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야의 BibleSa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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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2024년 11월 7일 목요일 "이념에는 불가능이 없지만 복음에는 불가능이 있다." (본회퍼, ) 흔들리며 걷는 길. 세상에 그렇지 않은 길이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는 누구나 처음 이 세상에 왔고 누구도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모두 처음이고 지나간 것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삶이 그러할진대 세상은 어찌 확신과 이념으로 가득 차 있단 말인가. 확신과 이념은 힘이 있다. 그것에는 의심이 깃들 수 없다. 그리고 확신과 이념에 사로잡힌 자들 주위에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인간은 참 커다란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지만 참 어리석은 존재이기도 하다. 나는 많이 흔들리고 살았고 지금도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 나에게 할머니께서 핀잔을 주기도 하셨다.  확신을 갖고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에겐 ..

Salon 2024.11.07

[청파 Note / 예레미야서 (6)] 유혹은 늘 있을 것인데

202401107 청파교회 새벽설교 유혹은 늘 있을 것인데   13. "불의로 궁전을 짓고, 불법으로 누각을 쌓으며, 동족을 고용하고도, 품삯을 주지 않는 너에게 화가 미칠 것이다. 14. '내가 살 집을 넓게 지어야지. 누각도 크게 만들어야지' 하면서, 집에 창문을 만들어 달고, 백향목 판자로 그 집을 단장하고, 붉은 색을 칠한다. 15. 네가 남보다 백향목을 더 많이 써서, 집 짓기를 경쟁한다고 해서, 네가 더 좋은 왕이 될 수 있겠느냐? 네 아버지가 먹고 마시지 않았느냐? 법과 정의를 실천하지 않았느냐? 그 때에 그가 형통하였다. 16. 그는 가난한 사람과 억압받는 사람의 사정을 헤아려서 처리해 주면서, 잘 살지 않았느냐? 바로 이것이 나를 아는 것이 아니겠느냐? 나 주의 말이다.  유다 왕실을 향..

Note 2024.11.07

사실

2024년 11월 6일 수요일 "사람들은 사실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실을 말하면 죽는다.' 사실은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화나게 한다. 그래서 사실을 부정한다. 사실을 공격한다. 사실을 직시하면 자신들의 신념을 반성하고 교정하게 할 가능성이 높은데(왜냐하면 그들의 확신은 사실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확신에 따라 살아온 이제까지의 그들의 삶을 부정해야 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승우, ) 사람은 이성적이지 않다. 그럼 감정적인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사람들은 '사실'이나 '진실'보다는 '확신'이나 '신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사실이나 진실에 관해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누군가 나의 외모에 대해 지적했..

Salon 2024.11.06

경고

2024년 11월 5일 화요일 "독자가 이야기에서 기대하는 것은 비사실이지 사실이 아니다, 라고 포는 말하고 싶은 것일까. 사실을 말하면, 작가는 죽는다, 그것이 이야기하는 사람의 운명이다, 라고 경고하는 것일까. 이 경고가 왜 탄식처럼 들릴까." (이승우, ) 이 글은 이야기가 끝난 곳에서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던 한 작가에 대한 묘사이다. 애드거 앨런 포는 가 끝난 지점에서 자신이 새롭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주자가 바뀐 마라톤 방식의 글쓰기다. 그는 해피앤딩으로 끝난 이 의 이야기에 의구심을 품었고 그는 결국 해피앤딩이 아닌 새드앤딩으로 이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물론 그는 단순히 생각이 꼬여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는 다 끝난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서 새드앤딩으로 마무리한 의도는 스토리를 통해 드러난다...

Salon 2024.11.05

새것

2024년 11월 4일 월요일 "모든 새로운 이야기는 이미 있는 이야기에 대한 이의 제기이다. 이야기는 부모 없이 태어나지 않는다. 부모가 너무 많을지는 몰라도 아예 없지는 않다. 이미 있던 이야기의 속편이나 덧붙임, 혹은 변주 아닌 이야기가 없다. (...) 그렇지만 부모에게서 나온 자식이 고유한 것처럼, 앞 이야기에서 나온 뒤 이야기 또한 고유하다. 고유한 자기 삶을 산다. '해 아래 새것이 없'고, 새것 아닌 것이 없다." (이승우, ) 모든 이야기에는 부모가 있다는 말이 흥미롭다. 요즘 '해 아래 새것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실감한다. 어떤 말을 하고 어떤 글을 쓰더라도 이미 있던 것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겸손하게 된다. 고귀한 인생 지혜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Salon 2024.11.05

이야기

2024년 11월 3일 일요일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완전무결한 신이 아니고 고립되어 있지 않으며 감정의 진공 상태에 있지도 않다. 개인의 욕망이 투사되거나 시대의 공기가 스며드는 걸 피할 수 없다. 실은 사람과 시대의 욕망이 가장 잘 반영되어 있는 것이 이야기이다." (이승우, ) 사실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 대해서 말할 때, 피할 수 없는 것은 '내가 누구냐'이다. 그는 타인에 대해서 말하지만 결국 내가 누구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말에는 '나'와 '너'가 동시에 담겨 있다. 이야기는 말할 것도 없다. 책에는 분명한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다. 아무리 뛰어난 작가도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데 그는 감정, 욕망, 시대 등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이승우 작가는 '사람과 시대의 욕망이 가..

Salon 2024.11.05

보이지 않는 것

2024년 11월 2일 토요일 "우리가 이렇게 비참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만 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어 보기 때문이다. '보여줄 것'을 그리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익숙한 땅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우, ) 그의 말은 이상하다. 어떻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단 말인가. 하지만 그의 말은 매우 일리가 있다. 이 세상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 공기와 바람, 시간 그리고 사람의 마음과 정신 같은 것 말이다. 신도 그러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 때 손실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은 인간의 손안에 들어올 수 없을뿐더러 인간의 인식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만 보아서는 안 된다. 답답할 순 있..

Salon 2024.11.02

함께

2024년 11월 1일 금요일 "카페에 마주 앉아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손가락을 움직이는 연인을 본다. 간혹 얼굴에 엷은 웃음이 번지지만 그 웃음은 마주 앉은 사람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을 향하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은 물리적으로 같은 장소에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곳에 접속해 있다. (...) 신체적으로 옆에 있는 연인의 마음이 실제로 어디에, 혹은 누구 옆에 가 있는지 말할 수 없다. 물리적 접촉이 만남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 물리적 공간의 점유가 친밀의 척도가 되지 못한다. 같은 공간에 있는 이 두 사람이 함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승우, ) 함께 있지만 함께 있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있지는 않지만 함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는 몸은 함께이나 마음은 따로인 연인을 말..

Salon 2024.11.01

불확실함

2024년 10월 31일 목요일 "그러니까 아브라함은 고정된 확실성의 세계로부터 그렇지 않은, 비장소이고 불확실한 세계로 떠날 것을 지시받고 있다. 여기에 초대자인 여호와의 뜻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아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초대는 확실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 거슬린다. 신의 초대에 응한다는 것은 본성을 거스르는 움직임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나는 평소 사람들에게 모험과 도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안에 뭔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사람은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험과 도전은 불안의 세계이자 불확실성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안정적이고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사람의 본성은 그렇게 진화됐기 때문이다. 성서의 신이나 신화에 등장하는 신은 인간에게 떠나라고 명한다. 떠남 속에..

Salon 2024.10.31

[청파 Note / 예레미야서 (5)] 우리의 몸과 마음은 어디를 향하는가

202401031 청파교회 새벽설교 우리의 몸과 마음은 어디를 향하는가   9. "만물보다 더 거짓되고 아주 썩은 것은 사람의 마음이니, 누가 그 속을 알 수 있습니까?" 10. "각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심장을 감찰하며, 각 사람의 행실과 행동에 따라 보상하는 이는 바로 나 주다."  유다 백성이 지은 죄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예레미야 17장입니다. 오늘 말씀에도 유다 백성이 지은 죄가 등장합니다. 먼저 1-4절을 살펴보면, 주님께서는 유다 백성이 지은 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받을 벌은 또 무엇인지를 말씀해 주십니다. 그들이 지은 대표적인 죄는 우상 숭배입니다. 유다 민족은 하나님 아닌 것들을 의지하고 그것들을 경배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흥미로운 표현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이러한 유..

Note 2024.10.30