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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지금 웃어라

​​우리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좋은 일들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 일들을 받아들이면 신께 빚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이렇게 생각한다.
‘기쁨의 잔을 맛보지 않는 편이 더 나아.
일단 맛을 보면 잔이 비었을 때 끔찍이도 괴로울 테니까.’ 
우리는 다시 작아질까 두려워 자라는 것을 포기한다.
울게 될 것이 두려워 웃는 것을 포기한다.


파울로 코엘료, <마크툽>, 자음과모음, p.74

 

이별을 경험해본 사람은 사랑에도 괴로움이 있음을 안다. 신을 믿는 사람은 신의 사랑 방식에 고난도 포함됨을 안다. 그런데 우린 사랑의 괴로움과 고난의 기억 때문에 충분히 즐거워하고 기뻐해도 될 순간마저 그 기쁨을 유보하게 될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신께 빚지는 듯 그 느낌이 내게 일어난 좋은 일들을 두고 자신의 자격을 운운하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오랜 전통의 이야기와 위대한 스승들이 매순간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귀기울여보면 그들은 일상을 크고 작은 기쁨들로 채워나갔음을 알게 된다. 예수의 생애를 거론할 때 고난과 희생을 빼놓을 순 없겠지만 그는 매순간 영적인 기쁨과 육신의 즐거움을 택함으로 그 힘을 갖고 자신을 내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붓다인 고타마 왕자도 절제와 금욕만으로 깨달음의 경지에 오를 수 없음을 안 것도 이와 같은 이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신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하겠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신의 품은 훨씬 넉넉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은 우리가 기쁨의 잔을 충분히 맛보는 것과 또 맛 본 잔이 비었을 때 오는 그 괴로움마저도 기꺼이 즐기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한 시간을 쌓고 또 쌓아나갈 때라야 우리는 더 자랄 수 있고 더 자란 만큼 신을 향한 신뢰도 두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는 것이 두려워 현재의 웃음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신은 용감한 자들의 편이라 하지 않았던가.

 

 

이작가야

문학과 여행 그리고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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