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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2025년 3월 14일 금요일 / 시야를 넓게 가진다는 것은 어렵다  "신석기 시대 이전에 인간은 공감하면서 우주와 함께 살았다. 언제부터인가 공감이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인간은 과학을 만들어냈고 과학으로 우주를 측정하기 시작하자 무의식도 나타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그러나 과학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인간에게 우주는 측정과 분류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여전히 공감과 참여의 공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김인환, , 난다, 2020, p.236)  흥미로운 접근이다. 태초에 인간에게 무의식은 없었(을지 모르)는데, 그 무의식은 인간이 과학을 만들어내고 그 과학으로 우주를 측정하면서부터 출현했다는 이야기이다. 프로이트, 융, 라캉 등의 업적으로 인간에게 무의식이 있다는 사실이 보편화되..

Salon 2025.03.14

욕망

2025년 3월 13일 목요일 / 미세먼지와 황사의 괴롭힘 "우리가 욕망하는 것은 타자에게 욕망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타자의 욕망에 대하여 그 원인이 되고 싶어 한다." (김인환, , 난다, 2020, p.225)  라캉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의 말은 난해하다. 알아듣기 힘들다. 그러나 그의 말에는 뭔가가 있고, 나는 그의 말이 몹시 궁금하다. 그의 말 안에서 내가 어느 정도 해체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군가의 무엇이 되고 싶어 한다. 그 무엇이 꼭 사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어떤 사상이나 정신 혹은 신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거창한 '무엇' 말고도 우리는 연인이나 부부, 직장 동료나 친구, 가족 등의 그 '무엇'이 되고 싶어 한다. 사랑에 빠지면 상대로부터 헤어 나올 수 없는 ..

Salon 2025.03.13

[청파 Note / 다니엘서 (2)] 하나님은 실패하지 않으신다

20250313 청파교회 새벽설교 하나님은 실패하지 않으신다    13. 내가 밤에 이러한 환상을 보고 있을 때에 인자 같은 이가 오는데,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계신 분에게로 나아가, 그 앞에 섰다. 14. 옛부터 계신 분이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셔서, 민족과 언어가 다른 뭇 백성이 그를 경배하게 하셨다. 그 권세는 영원한 권세여서, 옮겨 가지 않을 것이며, 그 나라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네 마리의 짐승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다니엘서 7장입니다. 다니엘서는 크게 1-6장, 7-12장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1-6장에는 다니엘과 세 명의 친구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바빌로니아로부터 시작하여 페르시아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포로 생활 중에서도 하나님을 얼마나 충성스럽게 따랐는지를 보여..

Note 2025.03.13

슬픔

"그 누구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까(그것도 대답을 얻으리라는 희망을 품으면서)?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그 사람 없이도 잘 살아간다면, 그건 우리가 그 사람을, 자기가 믿었던 것과는 달리,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까...?" (롤랑 바르트, , 김진영 옮김, 걷는나무, 2018, p.78)  슬픔은 참 지독하다. 그리고 끈질기다. 조용히 숨어 지내다가 갑자기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 하지만 시간은 힘이 있다. 시간 속에서 슬픔은 힘을 잃기 마련이고 그러다가 서서히 아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그 사람 없이도 잘 살아간다면 (...)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까...?' 어머니를 잃고 큰 슬픔에 빠진 롤랑 바..

Salon 2025.03.11

애도

2025년 3월 6일 목요일 / 갑작스러운 업무 토스로 살짝 멘붕 "사랑은 바르트에게 관계, 즉 '맺어져 있음'이다. 사랑의 상실은 그래서 이 맺어짐의 끊어짐이다. 맺어졌던 것이 끊어지고 나면 끊어진 자리가 남는다." (김진영)  (롤랑 바르트, , 김진영 옮김, 걷는나무, 2018, p.269)  웃긴다. 누군가의 장례를 정성스레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가족 장례의 참석자가 되어야 한다니. 인생 참 알 수 없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서울살이를 하며 10년 동안 함께 살던 할머니가 떠나가셨다.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하지 못했다. 산다는 게 다 서로를 속속들이 챙기지 못하며 산다는 건 줄 알면서도 후회가 남는다. 어른들은 후회 없는 인생을 살라고 말하지만 인생에는 어쩔 수 없이 후회할 일을 만..

Salon 2025.03.06

[청파 Note / 다니엘서 (1)] 다니엘이 들려주는 하나님 나라

20250306 청파교회 새벽설교 다니엘이 들려주는 하나님 나라   44. 이 왕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실 터인데, 그 나라는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백성에게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 나라가 도리어 다른 모든 나라를 쳐서 멸망시키고, 영원히 설 것입니다. 45. 아무도 돌을 떠내지 않았는데, 돌 하나가 난데없이 날아들어 와서 쇠와 놋쇠와 진흙과 은과 금을 으깨는 것을 임금님이 보신 것은, 위대하신 하나님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임금님께 알려 주신 것입니다. 이 꿈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고, 이 해몽도 틀림없습니다."  묵시문학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다니엘서 2장입니다. 1장을 다룰 때 이미 이야기 나눴겠습니다만, 다니엘서는 요한계시록과 함께 묵시문학에 속합니다. 묵시..

Note 2025.03.06

인간의 사랑

2025년 3월 2일 일요일 / 내가 누군가에게 어른의 형상을 보였다니  "지독한 악취에 기절하려고 하는 애인에게 시인은 종부성사를 끝내고 무성한 풀꽃들 아래 백골들 사이에 누우면 우아한 그대도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이쯤에서 그친다면 이 시는 시간이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너무도 흔한 개념을 전달하는 교훈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보들레르는 이 시의 가장 중요한 이미지를 마지막 연에 담아놓았다. 시인은 아름다운 애인에게 그대의 몸에 곰팡이가 슬고 구더기들이 키스를 퍼부을 때 그대의 품이 해체되더라도 그대를 사랑하는 나는 내 사랑의 형상과 거룩한 본질을 간직해두었노라고 그 구더기들에게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김인환, , 난다, 2020, p.183)  인간의 사랑은 불완전하다. 그래서..

Salon 2025.03.02

있지 않음의 기쁨

2025년 2월 28일 금요일 / 봄이 오는가  "황현산은 '있음과 있지 않음의 기쁨'을 '우리가 희망하는 대상은 언제까지나 거기에 확실히 존재하나 아직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 260쪽)이라고 해석한다. 시인은 하나의 욕망과 그것에 결부된 희망을 관념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감각으로 포착하여 이미지를 구성해야 한다." (김인환, , 난다, 2020, p.180)  소풍은 소풍을 가기 전이 가장 행복하다. 여행은 늘 여행을 가기 전에 가장 큰 설렘을 준다. 소풍 당일과 여행 가는 당일은 늘 기대에 못 미칠 때가 많다. 내가 기대했던 기대감의 끝을 보지 못한다. 사람의 욕망이 그런 식이다. 사람에게 가장 큰 기대와 설렘을 주는 것은 바로 이 '있지 않음'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것을 희망할 ..

Salon 2025.02.28

[청파 Note / 에스겔서 (9)] 평화의 세상을 여는 일

20250227 청파교회 새벽설교 평화의 세상을 여는 일    1. "너희가 제비를 뽑아 땅을 나누어 유산을 삼을 때에, 한 구역을 거룩한 땅으로 삼아 주께 예물로 바쳐야 한다. 그 땅의 길이는 이만 오천 자요, 너비는 이만 자가 되어야 한다. 이 구역 전체는 사방으로 어디나 거룩하다. 2. 그 한가운데 성소로 배정된 땅은, 길이가 오백 자요 너비도 오백 자로서, 사방으로 네모 반듯 하여야 하고, 그 둘레에는 사방으로 너비가 쉰 자인 빈 터를 두어야 한다. 3. 재어 놓은 전체 구역의 한가운데, 너희는 길이가 이만 오천 자요 너비가 만 자 되는 땅을 재어 놓고, 그 한가운데는 성소 곧 가장 거룩한 곳이 되게 하여라.   새롭게 세워질 이스라엘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에스겔서 45장입니다. 에스겔 45장..

Note 2025.02.27

2025년 2월 26일 수요일 / 어깨가 찌뿌둥한 날  "시의 유일한 목적은 새로운 이미지이다. 구원이나 해방이 시와 연관될 수도 있겠으나 그런 것들은 구태여 말하자면 목적 건너편의 목적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새로운 이미지가 아니라면 구원이나 해방은 시를 수사적인 장식으로 타락시키게 될 것이다. 시는 이미지들의 융해이지 개념의 교환이 아니다. 생각에 빠져드는 것은 시쓰기와 무관하다. 시쓰기는 감각 활동이지 사유 활동이 아니다." (김인환, , 난다, 2020, p.176)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부럽다. 그 어려운 것을 좋아하다니 말이다. 내 수준에 맞는 시집을 사서 기웃거려봤지만 아직 내 내공으로는 시라는 장르의 근처만 맴돌았을 뿐이다. 김인환 선생은 황현산 선생의 이야기를 인용하여 시의 유일한 목적..

Salon 202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