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뒤적이다 2000년에 개봉한 영화 <시월애>를 보게 됐다. 정확히 20년 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시대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는 80년대생을 00년 그날의 감성으로 손쉽게 데려갔다.
사실 이 영화는 전지현, 이정재라는 두 배우가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스토리는 그저 2000년대 감성이 나타낼 수 있는 낭만적 사랑의 모습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시월애> 장르 분류에 SF도 들어가 있는 걸 보면, 분명 지나친 소재를 넣긴 넣은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대상이 그러하듯, 보아내고자 하면 보이는 것은 반드시 있는 법이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쨌든. 줄거리를 온전히 풀어낼 자신은 없고, 영화가 늘 그러하듯 가슴에 남은 대사 한 가지를 남겨볼까 한다. 물론 허세를 위해 가슴에 새긴 것이기도 하다.
"성현씨, 사람에겐 숨길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는데요. 그건 바로 기침, 가난, 사랑이래요. 숨길수록 더 드러나기만 한데요." 지나고 보면 정말 그러했다. 기침을 참아본 사람이라면 그 인내의 어려움을 잘 알 것이고, 가난은 사람의 인생 컨디션을 늘 좌우했으며, 사랑의 감정은 숨길수록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헤르만 헤세도 그랬지. "어느 날 갑자기 지위 있는 남자의 인생이 신과 어린아이의 철없는 감정으로 광분하며 분별을 잃게 되었다(<청춘이란 무엇인가>)."라고.
시월애. 時越愛. 시간을 초월한 사랑. 이 영화는 2000년대 초반의 감성과 당시 18살이었던 전지현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이 넘치는 영화였다. 나도 오늘부터 우편함에 편지를 부쳐야겠다.
이작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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