 사람은 나의 내밀한 속내를 다 이해하지 못하겠구나, 라는 감각.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잘 나고 못 나고의 문제도 아니다. 우연히 어떤 것을 느끼고 경험해 보았냐는 차원이다. 진실은 복잡하기도 하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www.youtube.com

Salon 2024.09.13

천천히

2024년 9월 12일 목요일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극도로 천천히 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고 잘못을 수정할 수 있으며 오해를 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글쓴이는 이 이야기 끝에 요즘 많은 사람은 점점 '빠르게 말하는 글'을 쏟아낸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동의한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점점 공글리지 못한 글들을 쏟아낸다. 지면이 마치 감정받이가 되는 양 말이다(물론 지면은 활용하기 나름이나 쉽게 휘두른 펜에 맞은 상처 또한 타격감이 크다). 좋은 글은 수련행위와 같다. 잘 쓴 글은 충분히 시간이 할애 됐거나 충분한 고민이 녹아든 글이다. 글을 쓰는 행운을 누린다. 스스로에 대한 한계와 고통을 껴안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본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

Salon 2024.09.12

슬픔

2024년 8월 13일 화요일  "이 작가는 어째서 'post coitum'을 지우고 'animal triste'만 남겨놓았나. 우리가 특정한 순간에만 슬픈 것이 아니라 사실은 대체로 슬프기 때문이 아닌가. 인간은 본래 슬픈 짐승이고 우리는 모두 슬픔의 식민지가 아닌가."  을 보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 다섯 명의 감정 주인공 중에 누가 가장 중요한 주인공이라고 생각되느냐, 는 질문을 받았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결론적으로 나온 이야기는 '슬픔이'의 중요성이었다. 나무위키에서 '슬픔이'를 검색하면 이런 문장이 나온다. "담당하는 영역은 당연히 슬픔, 무기력, 비관, 우울. 부정적인 영역만 담당하는 것처럼 보여도 공감이라는,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영역을 유일하게 담당하는 감정"..

Salon 2024.08.13

욕망

2024년 8월 12일 월요일  "돌아보지 말라고 하면 결국 돌아보게 된다. 이 모티프가 구약의 창세기에서 한국의 만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것은 이 설정이 욕망의 본질(금지가 있는 곳에 위반이 있다)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장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참 특이하다. 금지된 것을 위반할 때 왜 즐거움을 느끼는가. 본성을 잃고 억압의 산물이 되어서 그럴까. 학창 시절, 담을 타 넘고 야간자율학습을 빼먹는 일이나 몰래 숨어서 피우는 담배에는 단순한 일탈 이상의 것이 담겨 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www.youtube.com

Salon 2024.08.13

가면

2024년 7월 20일 토요일 가면을 쓰고 사람을 만납니다. 내가 원해서 쓴 가면도 있지만 쓸 수밖에 없었던 가면이 더 많습니다. 그 가면 뒤에 숨어서 사람을 만납니다. 그런데 내가 자발적으로 썼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가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가면을 벗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쓰고 살았기 때문에 나와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 어떤 가면은 상대와의 관계를 아주 좋게 만듭니다. 그런 가면은 그리 나쁘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아군을 만들어서 손해 볼 게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가면 뒤에 숨은 나를 좋게 여겨주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좋아할 일이지만 돌아서니 씁쓸함이 몰려왔습니다. 가면 뒤에 진짜 내 모습은 무엇일까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

Salon 2024.07.21

선글라스

2024.6.13.  선글라스를 두고 왔습니다. 퇴근길에 한참을 걷다가 뭔가 허전하다 했더니 선글라스를 두고 온 것입니다. 요즘 참 햇살이 강렬합니다. 요즘같이 눈이 부신 날에 선글라스는 아주 제격입니다.  선글라스를 제 돈을 주고 산 것이 재작년이 처음입니다. 얻어 쓴 선글라스는 있었어도 제 돈으로 선글라스를 살 생각을 안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유럽 여행을 앞두고 큰맘 먹고 선글라스를 샀습니다. 제게 찾아온 그 선글라스는 여행을 마치자, 안경 케이스에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습니다.  문득 아쉽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싼 돈 주고 산 선글라스를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하는 해외여행 때만 쓴다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려받은 선글라스도 평소에 쓰고 다닌 적이 없던 터라 그리고 왠..

Salon 2024.06.14

[끄적임] 알릴레오 북's의 <운명과 과학> 이야기를 듣고

흥미로운 모임을 보았다. 한나 크리츨로우가 쓴 을 가지고 인문학자, 뇌과학 연구자, 인지심리학 교수가 나눈 이야기였다. 유의미했던 그들의 대화 중 일부를 남겨보려 한다. 우리가 자유 의지와 온건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주체인가, 아니면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자기도 모르는 구동 장치로 움직이는, 미리 프로그램된 기계에 가까운 존재인가? (p.14) 철학적인 질문이자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왜 어떤 사람은 심각하고 부정적인 인생의 사건을 겪고도 훌훌 털어버리고 잘 살아가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회복하지 못하고 고통받을까? (p.32) 뇌 과학에서는 이와 관련된 이유를 지금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는 동안에 주로 만들어지지만 모든 뉴런들을 연결하는 복잡한 과정은 대략 처음..

Essay 2021.03.02

[청파 Note / 성서학당] 성경 인물의 빛과 그림자 : 하갈

20201022 청파교회 목요 : 성경 인물의 빛과 그림자 여왕과 야성녀: 하갈 성서학당 안녕하세요. 세 번째 목요 을 시작하겠습니다. 문득 이번 성서학당을 준비하면서, 영상을 시청하는 분들이 이 영상을 보며 얼마나 도움이 될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주중에 이뤄지는 성서학당은 매해 전반기에 한 번, 후반기에 한 번 이렇게 두 차례 진행이 되는데, 각 학기를 맡으신 목사님들의 관심사와 경험에 따라 강의의 내용과 진행방식이 달라집니다. 아무쪼록 강의를 들으시며 한 가지라도 건질 것이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가 나를 떠났도다 여러분, 혹시 지금 사랑하고 계십니까? 뜨거웠던 밀월의 시간을 한번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연애만큼 좋은 기대로 시작했다가 슬픔으로 끝난 경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사랑과 ..

Note 2020.10.22

[청파 Note / 성서학당] 성경 인물의 빛과 그림자 : 하와

20201008 청파교회 목요 : 성경 인물의 빛과 그림자 여왕과 야성녀: 하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10월, 11월 목요 에 관해 안내 말씀드립니다. 8주의 시간은 제가 가진 지식을 여러분께 나눠드린다기보다, 제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여러분과 나누고 또 함께 고민해보기 위한 시간입니다. 작년에 이어서, 이번 에도 참고도서가 있습니다. 메인 교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작년 때 참고한 책의 후속편인 입니다. 제목이 참 거창합니다. 이 책은 성 베네딕도회 신부이자 기독교 작가인 ‘안셀름 그륀’과 그의 여동생 ‘린다 야로슈’가 공동 집필한 책입니다. 작년에 함께 나눈 책은 인데, 이 책은 성경에 등장한 남성 인물들의 삶에 비친 ‘빛과 그림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성경..

Note 2020.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