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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에세이] 슬픔의 힘 간밤, 우연히 보보의 를 듣게 됐다. 아니, 본 게 맞는 것 같다. 뮤비에는 故 이은주 씨가 등장했고, 90년대 감수성답게 짧은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노래 가사와 그녀의 연기력에 잠시 감탄을 하다가 그녀의 이력이 궁금해 검색해보았다. 은주 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25살이었다.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던 그녀는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그 우울이라는 병이 자신을 죽음에까지 내몰 위험한 병인지 몰랐다고 그녀는 유서를 통해 말했다. 그 우울증이 언제, 어디서 온 건지 그녀의 몇 마디 말과 유서를 통해 추측할 뿐이지만 정확히 어떤 이유로 그 우울감이 시작됐는지 어느 누구도 알 길이 없다. 본인도 몰랐겠지. 그리고 결과는 .. 더보기
[에세이] Faith active in love 의 말씀과 이 서로 만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 사랑을 통하여 일하는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5장 6절) 스승께서 말씀하셨다. "사랑만이 우리에게 출구를 마련해준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사랑만이 속박을 자유로 변화시킨다. 네가 하는 일을 사랑할 수 없다면, 즉시 그만두는 것이 좋다." ​ (파울로 코엘료, , 자음과모음, 2016, p.127) Faith active in love. 사랑으로 활성화된 믿음이라고 해야 할까? 허울 좋은 믿음이 참 믿음이 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다. 참 사랑은 자연스레 역동적이 되는 법. 믿음도 사랑을 통해 완성되고, 우리 일상의 속박도 사랑을 통해 참 자유를 얻는다. 사랑을 노래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을까?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 더보기
[낭독] 사랑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하늘을 보게 될까 (1) 📚책 : 사랑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수도원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 📚저자 : 페터 제발트 이작가야 문학과 여행 그리고 사랑 💜 www.youtube.com JH(@ss_im_hoon)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189명, 팔로잉 168명, 게시물 428개 - JH(@ss_im_hoon)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기억의 저장소 : 네이버 블로그 개인적이지만 개인적이지 않은 공간 blog.naver.com 더보기
[에세이] 말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다 갑자기 전에 읽은 이승우 작가의 책 속 한 글귀가 생각났다. 에 나온 한 대목이었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은 그 말을 듣는 사람만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도 겨냥한다. 더욱 겨냥한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말을 듣기도 하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은 듣기만 하는 사람이지만 하는 사람은 하면서 듣기도 하는 사람이다. 듣는 사람은 잘못 들을 수도 있지만 하는 사람, 하면서 듣는 사람은 잘못 들을 수도 없는 사람이다. 이승우, , 위즈덤하우스, 2017, p.129 지난 시간을 돌아보다, 나는 누군가 건네는 말을 충분히 이해하며 살았나,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떼제에 계신 신수사님은 우리의 '들음'은 '선택적 들음'일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함께 떠올랐다. 우리는 종종 혹은 자주 듣고 싶.. 더보기
[편지] 사강이 사르트르에게 보낸 편지 당신은 판단하기를 윈치 않았기 때문에 정의를 큰 소리로 비난하지 않았고, 칭송받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영광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당신 자신이 관대함 그 자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관대함을 환기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끊임없이 일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주었어요. 당신은 검소하게, 금기 없이, 글쓰기의 파티 말고는 떠들썩한 파티 없이 살았어요. 사치 없이 살고, 사랑을 하고, 사랑을 주고, 매혹하고, 매혹을 받고, 모든 분야에서, 속도와 지성과 광휘와 당신의 친구들을 추월하고, 그러나 그들이 그것을 눈치채지 않도록 끊임없이 그들을 향해 돌아선 우리 시대의 유일하게 정의로운 사람, 유일하게 영예로운 사람, 유일하게 관대한 사람이었어요. 당신은 무관심해지는 것보다는 이용당하고 놀림당하는 것을 더 .. 더보기
[에세이] 시간의 회귀 찬바람이 분다. 아직까진 시원한 바람이다. 계절은 빈틈없이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왔다. 그래서일까. 시간의 회귀는 막을 수도, 잊을 수도 없는 것이리라. 그가 그녀에게 그들의 사랑에 대해 말하자, 그녀는 그에게 사랑의 짦음에 대해 말했었다.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베르나르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오직 그녀,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격렬한 본능에 떠밀려 시간의 지속성을, 고독의 완전한 중지를 믿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그 역시 그들과 같았다. 프랑수아즈 사강, , 소담출판사, p.136 시간이 내게로 왔다. 이제 시간을 맞이하러 가야 할 때이다. 이작가야의 BibleSalon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살롱에서 .. 더보기
[에세이] 외로움의 언어들 두 영화를 엮어본다. 내 아내의 모든 것. 이선균과 임수정은 처음부터 강하게 끌려 뜨겁게 사랑하다가 결혼까지 골인한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임수정은 매사가 신경질적이다. 이선균이 무슨 말만 해도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조제는 쯔네오와 함께 그의 부모님께 인사드릴 계획이었으나, 이 여정이 이별 여행이 될 것을 짐작하게 된다. 조제는 이 여행에서 쯔네오의 거의 모든 말에 어린아이처럼 반응한다. 지쳐가는 이선균. 지쳐가는 쯔네오. 그러나 두 영화 모두 말미로 갈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것이 있다. 이선균과 쯔네오가 지쳐가기 이전에 임수정과 조제가 먼저 외로워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굳이 에리히 프롬의 을 인용하면, 이선균과 쯔네오는 상대에게 보호, 책임, 존경, 지식 이 네 가.. 더보기
[에세이] 고독에서 솟아난 사랑 애가(哀歌) 설렘으로 시작해 걱정으로 변한 마음. 이번 휴가는 그랬다. 여전히 그 계획 위에 서 있지만, 아직도 염려가 앞선다. 태풍은 아직 진행 중이다. 만남을 기대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정한 패턴의 생활에서 벗어나 낯선 사람을 만나 보고 싶었다. 하지만 늘 기대에 벗어나는 게 삶인 것을. 바다에서 가까운 숙소. 어둔 밤, 창가에는 거친 파도 소리와 거센 바람 소리가 반복해 들려온다. 끊임없이. 내일이면 잠잠해지려나. 이젠 기대하지 않으련다. 정말 괜찮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혼자 지내는 생활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 을 보는 게 아니었다. 사실 뭐 이렇게 될 줄 알고 봤나. 후유증은 명확했다. 사랑의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 졌다. 이 몸을 태워 누군가를 밝혀주고 싶은 마음이 어.. 더보기
[에세이] 사랑했던 기억 사랑했던 기억은 불현듯 찾아온다. 그리고 그 기억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들어 놓는다. 지난 사랑에 관한 기억은 많이 잊혔지만,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그날의 기억들은 나를 두렵게 만든다. 영화 의 두 주인공은 서로 사랑했지만 헤어져야 했던 이별의 고통을 잊고자 사랑했던 기억을 지운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기억은 이미 지워졌어도 사랑했던 순간의 감각들로 인해 다시 만나게 된다. 몸에 새겨진 흔적들은 기억을 넘어 그들의 몸에 아로새겨져 있었다. 일본 문학가 엔도 슈사쿠도 이 같은 맥락에서 심리와 기억에 관해 설명했다. 인간은 심리만이 아닙니다. 심리의 깊숙한 곳이나 배후에 뒤엉키고 질척질척한 무의식이 있고, 거기에 다양한 심리나 기억이 경계도 없이 뒤얽혀 있습니다. 게다가 인간에게는 어쩌면 무의식 밑에.. 더보기
[에세이] 시월애(時越愛) 넷플릭스를 뒤적이다 2000년에 개봉한 영화 를 보게 됐다. 정확히 20년 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시대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는 80년대생을 00년 그날의 감성으로 손쉽게 데려갔다. 사실 이 영화는 전지현, 이정재라는 두 배우가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스토리는 그저 2000년대 감성이 나타낼 수 있는 낭만적 사랑의 모습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장르 분류에 SF도 들어가 있는 걸 보면, 분명 지나친 소재를 넣긴 넣은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대상이 그러하듯, 보아내고자 하면 보이는 것은 반드시 있는 법이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쨌든. 줄거리를 온전히 풀어낼 자신은 없고, 영화가 늘 그러하듯 가슴에 남은 대사 한 가지를 남겨볼까 한다. 물론 허세를 위해 가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