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9 청파교회 새벽설교
껍데기만 남은 성전
<에스겔서 10장 18-20절>
18. 주님의 영광이 성전 문지방을 떠나, 그룹들 위로 가서 머물렀다. 그룹들이 내가 보는 데서 날개를 펴고 땅에서 떠올라 가는데, 그들이 떠날 때에, 바퀴들도 그들과 함께 떠났다.
19. 그룹들은 주님의 성전으로 들어가는 동문에 머무르고, 이스라엘 하나님의 영광이 그들 위에 머물렀다.
20 그들은, 내가 그발 강 가에서 환상을 보았을 때에 본 것으로, 이스라엘 하나님을 떠받들고 있던 생물들이다. 나는, 그들이 그룹임을 알 수 있었다.
아직은 성전에 계신 주님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에스겔서 10장입니다. 에스겔서 10장은 계속해서 예루살렘과 유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말씀이 이어지는 장입니다. 그런데 이번 장은 특별하게도 하나님의 심판이 성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에스겔은 환상을 봅니다. 먼저 주님께서는 모시옷을 입은 사람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그룹들 밑에 있는 저 바퀴들 사이로 들어가서, 숯불을 두 손 가득히 움켜 쥐어서, 이 성읍 위에 뿌려라.”(2) ‘그룹’은 창세기 3장(24절)에 가장 먼저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서 쫓아내신 다음, 동산을 지키라고 세운 이들입니다. 이들에 대한 묘사는 다양하고 정확히 어떤 형상이라고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대개 짐승의 모습과 사람의 모습이 뒤섞여 있는, 날개 달린 존재입니다.
주님은 모시옷을 입은 사람에게 그룹들 밑에 있는 바퀴 사이로 들어가서 숯불을 두 손에 들고 성읍 위에 뿌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는 에스겔이 보는 앞에서 성전으로 나아갔습니다. 그가 성전에 이르렀을 때, 그곳에는 구름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구름은 곧 하나님이 그곳에 계신다는 뜻입니다. 주님은 아직 예루살렘 성전에 거하고 계셨습니다. 모시옷을 입은 사람이 더 나아가자 주님의 영광이 그룹들을 통하여 빛과 음성으로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성전 불을 밖으로 들고 나온 사람
이어서 다시 주님은 그 모시옷을 입은 사람에게 명하십니다. 이번에는 그룹들 사이에 있는 불을 집어 들고 밖으로 나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모시 옷을 입은 사람에게 명하셨다. "저 바퀴들 사이 곧 그룹들 사이에서 불을 가져 가거라." 그는 안으로 들어가서 바퀴 옆에 섰다.”(6) 모시옷을 입은 사람은 성전에 있는 불을 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에스겔은 이 모든 환상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어서 9-17절에는 네 개의 바퀴와 그 바퀴 곁에 있는 그룹이 등장하는데, 그 바퀴들의 모습은 빛나는 녹주석과 같았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여기서 녹주석은 ‘황옥’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돌은 투명한 광채를 발하는 빛나는 보석을 뜻합니다. 이 네 개의 바퀴는 이미 에스겔서 1장에 등장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네 개의 바퀴는 갖자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 네 개의 바퀴가 저마다의 얼굴을 갖고 저마다의 방향을 갖고 있다면, 효과적으로 이동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의도하는 이 바퀴의 존재는 세상의 모든 사면을 주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이들은 하나님의 전능성을 드러내는 상징물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네 바퀴는 그룹들과 마치 한 몸을 이루어 다녔습니다.
에스겔은 이러한 환상을 보다가 문득 깨닫게 됩니다. 이 환상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음을 말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그룹들이 치솟았다. 그들은 내가 그발 강 가에서 보았던 바로 그 생물들이었다.”(15) 그발 강 가는 에스겔서 1:1에 이미 등장한 바가 있는데, 에스겔은 지금 보고 있던 비슷한 환상을 이미 한 차례 목격한 적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는 오늘 본문 20절과 22절에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데, 에스겔은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환상을 몇 차례 더 목격한 것입니다.
성전 문지방을 떠난 주님의 영광
이제 이렇게 역동적으로 움직이던 환상의 뜻이 무엇인지가 밝혀집니다. 모시옷을 입은 사람이 숯불을 성읍에 뿌리고 또 동일한 사람이 성전 안에서 불을 들고 밖으로 나오고 마지막으로 네 바퀴와 네 그룹이 서로 무리 지어 움직이던 이 장면이 무엇을 드러내기위함인지가 밝혀집니다. 에스겔은 말합니다. “주님의 영광이 성전 문지방을 떠나, 그룹들 위로 가서 머물렀다. 그룹들이 내가 보는 데서 날개를 펴고 땅에서 떠올라 가는데, 그들이 떠날 때에, 바퀴들도 그들과 함께 떠났다. 그룹들은 주님의 성전으로 들어가는 동문에 머무르고, 이스라엘 하나님의 영광이 그들 위에 머물렀다.”(18-19)
성경의 세계에 있어서 출입구는 상징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그곳은 판결이 내려지는 장소이거나(신 22:20-21) 예배의 행위가 이뤄질 수 있는 합법적인 장소였습니다(겔 46:1-2). 그리고 이 출입구는 에스겔서의 경우처럼, 성과 속을 나누는 경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영광이 바로 이 출입구, 즉 성전 문지방을 떠났습니다. 주님께서 성전을 나온 것입니다. 주님의 영광이 성전 문지방을 넘어 그룹들로 이동하였고, 이 그룹들은 에스겔이 보는 앞에서 바퀴들과 함께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껍데기만 남은 성전
성전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장소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아직은 성전 밖에서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이 일반화되지 않던 시대였습니다. 그렇기에 성전은 유일하게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이 성전에 더 이상 하나님이 계시지 않으신 것입니다. 그야말로 성전은 껍데기만 남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 방식은 여러 가지입니다. 이방 민족을 통해 침입을 당하게도 하시고, 각종 자연재해를 만나게도 하시고, 사람들 사이에 분열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용히 백성들 곁을 떠나서 그들이 다시 찾지 못하게 하기도 하십니다.
사람은 누군가 곁에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늘 부재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영원한 것은 없음을 말입니다. 사람은 늘 떠나보내고 나서 늦은 후회를 합니다. 하나님도 이 방법을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저버린 이스라엘을 심판하는 방식으로 이별의 방식을 택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영원히 계실 것만 같던 성전에서 나오셨습니다. 그리고 성전을 껍데기와 허울만 남겨두신 채, 떠나가셨습니다. 그렇게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도움과 보호가 없는 삶을 살아가야 했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
누군가 떠나면 그와 더불어 시간 또한 소멸합니다. 하나님과 관계 맺은 과거의 모든 시간은 이제 이스라엘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졌습니다. 하나님은 그들과 이별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에스겔서 후반으로 가면 에스겔이 새로운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에 지금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 하십시오. 할 수 있는 일을 하십시오. 하나님과 두터운 신뢰를 쌓으십시오. 그리고 그 관계를 기반으로 아름다운 삶을 사십시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사람들에게 흘려보내십시오. 이것이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아멘.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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