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KSCF에 처음 출근했던 날 부터 함께 머물던 난이 있었습니다. 난을 키워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제가 일하는 사무실은 그 녀석이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닌 듯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녀석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지요. 하긴 생각해보면 저보다 사무실을 오래 지키던 녀석이기도 합니다. 그 난은 저와 함께 2년 정도 시간을 보내며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겼었습니다. 직사광선을 쐬어서도 안 되며, 보름마다 뿌리가 듬뿍 잠길 정도로 15-20분 물에 담가줘야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누군가 돌보겠지 하는 핑계로 내버려 뒀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참 고맙게 잘 살아서 꿋꿋이 버텨주었었는데. 오늘 공식적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마지막 희망으로 그 녀석을 품에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