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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사람은 떠나봐야 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유쾌하지 않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자신을 소개하고 상대를 알아가는 것이 에너지 소모를 일으킨다는 걸 경험한다. 열정이 식어간다는 증거다. 하지만 흘러가는 대로 나를 내맡길 수 없어 낯선 곳에 스스로를 두어본다.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자.

작년부터 시작된 제주 올레길 순례는 낯선 이들과 만나는 파티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어제도 그런 하루를 보냈는데, 혼자 여행 온 사람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먼저 다가감에 기분 좋은 미소로 자신을 내보인다. 번잡한 도심에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돌풍과 폭우를 선물로 준 5코스의 끝에 두 번째 숙소에 도착한다. 그곳은 남원읍! 잠시 잊었던 건 도심지를 벗어난 제주는 해가 지고 나면 금세 암흑으로 바뀌고 숙소를 활용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는 점이다. 세상에! 오늘 이 시골 숙소에 남자 사장, 남자 손님 하나, 그리고 나. 이 셋이 각방을 쓰고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썩 유쾌하지 않았었는데, 단 하루 만에 생각이 바뀌었다. 고독하다! 아니, 외로운건가? 이토록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때가 있었나?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난 외로워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다. 절대! 그렇게 믿는, 그렇게 믿고 있다. 사람은 떠나봐야 안다.

 

 

이작가야의 문학생활

이작가야의 문학생활 (Lee's Literature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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