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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역대상 (3)] 역대기 저자의 시선

20230331 청파교회 새벽설교

 

역대기 저자의 시선

 

<역대상 20장 1-3절> 

 

1. 그 다음해 봄에, 왕들이 출전하는 때가 되자, 요압이 병력을 이끌고 나가서 암몬 사람의 땅을 무찌르고, 더 가서 랍바를 포위하였다. 그러나 다윗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다. 요압이 랍바를 쳐서 함락시켰다. 

2. 다윗이 암몬 왕의 머리에서 금관을 벗겨 왔는데, 달아 보니 그 무게가 금 한 달란트나 나갔고, 금관에는 보석이 박혀 있었다. 다윗은 그 금관을 가져다가, 자기가 썼다. 다윗은 그 도성에서 아주 많은 전리품을 약탈하였으며, 

3. 그 도성에 사는 백성도 끌어다가, 톱질과 곡괭이질과 도끼질을 시켰다. 다윗은 암몬 사람의 모든 성읍에 이와 똑같이 한 뒤에, 모든 군인을 거느리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암몬을 점령한 다윗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역대상 20장입니다. 역대상 18장에서부터 시작된 다윗의 승전 기록은 오늘 본문인 20장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그 승전 기록이 좀 흥미롭게 기록되어 있는데, 그 이야기는 다윗이 암몬 왕의 왕관을 뺐어 온 이야기와 관련됩니다. 다윗은 암몬과의 전투에서도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승리의 징표로 다윗은 암몬 왕의 왕관을 가져 옵니다.  

 

암몬 왕으로부터 빼앗은 금관의 무게금 한 달란트인데, 금 한 달란트의 무게대략 35킬로그램입니다(삼하12:30). 대단한 무게입니다. 머리에 얹기에는 너무 무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금의 양은 곧 한 나라의 권위와도 같았기 때문에 왕관에 들어가는 금의 양을 줄이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더구나 여기에 보석까지 박혀있었다고 하니 실로 왕관의 무게를 어마어마했을 것입니다.  

 

어쨌든 다윗은 암몬 왕의 금관을 가져다가 썼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말씀드린 대로) 부유한 국가였던 암몬 또한 점령했음을 나타냅니다. 다윗은 이처럼 암몬으로부터 많은 전리품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 사는 백성들 또한 포로로 잡아왔습니다.  

승승장구하는 다윗

 

그리고 이어서 블레셋과의 전쟁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다윗은 이미 블레셋과의 전투를 여러 번 치렀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한 번도 블레셋에게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이스라엘과 블레셋의 전투가 몇 차례 등장하는데, 다윗은 블레셋에게 점령당하지 않고 늘 그들의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블레셋 사람들특별한 유전자를 가졌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1. 블레셋 민족 가운데는 2. 거인족의 자손들이 3. 많이 섞여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골리앗뿐만 아니라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십배라든가 골리앗의 동생 라흐미가 모두 블레셋 소속입니다. 이들은 몸은 일반인들에 비해 훨씬 크고, 아주 힘이 셀뿐만 아니라 생김새도 유별났기(6)에 당시 사람들에게는 마치 악마의 성향을 지닌 사람들로 비쳐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이 이러한 블레셋 출신의 거인족들과의 싸움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고 말합니다. 먼저 이스라엘의 군사 십브개거인족의 자손인 십배를 죽입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블레셋의 침략을 받는데, 이번에는 야일의 아들 엘하난골리앗의 동생 라흐미를 물리칩니다. 그리고 이름은 등장하지 않지만, 비정상적인 생김새를 가진 거인 하나가 또 다시 나타나는데, 이 자는 다윗의 형인 시므아의 아들 요나단이 물리칩니다. 참고로 여기서 요나단은 사울의 아들 요나단같은 인물은 아닙니다. 다윗의 친구이자 사울의 아들이었던 요나단은 역대상, 역대하 어디에도 등장하진 않습니다. 

 

어쨌든 이스라엘은 거인들을 앞세운 계속된 블레셋의 침략을 받지만, 패하지 않고 매번 승리를 거둡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번영 다시 말해, 다윗의 위대함을 부각시키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대기 사가의 시선

 

오늘 본문은 사무엘하 12장사무엘하 21장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에도 생략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먼저 오늘 본문 1절을 보면, 요압이 주변국들을 칠 때, 다윗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별다른 언급 없이 다음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사실 다윗이 예루살렘에 머물던 당시에 했던 악한 행적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야, 밧세바와 관련된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다윗은 소유하지 말아야 할 것(밧세바)을 소유했고 또 그 욕심으로 한 인물(우리야)을 죽음으로 내 몰았습니다.

 

하지만 역대기에는 이러한 다윗의 행적이 언급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역대기 사가이 사건으로 인해 다윗의 명성이 손상 입게 될까 염려됐기 때문입니다. 계속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역대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 택함 받은 백성인 이스라엘의 위대함무흠함입니다. 그렇기에 이스라엘 역사에서 잘한 것더욱 부각시키고, 실수하거나 패배한 역사철저히 감추어져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3절과 4절 사이에는 압살롬과 세바의 반란 이야기가 등장해야 하는데, 그 부분 또한 생략됐습니다. 예상하기로는 다윗의 아들 압살롬아버지를 반역한 일다윗의 부하 세바다윗을 반역한 일은 다윗이 자기 가족이나 부하와 잘 지내지 못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그의 명성에 흠이 갈까하여) 해당부분을 생략한 것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좋은 것을 보려는 노력

 

역대기는 이처럼 의도가 분명하게 쓰여 진 책입니다. 그래서 부각시킬 것은 확실히 부각시키고, 감출 것은 확실히 감춥니다. 

 

오늘 본문을 묵상하다보니, 문득 역대기 저자의 마음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역대기 저자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두었고,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역대기를 기록했습니다. 창세기부터, 사무엘기, 열왕기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역대기 저자이스라엘이 저지른 실수와 아픔, 잘못들 또한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음에도 이러한 것들을 다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스라엘이 저지른 실수와 범죄를 언급하자면, 말하지 못할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대기 저자는 이 역대기라는 책에서만큼은 이스라엘의 어두운 면들을 감춰주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사람을 사귀다보면 그와 친숙해지고 점점 그를 알아가게 됩니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도 처음에는 모두 낯설고 몰랐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그를 점점 알아가다 보면, 그 사람의 좋은 면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부정적인 점, 그 사람이 나와 잘 맞지 않는 점 등을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그런 면에서 참 판단하기 좋아하는 동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차라리 거리를 두고 지냈으면 좋았을걸 혹은 차라리 모르고 지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사람도 있게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역대기 저자의 시선이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대기 저자도 왕들의 부족한 점과 부정적인 면모를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부분들을 부각시키지 않았습니다. 과감히 삭제했습니다. 물론 실수와 잘못은 바로 잡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판단과 정죄, 비난을 통해서는 결코 평화의 세상은 도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마음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의 넉넉함을 가슴에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경쟁하기를 좋아해서 누군가의 좋은 점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단점을 자꾸 파헤치는 습성이 있습니다. 바라기는 누군가를 알아가고 또 누군가와 가까워질수록 좋은 점을 보려고 애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상대를 위한 것이기 이전에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주님께서 역대기 저자에게 주신 그 시선으로 곁에 있는 이들을 바라보는 그런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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