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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에세이] 그저 살아내는 것 두 개의 문장이 만났다. 하나는 의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남긴 글이고, 다른 하나는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에 등장한 글귀이다. '미덕을 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초연한 채', '그저 조용한 모범을 보이며 살아간다.' 커다란 호흡과도 같은 이 두 문장은 삶의 긴장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때때로 우리는 미덕을 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초연한 채 변함없는 아침 햇살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 속에서 옳고 그름이라는 딜레마에 빠질 필요 없이, 올바르게 살아가면서 주변 공기를 호흡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삶을 생명력 그 자체라는 말 말고 어떤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까. 침묵은 이에 관한 설교자이며, 언제까지나 그렇게 남아 있을 터다. 그런 삶을 아는 이는 설교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841. 8... 더보기
[에세이] 커피와 인생 프랑스 작가 볼테르(Voltaire)는 하루에 3-40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의사가 당신 이렇게 커피를 마시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그는 "차라리 커피를 마시다 죽겠다"고 답했다. 독일의 작가 괴테(Goethe) 또한 하루에 2-30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고뇌에 찬 지식인에게 커피는 뮤즈와의 교감 네트워크라고 했던가. 독일의 철학자 칸트(Kant) 또한 엄청난 커피 애호가였다. 그의 시종은 칸트가 호명하기 무섭게 커피를 대령해야 했다. 그 정도로 커피를 사랑했던 칸트. 그런데 그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커피 대신 와인을 찾았다. 와인으로 개종한 걸까. 그는 와인 한잔을 마신 뒤 "아, 좋다"라는 한마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일생을 각성된 상태로 살았던 한 인물. 인생의 잔을.. 더보기
[책] 단순한 행복 죽음을 맞는 순간 한숨을 지으며 이런 말을 한 위대한 정복자는 누구였던가. "나는 내 인생에서 자그마한 집 한 채와 아내와, 잎사귀가 쪼글쪼글한 박하나무 화분 하나, 이렇게 세 가지밖에 바라던 것이 없었지만 그 소망을 이루지 못했노라" 인생이란 너무도 이상해서,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더보기
[에세이] 살다 보면 날 것 그대로 표현해보자면, 살다 보면, 일을 저질러야 할 때가 있고, 일이 저질러지는 경우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문제를 일으켜야 할 때가 있고,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가끔, 모든 것이 선택-되어졌다고 생각되다가도, 다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또 어떤 날은, 모든 것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선택-되어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코헬렛(קהלת)의 이야기처럼 '모든 것이 제 때에 알맞게 일어나도록'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JH(@ss_im_hoon)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189명, 팔로잉 1.. 더보기
[에세이] 휴가는, 사람에게 휴가. 사람은 왜 1년에 한 번은 떠나야 하는가. 아님 긴 휴식에 들어가야 하는가. 일 년에 두 번 쉬는 건 무슨 문제가 있는 일인가. 학창 시절 우리는 여름과 겨울. 이렇게 두 번 쉬었다. 물론 요즘은 좀 달라지긴 했지만. 휴가 때, 제주를 걸으며 땀을 흠뻑 흘릴 생각을 하다가 심장이 뛰었고, 그 시간 또한 끝날 것을 생각하다 아쉬움이 몰려왔다. 휴가 또.. 더보기
[에세이] 버릴 경험은 없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초등학교 5학년. 지금처럼 약간의 열정과 약간의 비실거림으로 살던 그때. 축구를 좋아했고 운동 신경이 나쁘지 않았기에 동해시 시골 축구팀 중 한 곳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 연습 경기가 있던 날. 윙백인지 미들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포지션에 위치해 있었고, 나에게 온 볼을 크게 돌린다고 최종 수비수에게 패스를 했었다. 갑작스레 나타난 상대 공격수가 백패스를 가로챘고 쏜살같이 달리더니 우리 팀 골문의 그물을 흔들었다 불곰 같았던 코치님이 나를 부르더니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내 뺨을 후려쳤다. 갈겼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해 보인다. 순간 정신이 멍했고 아픔보다는 두려움과 창피함이 몰려왔다. 어떤 반항도 하지 못하고 다시 운동장에 투입되었는데, 바로 정신이 .. 더보기
[기도] 7월의 기도, 4 사랑의 하나님! 하나님께선 우리가 질문을 갖기도 전에, 이미 이 땅에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질문을 가득 품고, 그 질문에 답을 내리지 못한 채, 가볍고 무거운 발걸음을 번갈아 걷고 있습니다. 사랑의 주님!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꽃잎의 진동처럼, 쉼 없이 흔들리곤 합니다. 인생의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또 자유와 구속 사이에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또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열망과-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들 사이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줄타기하며 살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그리고 은총을 베풀어 주십시오. 그래서 우리가 삶의 집착에서 벗어나-참 자유를 맛보며, 이렇게 고백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삶의 모든 순간이 즐거웠다고, 그리고 삶의 매 순간이 헛되.. 더보기
[기도] 7월의 기도, 2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한 해의 절반을 지나온 이 시간, 우리의 지난 과거를 돌아봅니다. 우리가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적이 언제였던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떤 이는 삶을 일러, 놀이기구인 롤러코스터와 같다고 했습니다.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그 롤러코스터처럼, 원래 삶이란 격렬하고 정신없는 놀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삶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것, 위험을 감수하는 것, 그리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랑의 주님, 사실 우리는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삶을 사는 게 두렵습니다. 매 순간이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 롤러코스터와 같은 삶이,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적나라한 삶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 더보기
[쓰임 Note] 하늘에 닿은 사랑 20190120 쓰임교회 주일설교 하늘에 닿은 사랑 5. 주님,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은 하늘에 가득 차 있고, 주님의 미쁘심은 궁창에 사무쳐 있습니다. 6. 주님의 의로우심은 우람한 산줄기와 같고, 주님의 공평하심은 깊고 깊은 심연과도 같습니다. 주님, 주님은 사람과 짐승을 똑같이 돌보십니다. 7. 하나님,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이 어찌 그리 값집니까? 사람들이 주님의 날개 그늘 아래로 피하여 숨습니다. 8. 주님의 집에 있는 기름진 것으로 그들이 배불리 먹고, 주님이 그들에게 주님의 시내에서 단물을 마시게 합니다. 9. 생명의 샘이 주님께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빛을 받아 환히 열린 미래를 봅니다. 10.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주님께서 친히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십시오. 마음이 정직한 사람.. 더보기
[쓰임 Note] 물러서게 하시는 하나님 20180429 쓰임교회 주일설교 물러서게 하시는 하나님 14. 시드기야 왕은 사람을 보내어서, 예언자 예레미야를 주님의 성전 셋째 문어귀로 데려왔다. 그리고 왕은 예레미야에게 말하였다. "내가 그대에게 한 가지를 묻겠으니, 아무것도 나에게 숨기지 마시오." 15. 그러자 예레미야가 시드기야에게 대답하였다. "제가 만일 숨김없이 말씀드린다면, 임금님께서는 저를 죽이실 것입니다. 또 제가 임금님께 말씀을 드려도, 임금님께서는 저의 말을 들어주시지 않을 것입니다." 16. 시드기야 왕은 예레미야에게 이렇게 은밀히 맹세하였다. "우리에게 목숨을 주신 주님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오. 나는 그대를 죽이지도 않고, 그대의 목숨을 노리는 저 사람들의 손에 넘겨주지도 않겠소." 17. 그러자 예레미야가 시드기야에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