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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안토니 가우디와 예수

 

성 가족(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만들던 안토니 가우디. 그는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달려오던 전차에 치여 크게 다치게 된다. 건축 작업 후 남루했던 행색 때문에 여러 번 택시로부터 승차 거부를 당한 가우디. 겨우 병원에 도착했으나 그의 남루함 때문에 입실도 계속 거부를 당했다. 결국 그는 열악한 치료 시설에 남겨져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었고 그의 몸 상태는 악화될 대로 악화되었다. 1926년 6월 10일. 천재 건축가는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고 만다. 

인간에게 있어 마지막은 늘 중요했다. 과거에도 중요했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아무리 좋은 일이 가득하여도 마지막을 잘 장식하지 못하면 그 사람의 과거 전체가 부정을 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람의 인생은 꼭 그렇게 평가되어야 할까. 물론 사람을 속여가며 자신의 이익만 챙기며 산 사람의 경우, 마지막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았던 이의 마지막 모습이 불행한 죽음의 모양새를 띤다 하여 그를 안타깝게 볼 필요가 있겠는가.

수가 생각났다. 이 사람만큼 생의 마지막이 불행한 남자가 있었을까?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했고 가깝게 지냈던 제자들에게마저 배신을 당했다. 그는 사람들의 오해와 가까운 이들의 배신으로 극도의 외로움 속에 죽음을 맞았다. 가우디나 예수나 그들의 인생 구조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그러나 신기한 것은 예수의 죽음은 육체의 죽음에서 끝나지 않고 부활을 통해 그의 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부활이 육신의 부활인지 아니면 정신의 부활인지는 더 곱씹어봐야겠지만, 가우디 또한 그의 죽음 이후 그의 정신은 유럽 무대를 넘어 세계인들에게 여전히 깊은 감명을 주고 있다.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라는 식의 이야기는 재해석이 필요하다.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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